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한국전 참전 용사 '나바호 인디언'

숨겨진 한국전 참전 용사 '나바호 인디언'

2016.06.04. 오후 8:3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한국 전쟁 당시 미국과 영국 등 전 세계 16개국 용사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싸운 점,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당시 참전한 미군 가운데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국 원주민인 나바호 인디언들인데요.

최근 우리 정부가 감사의 메달을 전했습니다.

최은미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미군 암호통신병으로 활약하며 연합군 승리에 큰 힘을 보탠 나바호 인디언.

자신들의 구전 언어로 적국이 해독 불가능한 암호를 개발한 이들의 활약상은 영화로도 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 나바호 용사들이 한국전에도 참전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전 참전 나바호 인디언은 만여 명, 이 가운데 2백여 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우리 정부는 나바호 노병들에게 평화의 메달을 수여하고 감사를 전했습니다.

한국전 발발 66년 만입니다.

[브렌다 / 참전용사 에드워드 손녀 : 어렸을 때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한국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슬퍼서 눈물이 많이 났어요. 오늘 이렇게 할아버지가 평화의 메달을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해요.]

다른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달리 그동안 주목을 못 받아온 나바호 용사들.

평화의 메달을 목에 걸어주자 눈가가 붉어집니다.

[알버트 / 나바호 한국전 참전용사 : 서울에 갔을 때 사람들이 손수레를 끌며 지나가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 가본 적이 없지만, 다시 가보고 싶네요.

[조나단 네즈 / 나바호 자치국 부통령 : 나바호 참전 용사들은 그들이 참전했던 전쟁에서 소외당하거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왔습니다. 한국 정부가 와서 나바호 참전용사들께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현재 생존한 한국전 참전 나바호 인디언들은 90세 전후의 고령입니다.

이 가운데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을 앓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키스 골든 투스 / 91세·참전용사 : 이제 다 무기를 내려놓고 서로를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더 이상 전쟁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우리가 잘 몰랐던 한국전 참전 용사, 나바호 인디언 노병들.

이들의 남은 꿈은 젊음을 바쳐 지킨 한반도 평화가 앞으로도 계속되는 것입니다.

미국 나바호에서 YTN 월드 최은미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