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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한달살기…그냥 평생살기로
Posted : 2020-02-23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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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한 주택가.

아버지와 아들이 마당에서 고기를 굽고 있다.

주말이면 이렇게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연다.

[신용일 / 아버지 : 아르헨티나산 꽃등심이죠. 아주 맛있어서 꽃등심을 많이 구워 먹고 있습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삶은 상상할 수 없었다.

매일 야근인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사랑이 고팠던 아들.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한국이 아닌 곳에서 딱 한 달만 살아보자…

독일에서 '한 달 살기'를 결심하고, 조금 긴 여행, 살아보는 여행을 떠났다.

[신용일 / 아버지 : 한국에서는 가장의 역할 때문에 굉장히 많이 바빠서 아침에 나가서 거의 오후 11시 정도에 들어왔는데 독일에서 1년~1년 반 정도는 가족과 15년 동안의 (시간보다) 맞바꿀 수 없는 귀한 삶을 살았습니다.]

[신예훈 / 아들 : 한국에서는 아빠가 많이 바쁘셔서 자주 같이 밥도 먹지 못하고 그랬는데….]

[윤신정 / 어머니 : 이 땅에 살면서 우리 아이도, 저희도 각자에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을 꿈꿔보면 좋을 것 같아서….]

독일에서 한 달 살기는 1년 살기로, 1년 살기는 다시 '평생 살기'가 됐다.

가족과 함께 하는 일상, 조금은 느려진 이 삶이 아직까진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윤신정 / 어머니 : 셋 중에 한 명이라도 이 나라가 너무 힘들고, 마음이 너무 힘들다 그러면 굳이 여기서 있을 필요가 없다 늘 얘기를 했거든요. 그렇게 마음을 다독여왔거든요. 현재는 그 시간을 지나서 같이 만들어가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앞으로는 주어진 것들을 향해 전진해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꽤 잘나가는 안경사였던 신용일 씨.

독일에서 '평생 살기'로 마음을 바꾼 뒤부터 안경 박람회를 찾아다니며 자신의 전문성은 물론 수많은 수상 경력을 알렸다.

물론 독일어라곤 학창시절 배운 게 전부.

독학으로 매일 밤낮 독일어 공부를 해 지난달, 독일 유명 안경 브랜드 대리점까지 열었다.

이 모든 게 독일에 건너와 2년도 채 안 돼 이뤄진 일이다.

[신용일 / 안경사 : 물론 광학 기술이 독일에서 시작했고 그 밑으로 많이 흘렀기 때문에 아직은 독일과 비교해서는 조금 제 생각에는 약간은 조금 모자란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다양한 렌즈와 다양한 상품, 고 퀄리티의 저렴한 상품들이 인프라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 분야에 있어서는 독일보다 월등히 더 빨리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한국 제품과 한국 렌즈를 가져와서 독일 사람과 유럽 사람들에게 한국의 제품을 그대로 안경원을 열어서 한국 제품만 팔아보는 사업을 해보는 게 제 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는, 얻은 게 있으면 또 내려놔야 할 것들도 많다.

[신예훈 / 아들 : 처음에는 외로웠죠. 많이. 내가 오고 싶어서 오긴 한 건데 막상 사실상 와보니 친구 사귀는 것도 힘들고 아시아 사람으로서 처음에 받았던 시선들이 스트레스이기도 했고 학교에서는 언어적인 장벽으로 인해서 친구 사귀는 게 처음에 되게 어려웠죠.]

[윤신정 / 어머니 : 온전히 소통할 수 있는 것은 독일어 하나인데 이곳에 와서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저희 아이 말의 표현에 의하면 태어나서 1년이 되면 할 수 있는 말이 '엄마', '아빠', '맘마' 정도를 하는데 우리는 1년이 됐는데 그 이상을 하니까 성공한 것 같아 그런 얘기를 하거든요.]

분명 느릿느릿, 여유롭게 살아보겠다고 마음먹었건만 그 또한 쉽지 않다.

[신용일 / 아버지 : 독일 생활에서는 참을 인(忍)을 세 번 가슴에 써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저희는 뭔가 빨리 해야 되고, 급하게 해야 되고 그런데 제가 병원이나 관공서를 갔을 때도 예약을 하고 가지 않으면 일 처리를 할 수 없는 게 조금 답답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야 가족을 바라본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행복하게 보내는 법을 조금씩 터득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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