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황무지에 자라는 '희망커피'

킬리만자로 황무지에 자라는 '희망커피'

2016.08.07. 오전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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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산 중턱에 한 남자의 희망을 담은 커피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물도 전기도 없는 황무지에서 커피를 키우며 현지인들에게 농업 기술도 전수하고 있는 박상열 씨를,

송태진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기자]
희뿌연 모래 먼지를 날리며 킬리만자로 산 중턱까지 오르자, 수천 그루의 커피 묘목을 정성스레 돌보는 한국인이 눈에 띕니다.

[박상열 / 커피 농장 주인 : 화산재로 된 토질이나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한 것을 보면 오히려 커피 생산하는 데 장점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서 일반 커피와 좀 차이 있는 커피를 생산하고 싶어서….]

전기도 없고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황무지에 커피나무를 심고 있는 박상열 씨.

열악한 환경 탓에 일은 몇 배로 고되지만 정성이 더 들어간 만큼 맛있는 커피를 수확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박 씨는 아프리카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 27년 전 케냐로 떠나왔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쓸모없이 버려진 황무지를 개척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습니다.

[박상열 / 커피 농장 주인 : 아프리카에서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요. 할 일도 많고, 아프리카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면 어떤 일도 어렵지 않게 꾸려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이 지역에 사는 마사이족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사냥이나 목축업으로 생계를 이어온 이들은 한국의 농업 기술을 배우며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윌슨 은자기 / 현지 직원 : 박상열 씨를 만나기 전에는 커피의 좋은 점이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우리가 재배한 커피를 처음으로 맛보았을 때 정말 맛있었어요. 그 후로 차를 마시지 않고 커피를 마십니다.]

박 씨는 이제 막 열매를 피워내기 시작한 커피 농장에서 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찾게 되기를 바랍니다.

[박상열 / 커피 농장 주인 : 우리 한국에서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 될 것 같아요. 몸으로 직접 보여주고 가르쳐주고….]

아프리카 케냐에서 YTN 월드 송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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