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녹색 도시 만들기' 타이베이의 도전!

[세상교과서] '녹색 도시 만들기' 타이베이의 도전!

2016.05.21. 오후 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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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가 녹색 도시 만들기 도전에 나섰습니다.

도심 속 자투리 공터는 물론 건물 옥상에도 푸른 식물을 가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요.

덕분에 시민들의 삶에도 조금씩 좋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변주희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층 건물이 즐비한 타이베이의 네이후 구.

삭막한 빌딩 숲 사이로 스무 평 남짓한 푸른 텃밭이 가꿔져 있습니다.

양배추와 브로콜리, 상추까지….

정성스럽게 채소를 돌보는 사람들은 이 지역 주민들입니다.

1년 전 주민 대표인 씨에완춘 씨가 정부로부터 버려진 공터를 무료로 빌려 이웃과 함께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텃밭에서 길러진 싱싱한 채소는 혼자 사는 노인들이나 저소득층 가정에 무료로 제공됩니다.

[씨에완춘 / 지역주민 대표 : 정원을 넓혀서 더 많은 채소를 기르고 싶고요. 아이들에게도 채소가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또 다른 지역에 있는 노인 복지 센터입니다.

이번에는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수십 개의 화분과 비닐하우스가 콘크리트 바닥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복지센터에 다니는 어르신들이 상추와 가지 등 30여 종에 이르는 채소를 손주 돌보듯 키우고 있습니다.

[창환탕 / 옥상 정원 참여자 : 장소는 좁지만 저희가 열심히 채소를 키워 1년에 1만 킬로그램을 재배했어요.]

[린셩메이 / 옥상 정원 관리자 : 대부분 노인이라서 오래 앉아서 일할 수가 없는데요. 이런 점을 고려해 노인들이 서서 식물을 기를 수 있도록 장비를 설치해 쉽게 식물을 키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타이베이시는 지난해부터 도심 속 자투리 공터나 건물 옥상을 무료로 개방하고, 이 공간을 녹음이 우거진 푸른 땅으로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녹색 도시'를 만들어 환경은 물론 시민들의 건강도 지키기 위해섭니다.

[창위훼이 / 타이베이시 도시 조경 관리국 관계자 : 타이베이는 인구밀집도가 높아서 녹지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도심 정원 정책을 통해 공터와 옥상을 녹지화하는 일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타이베이시 홈페이지에서 정부가 무료로 빌려주는 공터나 옥상 목록을 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신청하면 됩니다.

지금까지 신청자는 4만여 명, 이 가운데 2만 명이 도심 정원의 주인이 됐습니다.

무료 임대 기간은 1년인데, 심사를 거쳐 1년 더 연장할 수 있습니다.

[양쩡민 / 도심 정원 신청자 : 스린 지역에 있는 정원 농장을 신청했는데요. 추첨을 통해서 선발됩니다. 직접 채소를 길러 요리를 해서 가족과 함께 먹으면 좋겠어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도시를 시민들이 함께 일구기 시작한 지 1년 남짓, 황량한 잿빛 땅이 푸른 땅으로 바뀌면서 시민들의 삶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얼굴 볼일 없었던 이웃과 자주 마주하게 되면서 따뜻한 정을 쌓게 된 겁니다.

[창위훼이 / 타이베이시 도시 조경 관리국 관계자 : 이런 활동을 통해 사람들끼리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죠. 도심 정원 정책은 인간관계 회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건강한 세상을 위해 타이베이시는 앞으로도 도심 속 정원을 넓혀간다는 계획입니다.

타이베이에서 YTN 월드 변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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