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 행정부 2기, 이란의 앞날은?

로하니 행정부 2기, 이란의 앞날은?

2017.08.29. 오후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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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이란 테헤란 무역관 과장 김욱진입니다.

제12대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인 하산 로하니 후보가 5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보수 후보 에브라힘 라이시를 여유 있게 따돌렸습니다.

중도·온건 성향의 로하니 대통령은 실용주의에 기반한 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경제제재 해제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 극대화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외국인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정부 재정을 메우기 위해서 해외 기업의 이란 진출이 필수라고 판단하고, 주요국에 핵 협상 합의문을 충실히 따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금만 들고 오면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이란 정부의 약속이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국제 사회에서 이란은 아직도 리스크가 큰 나라기 때문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외부의 봉쇄가 있더라도 자립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드는 게 이란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개혁·개방과 저항경제 사이에서 로하니가 어떤 묘수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이란에서 한국산 제품은 인지도가 대단히 높고, 유럽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란인들 대부분 ‘코리아’ 브랜드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거리에서는 한국산 자동차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는 국민차 반열에 올랐습니다. 기아차가 이란 사이파와 합작해 프라이드를 현지에서 생산·판매한 뒤, 국내에서 단종되자 조립 라인을 이란에 넘겼기 때문입니다.

또 KT&G는 이란 현지에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담배 제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에쎄’는 시장 점유율이 약 30%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은 텔레비전, 디스플레이 등 가전제품과 합성수지, 자동차부품 등이었습니다.

인프라·플랜트 건설 수주 분야에서 한국은 2000년대 중반까지 5위권을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제재가 심해지면서 중국, 인도보다 부진했습니다.

앞으로 이란 정부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이뤄지면 한국 기업의 본격적인 수주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대표적인 오해 한 가지를 말씀드리면, 이란은 아랍 국가가 아닙니다. 아랍어를 쓰지 않고 자국 말인 페르시아어를 사용합니다.

지리적으로 중동에 속하고 종교적으로 시아파 이슬람 국가긴 하지만 민족적·문화적·언어적으로 아랍이 아닙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중동 국가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이란 사람들은 자신을 아랍인으로 오해하면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입니다.

국가적 정체성이 강하고 페르시아 문화에 대한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할 때도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란의 현재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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