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의 자부심 '메시지 뮤지컬'

한인사회의 자부심 '메시지 뮤지컬'

2018.11.03. 오후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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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민사회는 세대를 지나면서 현지 언어가 완벽하지 않은 1세와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2세간 언어장벽이 생기곤 합니다.

호주 동포들은 세대 간 벽을 허물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노래와 연극으로 서로 소통하기로 한 겁니다.

윤영철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 '그리스'가 시드니를 찾았습니다.

원피스 차림의 소녀와 가죽 재킷을 입은 소년이 흥겨운 노래에 맞춰 사랑을 노래하는데요.

자세히 들어보니 한국어로 공연을 하는군요.

"아쉽게도 그 해는 가고, 지금도 날 기억할까."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사람들은 한인극단 '메시지 뮤지컬'.

한인 사회 후원과 자원봉사자로 운영되는 극단입니다.

[이권철 / 관객 : 아무래도 호주에서 한국어로 된 문화생활을 즐기기가 쉽지 않은데, 이 극단의 매력은 아무래도 한국말로 쉽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고,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이현경 / 관객 : 전 너무 감사하죠. 저희가 공연을 워낙 좋아해서 현지 뮤지컬도 애들이랑 보는데. 친구들이 (하는 말도) 그렇고 애들 반응이 다르대요. 한국어로 하면 애들이 자긍심도 있고 너무 재미있어해요.]

메시지 뮤지컬은 4년 전 공연계에서 일하던 한인과 무대를 꿈꿔온 동포들이 모여 만든 극단입니다.

외롭고 쓸쓸한 이민 생활, 한국어 공연을 통해 호주에 사는 한인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었습니다.

한인사회의 후원과 공연 수익금, 그리고 단원들의 봉사와 회비로 작품을 무대에 올린 것이 어느덧 여덟 번째입니다.

바쁜 일상을 쪼개 밤늦게까지 연습해야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 순간은 늘 설레고 벅찹니다.

[유은서 / '마티'역 : 저는 제 본업은 교사고요. 일 끝나고 와서 뮤지컬 병행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연습 있는 날에는 오전 6~7시에 나와서 밤 10시에 들어가기도 하고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사람을 꿈꾸며 갈망했는데 메시지 극단을 만나면서 그 꿈을 이뤄가는 것 같아요.]

[임하늘 / '두디' 역 : (연습으로) 꽉 찬 하루로 굉장히 피곤하고 힘들지만, 미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면서 열심히 경험 쌓는다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공연 한 편을 위해 무대 뒤에서 땀 흘리는 단원은 모두 50여 명.

세대를 넘어 한인 사회를 하나로 모은다는 사명감이 '메시지 뮤지컬'을 움직이는 힘입니다.

[임기호 / '메시지 뮤지컬' 극단 대표 : 한국어로 된 공연을 부모와 자녀가 같이 보면서 좋은 문화 소스를 통해서 하나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사실 가족 간에 대화를 많이 못 하고, 갈등이 있는 게 사실인데 공연문화를 통해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게 저희 도전의 기회가 됐던 것 같습니다.]

성황리에 막을 내린 뮤지컬 '그리스'.

호주 한인사회의 자부심인 '메시지 뮤지컬'은 다음 공연을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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