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보다 먼저 '한국의 흥' 전한 사물놀이단

한류보다 먼저 '한국의 흥' 전한 사물놀이단

2016.04.16. 오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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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는 현지의 각종 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우리 전통 가락을 연주하는 사물놀이단이 있습니다.

창단한 지 20년이 넘은 '해동 사물놀이단'인데, 단원들은 대부분 현지인으로 구성됐다고 합니다.

김성훈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대학교에서 깜짝 공연이 열렸습니다.

신명 나게 울려 퍼지는 우리 가락에 지나가던 학생들도 걸음을 멈춥니다.

러시아 극동의 아마추어 사물놀이단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해동 사물놀이단'입니다.

[알렉산드리아 / 관객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와 같은 한국 전통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해동 사물놀이단은 1995년 창단 이후부터 고려인 3세인 송지나 교수가 이끌고 있습니다.

그해 한국학 대학의 창설과 함께 교수로 부임한 송 교수도 처음에는 한국의 가락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한국 대중가요는 물론이고 전통 악기는 더욱더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어서 창단 과정에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송지나 / 고려인 3세, 교수 : 처음에는 애들도 뭔지 모르고 나도 뭔지 모르고 그리고 그때 다행히 1학년생 중에서 제 큰아들이 공부해서 큰 아들하고 고려인들 걔들 친구들 와라 와서 배워.. 거절 못하잖아요.]

송 교수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사물놀이를 배우고 CD와 비디오테이프를 구해 하나씩 가락을 익혀나갔습니다.

대부분 현지인으로 구성된 해동 사물놀이단의 단원은 이제 30여 명에 이릅니다.

한국학과를 상징하는 단체로 자리 잡아 각종 행사에 빠지지 않고 초대됩니다.

[발리나 / 해동 사물놀이단원 : 저 같은 경우에는 사물놀이 매력에 완전 빠져서 나중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한예종에 입학하는 게 꿈이에요.]

한류 이전에 한국의 뜨거운 흥을 러시아에 전파해온 해동 사물놀이단.

올해 10월에는 이 단체를 거쳐 간 2백여 명의 졸업생들을 한데 모아 대규모 공연을 열 계획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YTN 월드 김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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