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미혼모에게 희망을 선물한 부부

케냐 미혼모에게 희망을 선물한 부부

2019.12.28. 오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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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 10명 중 6명이 미혼모로 추정될 만큼 케냐의 미혼모 문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집에서 쫓겨나 거리를 헤매는 10대 미혼모를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아준 부부가 있습니다. 함께 만나보시죠.

[기자]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4시간을 더 가면 나쿠루 마을이 있습니다.

가난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가장 마지막으로 머무는 곳, 케냐의 일명 '쓰레기 마을'로 불리는 곳이죠.

많은 10대 미혼모들은 임신했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버려진 뒤 이곳에 몸을 피해 지내고 있는데요.

이처럼 갈 곳 없는 미혼모들에게 따뜻한 안식처가 돼 주는 곳이 있습니다.

미혼모 보호시설 '윙스 홈'.

캉가데 부부가 지난 2011년 설립한 뒤 9년째 운영 중입니다.

[댄셔 캉가데 / '윙스 홈' 공동 대표 : 특별한 기억이 있어요. '가오'라는 아이예요. 우리가 구조했어요.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갔고 2년 뒤에 졸업을 했죠. 1파머스 초이스라는 가공육 회사에 들어갔는데 지난달 조그마한 땅을 사서 그곳에 집을 지었어요. 아들 마그렛하고 잘 살고 있죠.]

열여섯 살이 안 된 미혼모들은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데요.

성폭행과 원치 않은 임신 등으로 상처 입은 소녀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의식주와 의료 지원은 기본, 지속적인 심리 상담으로 점차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중이죠.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이들이 다시 꿈을 꿀 수 있다는 것.

[로린 어쳉 / '윙스 홈' 미혼모 : 여기 왔을 때 임신 6개월이었어요. 저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없었고 매번 굶고 살았는데 여기 오게 돼서 너무 행복해졌습니다. 학교를 다시 다니지 못할 거로 생각했어요. 저는 초등학교 마치고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공부해서 변호사 되고 싶어요. 그래서 길거리에 있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나이투아 루스 / '윙스 홈' 미혼모 : 서비스 업종에 일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과 경험하고 싶고요. 또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특히 요리하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서비스업에서 일을 하면 제 꿈과 바람이 이뤄질 것 같아요.]

현재 윙스홈에는 스무 명의 10대 미혼모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부부는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만 공간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고 아쉬워하는데요.

케냐 정부의 지원은 전혀 없이, 한국의 한 비영리 단체의 도움으로만 운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최수연 / 한국 NGO 관계자 : 특별히 운영을 위한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고 그 외에도 아이들과 미혼모가 필요한 물품과 시설 개보수를 통해서 미혼모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가족을 떠나 절망에 빠졌던 미혼모들.

따뜻한 시선과 도움이 모여 이들은 희망을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미혼모들은 배움을 놓지 않고 저마다 육아와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데요.

윙스홈을 마련한 부부의 유일한 바람 역시, 지금보다 더 많은 소녀들이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어가는 겁니다.

[돌카스 캉가데 / '윙스 홈' 공동 대표 : 우리의 목표는 우리만의 공간을 갖는 겁니다. 여긴 빌린 거예요. 좁지요. 20명이 이곳에 있습니다. 근처에 우범 지역이 있는데 우리는 그곳에 있는 미혼모들도 돕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곳에 우리의 땅을 갖고 건물을 짓게 되면 적어도 100명의 미혼모들을 더 도와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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