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못난 음식 구하기…디스코 수프

[세상교과서] 못난 음식 구하기…디스코 수프

2016.05.07. 오후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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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년 전 세계에서 음식물의 3분의 1이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돈으로 환산하면 4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460조 원을 낭비하고 있는 셈인데요.

여기 조금 색다르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김수정 리포터와 함께 영국으로 가보시죠!

[기자]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 버로우 마켓.

일요일은 쉬는 날인데 오늘은 어쩐 일로 시끌벅적, 맛있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따라가 보니 한눈에 봐도 먹음직스러운 뷔페를 즐기고 있는데요.

버려질 뻔했던 식재료로 요리를 해서 함께 나눠 먹고 있는 중이라네요.

[플로리안 / 런던 시민 : 얼마나 많은 음식물이 버려지는지 놀랍죠. 일요일에 이렇게 모여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며 맛있는 것을 먹는 게 어때요?]

2시간 전, 런던 시민들이 시장 중앙 광장에 모여듭니다.

조금 못생기거나 유통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과일과 채소들을 깨끗하게 다듬기 시작하는데요.

시민들이 정성껏 손질한 식재료는 전문 셰프의 손길을 만나 어느새 훌륭한 요리로 재탄생합니다.

[사이브 모어 / 셰프·환경 운동가 : 버려질 뻔한 식재료로 이렇게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거죠. 맛있는 음식, 공짜 음식을요.]

음식을 함께 나누면서 자연스레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나가자는 취지로 시작된 '디스코 스프'는 독일에서 처음 시작돼 유럽은 물론 미국 곳곳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셀 나쉬 / 8세·런던 시민 : 겉보기엔 별로라고 생각되지만 정말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고 즐길 수 있어요.]

영국의 식당 등에서 한 해 버려지는 식재료는 약 90만 톤으로 추정됩니다.

이걸 돈으로 따지면 2천5백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406억 원이라는 큰 돈이 낭비되고 있는 건데요.

사실 버려지는 음식물의 80%는 먹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멀쩡한' 음식들입니다.

[파스칼 로빈슨 / 행사 주최 단체 관계자 : 버려질 위기에 있는 음식을 모아 도마질을 해서 요리를 만들어 같이 먹자는 거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맛있는 해결책인 셈이죠. 재미있고 즐겁게요.]

자원봉사자들은 이 행사를 위해 런던의 여러 음식점과 시장을 돌면서 버려질 위기에 처한 음식물을 모았는데요.

이렇게 모인 식재료를 통해 오늘 하루 동안 2백여 명이 훌륭한 식사를 하게 됐습니다.

[파스칼 로빈슨 / 행사 주최 단체 대표 : 메시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엄청난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환경과 사회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풀어야 해요.]

멀쩡하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로, 욕심껏 담다 보니 넘치게 돼서,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이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영국 런던에서 YTN 월드 김수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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