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정성으로 핀 한글학교

동포 정성으로 핀 한글학교

2017.07.16. 오전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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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에 사는 동포 학생들은 한글학교에서 우리말과 문화를 익힙니다.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 한글학교는 전용 공간이 없어 현지 건물을 빌려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우리말을 배우는 학생들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모금 활동을 벌여온 동포들이 있습니다.

정지윤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푸른 잔디밭에서 학생들이 보물찾기에 한창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한글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학생 : (보물 어디서 찾았어요?) 저기에서도 찾았고, 여기에서도 찾았어요.]

이런 학생들의 밝은 표정 뒤에는 '셋방 신세'라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습니다.

정부 예산 지원이 불발돼 여전히 프랑스 학교 교실을 빌려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함미연 / 파리한글학교 교장 : 제가 교장을 맡은 지 올해 10년째인데요. 그동안 세 번을 이사했습니다. 임대를 하면 조건이 안 맞으면 학교를 옮겨야 하거든요.]

[김복희 / 파리한글학교 학부모 : 이때까지 프랑스 학교에서 수요일 오후에 5시간씩 빌려서 썼는데…. 만약에 한글학교가 생긴다면, 저희는 정말 우리 집에 사는 양 애들이 마음껏 뛰놀 수도 있고….]

매주 현지 학교를 전전하던 학생들에게 새 보금자리가 생깁니다.

파리한글학교매입추진협회가 20년 가까운 모금 활동을 통해 한글학교 전용 공간을 매입했습니다.

교실 4-5개와 각종 사무실이 들어설 수 있는 새 공간에 공사를 거쳐 올 가을 입주하게 됩니다.

[최윤규 / 파리한글학교매입추진협회 회장 : 한국어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그런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녁에는 외국인들이나 한국을 더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올 수도 있고요).]

34만 유로, 우리 돈 4억 원을 넘게 모으기까지 동포들의 노력은 눈물겨웠습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우리 예술가들은 재능 기부에 나섰고 동포사회 전체가 모금을 이끌었습니다.

[이철종 / 파리한글학교매입추진회 명예회장 : (저는) 한국말을 했다고 손을 들고 벌을 받아야 했어요. 얼마나 비참합니까. 내가 한 맺힌 사연이 있어서 파리 동포만은 한글을 꼭 배워서 역사를 알려야 한다. 한글을 가르쳐야 한다….]

더 나은 환경에서 우리말과 역사를 배우는 그 날까지 동포들의 모금 활동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파리에서 YTN 월드 정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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