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돈보다 환경'…친환경 카페가 된 조선소

[세상교과서] '돈보다 환경'…친환경 카페가 된 조선소

2016.01.09. 오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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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바람이 세차게 부는 을씨년스러운 옛 항구도시.

30여 년 전, 조선소가 문을 닫으면서 황량해진 공간입니다.

누가 찾을까 싶은 이곳에 매서운 바람을 뚫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입니다.

이곳을 찾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요?

[마크 / 가구 디자이너 : 이곳에서 자연의 구성물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불, 물, 땅, 하늘, 공기 그리고 멋진 사람들과의 멋진 대화까지. 이곳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랍니다.]

사람들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삭막했던 바깥과 달리 활기가 넘칩니다.

주민들이 즐겁게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내는 이곳은 재활용품들로만 이뤄진 친환경 카페입니다.

[야스퍼 / '노르더르릭트' 재활용 카페 부사장 : 버려지는 것들, 병, 종이 폐품들이 테이블이나 의자가 돼서 카페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모두 폐품을 활용하여 직접 작업해서 카페 내부를 구성한 겁니다.]

중금속으로 오염됐던 이 부지에 재활용 카페가 처음 문을 연 것은 10여 년 전입니다.

옛 조선소의 폐건물을 허물지 않고 용도만 바꿔 카페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재개발을 통해 비싼 값에 땅을 팔 수도 있었지만 땅 주인과 지역 주민들은 돈보다 환경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요룬 / 카페 단골 손님 : 여기 카페에 비싸고 새로운 물건은 없어요. 모두가 재활용한 것들이죠. 노르더르릭트 (카페 이름)는 곧 자연입니다.]

버려졌던 조선소 공간을 새롭게 활용한 예는 더 있습니다.

보트 하우스도 그중 하나인데요.

버려진 배를 가져와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일반적인 수상 가옥과 달리 버리는 것 하나 없이 친환경 재생 에너지로 활용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조엔 크라머 / 보트 하우스 운영자 : 친환경 기술이 이 안에 있습니다. 화장실을 사용한 후 모든 찌꺼기는 이 관을 통해 흘러가서 마지막 부분의 박테리아관으로 걸러서 다시 사용합니다. 리사이클의 환경을 압축시켜놓은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생된 공간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의 예술가들이 하나둘씩 이곳에 모이기 시작했고요.

친환경적인 예술 공간으로 변하자 지역 주민과 관광객 등 누구나 찾아오는사랑받는 지역으로 거듭났습니다.

[조엔 크라머 / 보트 하우스 운영자 : 옛 조선소 건물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예술가들입니다. 나무공예와 가구 디자인, 철제, 공연 디자인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이곳에 입주하는데 시 정부에서는 수입 정도에 따라 적절한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버려진 도시를 재활용한 주체가 정부가 아니라 시민들이라는 점이 더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조엔 크라머 / 보트 하우스 운영자 :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환경을 위해서 우리 스스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연환경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우리의 적극적인 실천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것만이 좋은 것처럼 여겨지는 시대에 네덜란드의 옛 항구 마을이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재생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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