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꽃이피었습니다] "우리 궁궐의 아름다움,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이야기꽃이피었습니다] "우리 궁궐의 아름다움,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2018.04.01. 오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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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철 / 궁궐 화백 : 안녕하세요. 저는 저희 문화재를 그리는 궁궐작가 김기철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궁궐 화백 2002년 제2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10년째 궁궐 그리기 작업 진행 중 고등학교 미술창작 교과서 ‘근정전' 작품 수록

[김기철 / 궁궐 그리는 화백 : 아름다운 무얼 그리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숭례문이) 불에 타서 몇 개월 동안 숭례문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혔어요. 잠을 자려고 누우면 꿈속에서 얘가 타는 장면이 너무 가슴이 아픈 거예요. 저 아름다운 보물이자 최고의 건축물인데 저걸 왜 태울까, 저 소중한 걸 몰라서 그런 건가 그걸 생각해보고 보니까 나 자체도 몰랐던 거예요. 내가 궁궐을 그리려고 한 게 아니라 궁이 나한테 그려달라는 메시지를 자꾸 주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궁궐을 선택한 게 아니라 궁궐이 저를 선택했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궁 작업을 하는 거예요.]

[김기철 / 궁궐 그리는 화백 : 중국에서 어떤 큐레이터가 와서, 중국에 와서 자금성하고 만리장성을 그려달라고 했어요. 거절해버렸어요 한마디로. 난 우리나라 궁을 그리는 사람인데, 내가 거기 왜 가서 그려야겠냐고. 한번은 프랑스에 가봤어요. 거기에 있는 유명한 건축물들을 그려보려고 나갔는데, 가서 3일 만에 포기했어요. 왜냐하면, 건축물을 보면서 저는 속된말로 곰팡이 냄새를 많이 맡았어요. 외국 건축물을 보면 너무 화려하게 지어놨지만, 정감이 없어요. 중국에도 궁이 있고 일본에도 궁이 있는데 우리나라 궁이 가장 자연 친화적이면서 아름답다고 전 생각을 해요.]

[김기철 / 궁궐 그리는 화백 : 우리나라 애들이 어릴 때부터 베르사유 궁전은 알아도 수원화성은 아무도 몰라요. 창덕궁도 모르고. 그게 너무 안타까워서 저는 우리나라 궁궐의 아름다움을 담은 책들을 몇 권 출판하고 싶어요. 궁을 지을 때 못을 하나도 안 썼어요. 전부 장인들이 피와 땀으로 다 깎고 다듬고 칠하고 이래서 만든 거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것은 건축물보다 보물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김기철 / 궁궐 그리는 화백 : 저는 전부 다 손으로 작업을 해요. 수작업으로, 세필 하나 가지고 다 작업을 하는 거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눈도 자꾸 나빠지고 하다 보니까 자꾸 돋보기를 끼게 되더라고요. 돋보기를 갖고 돋보기를 끼고서 이렇게 작업합니다.]

[김기철 / 궁궐 그리는 화백 : 제 그림을 사 가는 고객층을 보면 외국인이 더 많아요. 주로 전시를 하면 와서 그림값을 물어보고 하는 사람들은 전부 다 외국인들이에요. 외국 가보면 단청이 없어요. 전부 다 회색으로 쭉쭉 뻗게, 화려하게 해 놨지만 우리나라는 단청이 너무 아름다워요. 그러면서 또 색깔이 정제되어 있어서 너무 화려하면서도 또 중후해요, 사실은. 그런 데에서 상당히 외국인들이 많이 매료되는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 나는 뉴욕이라든지 파리라든지에 가서 (우리 궁궐을) 꼭 보여주고 싶어요.]

[김기철 / 궁궐 그리는 화백 : 이 궁궐 그림을 가지고 외국의 유명한 큰 전시관에서 세계적으로 전시해보는 게 꿈이에요. 무얼 남기고자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우리 궁궐의 아름다움을 갖다가 전 세계에 알리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나중에 전쟁이나 지진이 나서 궁이 없어지더라도 그림은 남아서 그 흔적이 남아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도 궁에 푹 빠져 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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