동포의 삶을 영화로…스위스 한인 2세 신해섭 감독

동포의 삶을 영화로…스위스 한인 2세 신해섭 감독

2019.04.08. 오후 4:1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인터뷰: 신 해 섭 / 스위스 한인 영화감독]
"타지에 계신 한국 동포분들이나 외국인분들이 느끼시는 설움 같은 것, 그런 걸 약간 웃어넘기시면서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신해섭 감독
- 1991년생 스위스 출생
- 취리히 예술대학교 재학
- 영화 <요리>로 스위스 졸로투른 영화제 초청

<1> 스위스 동포 삶 담은 영화, 현지의 공감을 사다

[인터뷰: 신 해 섭 / 스위스 한인 영화감독]
"요리라는 단편 영화는 어떤 스위스 한식당의 주방장이 독일어를 못하셔서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데 의사소통이 안 되고 그걸로 인해 오해들이 생겨서 재밌는 일들이 벌어지는 코미디 영화예요. 스위스 관객이든 한인 동포들이든 이 영화를 봤을 때 평소에 겪었던 에피소드들이 떠올라서 약간 공감하고 또 타지에 계신 한인 동포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면, 분명히 비슷한 경험들을 하셨을 것 같은데. 조금 위로도 얻으시고 동시에 생각도 하시게 되는 그런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졸로투른 영화제가 워낙 명성도 굉장히 있고 역사적으로도 봤을 때 굉장히 큰 이름 있는 영화제기 때문에 일단 초청된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영광스럽고요. 금방 제 영화가 상영했는데, 관객들이 크게 웃어주시고 공감을 해주신 것 같아서, 처음엔 굉장히 떨렸는데, 끝나고 나서 보니까 되게 뿌듯하고 영광스러운 것 같아요."

[인터뷰: 하이디 할트마이어 / 영화 <요리> 관객]
"영화는 너무 훌륭했습니다. 정말 웃기고 재미있었어요. 다양한 언어가 있으니 의사소통은 당연히 큰 문제인데, 감독이 그것에 대해 잘 표현했어요."

[인터뷰: 세라이나 로러 / 졸로투른 영화제 집행위원장]
"이 영화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뭔가 거창한 게 필요하진 않다는 걸 아주 잘 보여줍니다. 좋은 인물과 정곡을 찌르는 핵심이 필요한데, 이 영화는 그 모든 걸 담고 있고, 신 감독은 그런 가벼운 이야기를 다루는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2> 영화감독으로서 오히려 강점 된 동포로서 느낀 정체성 혼란

[인터뷰: 신 해 섭 / 스위스 한인 영화감독]
"저는 스위스에서 태어났고 자란 한국 동포 2세고요. 중고등학교를 다 취리히 쪽에서 나왔고, 잠깐 법대를 다니다가 현재 취리히 예술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물론 학교에서 놀림도 조금 받고 했지만 그런 건 큰 영향을 주진 않았고, 그냥 제가 커가면서 내가 어디서 왔지. 저에게 한국 사람인가 스위스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은 사실 평생 저를 따라다니는 질문이기도 하고요. 그것에 대한 답을 찾았다고 할 순 없는 것 같고 앞으로도 계속 저를 성장시키는 그런 질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영화를 하면서 최근에는 그냥 제 장점으로 만들 수 있는 그런 부분인 것 같아서 요즘에는 아직까지도 당연히 고민은 하지만, 조금 더 자신감을 찾은 것 같아요. 제가 영화과를 다니면서 슬럼프를 겪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무슨 영화를 해야 될까? 그런 고민이 있었어요. 그때 제게 큰 도움이 됐던 게 그래도 저에게 큰 장점이 한국 뿌리를 가지고 있단 장점이 있고 그걸 영화로 풀면 조금 더 색다른 그런 영화를 만들 수 있겠구나, 제게 용기를 줘서 그래서 정체성 고민이 영화랑은 큰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3> 5개국어 가능해도 여전한 소통에 대한 고민

[인터뷰: 신 해 섭 / 스위스 한인 영화감독]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고전 라틴어도 배웠고, 제가 전공이 언어 쪽이었기 때문에 언어가 제 장점이었던 것 같아요. 저한테 한국어는 어렸을 때부터 원래 굉장히 친숙한 언어였지만, 이렇게 조금 더 잘하게 된 계기는 제가 한국어가 제 장점, 어떻게 보면 무기가 될 수 있구나, 그걸 깨달았을 때 조금 더 열심히 배웠던 것 같고. 아직까지도 꾸준히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독학으로. (그런데도) 제가 제 영화에 한국 소재를 많이 다루다 보니까, 이런 저런 고민들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대사라든지, 한국어 대사를 제가 과연 정말 자연스럽게 쓸 수 있나, 그리고 또 촬영하면서 한국 배우들이랑 스위스 스태프들이랑 소통이 잘 될까. 아니면 제가 더 신경 써야 하나, 그런 고민들."

<4> "또 다른 한국 이야기로 고국의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요"

[인터뷰: 신 해 섭 / 스위스 한인 영화감독]
"제 다음 작품은 취리히 예술대학교 졸업 작품인데요. 소재는 남북한 관계를 다룬 이야기인데, 어떤 혼혈 한국인 아이가 한국에서 북한 사람으로 놀림을 받고, 북한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지는 과정에 판타지적으로 북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람이랑 친해지는 그런 과정을 다룬 영화예요. 그 영화 안에 제가 담고 싶었던 메시지는 요즘에 평화가 아무래도 큰 화제이기 때문에 여기 외국인들도 이 영화를 보면서 조금 남북한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또 북한에 대한 선입견을 조금 없애주는,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제 영화가.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다음 졸업 작품이 한국영화제에 초청이 돼서 거기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들을 찾아뵙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