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노동자에게 희망 주는 '사랑의 학교'

아동 노동자에게 희망 주는 '사랑의 학교'

2016.04.16. 오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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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난 때문에 일찍 돈벌이에 나서야 하는 저개발국 어린이들은 제때 교육을 받지 못해,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파키스탄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런데 파키스탄의 한 공장 지역에서는 우리 동포가 학교를 세워 무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장영주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파키스탄의 대표적인 공업지역인 카슈르, 흙먼지 가득한 길을 따라 가도 가도 끝없이 벽돌 공장들이 펼쳐집니다.

이곳에서 흙을 나르고 벽돌을 찍어내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앳된 얼굴을 한 어린이들입니다.

올해 아홉 살인 나피스 역시 걸음마를 시작하면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10시간이 넘게 벽돌을 찍어내야 했습니다.

그런 나피스에게 얼마 전부터 변화가 생겼습니다.

피곤한 일과를 쪼개 틈틈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흙 묻은 손으로 연필을 잡고 나피스는 수업에 몰두합니다

카슈르 '사랑의 학교'는 벽돌공장 아이들이 빈곤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무료로 운영됩니다.

자원봉사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공용어인 우드르어와 영어, 수학, 과학을 가르쳐 줍니다.

[아티프/ 사랑의 학교 교사 : 파키스탄에서도 최근 영어 능력에 대한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어를 할 수 있으면 아이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랑의 학교'가 세워진 것은 지난 2011년,

설립자 정영태 씨는 파키스탄을 여행하다가 벽돌공장 아동들의 실상을 목격하고 한국의 선교 단체와 NGO의 후원을 받아 이 학교를 세웠습니다.

[정영태 / 사랑의 학교 설립자 : "아이들이 이제 학업을 하고 나서 장래 희망을 품게 되고 회사라든가, 일반사무실이라든가, 더 좋은 직장을 가질 때 감동적이고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하루벌이가 더 절실했던 부모들의 반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데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피터/ 나피스 부친 : 우리 아들이 이 학교에서 받은 교육을 통해 좋은 직업을 가지거나 사업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공부와 꿈을 빼앗긴 아이들에게 미래를 되돌려 주는 사랑의 학교,

이곳에는 현재 450여 명의 벽돌 공장 아이들이 고된 노동과 학업을 병행하며 미래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카슈르에서 YTN WORLD 장영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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