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마드 - 온라인과 오프라인 오가며 사는 세렌 티아 씨

디지털노마드 - 온라인과 오프라인 오가며 사는 세렌 티아 씨

2020.09.20. 오전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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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버른 시내에 있는 깔끔한 카페.

세렌 티아 씨가 오후 동안 업무를 볼 곳입니다.

커피를 주문하고 인터넷에 접속하면 업무 준비는 끝.

이제 일에 집중하면 됩니다.

세렌 티아 씨는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로 온 일명 '워홀러'들의 언어 교환 행사를 기획하는 비영리단체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행사를 기획하고, 외국인들에게 홍보하는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의는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행사 홍보도 주로 SNS로 하다 보니, 고정된 사무실도 근무시간도 없습니다.

[세렌 티아 / 디지털 마케터 : 오늘날 마케팅이란 소셜 미디어로 이루어지잖아요. 대부분 컴퓨터나 전화기로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것만 있으면 돼요.]

싱가포르에서 살다가 7년 전 호주로 이주한 세렌 티아 씨는 부동산 회사에서 마케팅 관련 일을 했습니다.

주말에도 출근해 일하다 보니, 과로로 피로가 누적됐고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4년 전 '디지털 노마드'가 됐습니다.

[세렌 티아 / 디지털 마케터 : 사무실에서의 일도 진지하게 했고, 즐거웠어요. 하지만 그건 제가 원했던 삶이 아니었어요. 저는 더 자유로워지고 싶었어요. 저는 제 시간을, 개인 생활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제 의지로 조절해 보내고 싶었어요. (다만) 바로 '디지털노마드'가 되기란 쉽지 않아요. 어떤 기술을 더 잘하고 싶은지, 어떤 것에 재능이 있는지 생각해야 하고요. 자신이 하는 일을 잘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세렌 티아 씨는 스스로 '디지털노마드'라 부르지만, 온라인을 통해서만 일하는 건 아닙니다.

유학생이 있는 곳을 찾아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마케팅도 병행하는데요.

시내 어학원에 찾아가 자신이 기획한 행사를 홍보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입니다.

[세렌 티아 / 디지털 마케터 : 멜버른에서 일주일에 우리가 하는 일들이 여기에 적혀 있고요. 저희는 화요일과 수요일, 토요일에 행사를 열고 있는데요. 혹시 가르치는 반에 우리 행사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있다면 이 행사를 소개해주시고….]

외국인 학생들에게 꼭 소개해 달라고 당부한 것은 유학생과 워홀러들의 교류와 정착을 돕기 위한 언어 교환 행사입니다.

이 행사의 참가자들은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국기가 그려진 스티커를 옷에 붙이고,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기는데요.

낯선 땅에서 외로움과 싸우며 적응하느라 애쓰는 유학생과 워홀러만큼이나, 고정된 사무실도, 매일 만나는 동료도 없는 세렌 티아 씨에게도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이런 시간이 무척 즐겁고 소중합니다.

[세렌 티아 / 디지털 마케터 : '디지털노마드'라고 해도 혼자 일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혼자 일을 수행하게 되죠. 동료와는 온라인으로 이야기하고요. 그래서 제가 일주일에 세 번씩 하는 이 행사에 안 가면, 사람들과 전혀 말을 안 한 채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지금, 세렌 티아 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6개월 만에 그녀와 화상통화를 했습니다.

언어 교환 행사는 온라인으로 지속하고 있다는데요.

[세렌 티아 / 디지털 마케터 :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시키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는 건) 긍정적인 일이라 생각해요. 저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생활 방식이 주는 좋은 면을 알고 있기에, 그런 삶을 강하게 지지합니다. 온라인으로 일하는 게 사람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거든요. 사람들과 회의하기 위해 사무실에 모일 필요도 없고 오피스를 쓸 필요도 없어서 경비도 절약할 수 있고요. 그래서 저는 이 '디지털노마드'로서의 방식이 앞으로의 직장 문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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