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도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선생님, 김광일

꼴찌도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선생님, 김광일

2019.07.07. 오전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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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활기찬 하루가 시작됐다.

매일 아침, 전교생이 모이는 조회 시간.

불교식 기도를 올리며 하루의 안녕을 기원한다.

학생 곁을 맴돌며 흐뭇하게 바라보는 한국인은 누굴까?

바로 이 학교 교감, 김광일 선생님이다.

[김광일 / 태국 뎃아누손 학교 교감 : 안녕하세요? 태국에서 19년째 학교를 운영 중인 김광일입니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500여 명이 다니는 자그마한 태국의 사립학교.

지역에서 학력 평가 1~2위를 다투는 명문 중의 명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란다.

[김광일 / 태국 뎃아누손 학교 교감 : 처음 제가 왔을 때는 조금 폐쇄적인 느낌의 학교였습니다. 학생들의 교외 활동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운영을 시작한 이후 지금은 각종 경시대회, 태권도, 수영 등 각종 운동 시합도 참가하게 됐습니다.]

스무 해 전, 호주 유학 시절 만난 태국인 아내와 태국에서 신혼살림을 차린 김광일 씨.

장인이 운영하던 학교를 물려받아 미래의 꿈나무를 키우고 있다.

부부의 교육 철학은 처음부터 남달랐다.

[보라바디 탄파이불 / 아내 : 학교를 집처럼 편안한 곳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왔을 때 학교를 사랑하고, 매일 학교에 오고 싶게 만들자!]

교실보다는 교실 밖에서의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부보다 중요한 건, 인성이라 믿는다.

남들과 경쟁하는 법 대신 함께하는 법을, 성공한 사람보다는 행복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김광일 / 태국 뎃아누손 학교 교감 : 학생 중심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재미있게 수업을 받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예의범절에도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태권도를 정규 과목에 넣은 것도 학생들에게 건강한 마음을 키워주기 위해서란다.

신체 단련뿐 아니라 엄격한 규율과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태권도는, 특히 학부모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이사라파 콩파짝 / 학부모 : 제 아들을 이 학교에 보내는 이유는 제가 학교의 졸업생이기도 하고, 학교 분위기는 물론 교육적인 부분 이외에도 학생들을 진심으로, 사랑으로 돌본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바로 한국어 수업!

5년 전,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해 우리 말을 가르치고 있다.

바람직한 교육은 무엇일까?

꼭 1등을 하라고, 치열한 경쟁에 내모는 것만이 정답일까.

성적보다는 학생 저마다의 개성과 흥미를 존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한국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문제도, 이곳에서는 불거지지 않고 있다.

[수파폰 페파판쿤 / 교사 : 아이 한 명이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환경이 중요합니다. 그런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김광일 선생님 부부는 오늘도 남들과 경쟁하지 않고도 이기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무럭무럭 바르게 커가는 아이들과 함께 그들 역시 '진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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