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생들이 영국에 선물한 '맑은 소리'

장애 학생들이 영국에 선물한 '맑은 소리'

2019.01.20. 오전 03:3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하모니카 대회에서 한국 학생들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지만 뛰어난 연주실력을 보여줬는데요.

그 화제의 하모니카 연주단이 영국 무대에 섰습니다.

김수정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600번도 넘게 한 공연이지만, 최고의 무대를 위해 한 음 한 음 최선을 다해 연주합니다.

연주자들은 마음의 소리로 서로를 응원하며 화음을 맞춰나갑니다.

국내 장애인 학생들로 이뤄진 하모니카앙상블 '맑은소리'가 영국 무대에 데뷔했습니다.

주영 한국문화원이 한국과 영국의 문화 교류를 위해 마련한 자리였는데요.

[폴 야넬 / 관객 : 연주자들은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장애를 극복하려고 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마음껏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재능을 관객들과 나누었죠. 이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건 아주 멋진 일이었어요.]

이날 연주단은 한국의 정서를 담은 아리랑부터 영국의 민요와 가요까지 연주해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경쾌한 하모니카 선율에 관객들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고,

능수능란한 무대 매너는 관객들을 사로잡습니다.

[표현민 / 맑은소리하모니카앙상블 단원 대표 : 저희도 진심으로, 진실한 마음으로 연주를 들려드리고 그분들도 저희의 음악의 메시지를 받고 큰 힘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맑은소리하모니카앙상블'은 장애인특수학교인 대구성보학교에서 학생들의 폐활량을 키우기 위해 만든 동아리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10여 년 동안 단원들의 열정과 지도 선생님들의 의욕이 겹쳐져 오늘날의 전문 하모니카연주단이 된 건데요.

그동안 국내 학교, 병원, 양로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 아름다운 연주를 선물해왔습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공연 경험도 40여 회에 이릅니다.

[엄명식 / 대구성보학교 교사 : 저 친구들이 직업의 개념으로 지금 하모니카 연주자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지금까지 장애인들의 문화 예술 활동의 능동적인 참여는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었고요. 여러 장애인이 이런 모습을 보고 '나도 문화 예술 활동할 수 있겠다, 무대에 설 수 있다.' 이런 희망을 품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도구가 필요한 존재입니다.

어떤 도구를 쓸지는 저마다 다를 텐데요.

목걸이로 된 하모니카, 내 몸에 맞는 의자

이 작은 도구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연주단을 보며, 관객들은 음악보다 더 많은 것을 선물 받은 모습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