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밖에서 잘 노는 교육, '숲 유치원'

[세상교과서] 밖에서 잘 노는 교육, '숲 유치원'

2015.10.17. 오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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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숲 유치원'이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은데요.

스위스에서는 교실 밖으로 나와 자연 속에서 공부하는 '숲 유치원'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스위스 '숲 유치원'으로 주봉희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해설]
꽤 추운 기운이 느껴지는 아침 8시.

등산복 차림의 꼬마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아이들은 힘을 모아 제 몸집보다 훨씬 큰 짐수레를 끌고 산으로 올라가는데요.

울창한 숲 속에 도착하자 능숙하게 짐을 풀어 나르는 모습이 마치 베테랑 일꾼 같죠?

아이들의 가방을 맡아줄 사물함과 나무 그네까지.

여기가 바로 취리히에서 가장 오래된 '숲 유치원'인데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이들은 1년 내내 숲 속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이자벨 가브리엘, 숲 유치원 교사]
"도시의 일반 유치원과는 달리 벽이 없는 공간이라는 점이 숲 유치원의 큰 강점이에요. 아이들이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사물을 느낄 수 있죠."

오늘 수업 내용은 자신보다 몸집이 큰 개를 만났을 때 주의할 점인데요.

대형견이 싫어하는 행동을 배워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겁니다.

숲에서 발견하는 모든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장난감이 됩니다.

나뭇가지로 활을 만들어 궁수가 돼보기도 하고 우연히 새의 깃털을 줍기도 합니다.

흙바닥을 책·걸상 삼아 공부하는 사이 옷과 신발은 이미 얼룩덜룩 해졌는데요.

이런데도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숲 유치원에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바스티안, 학부모]
"일반 유치원의 환경은 숲 유치원과 다릅니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모서리도 없애고, 바닥도 고무로 돼 있지만 현실 세계는 그렇지 않죠. 현실 세계는 그보다 더 위험하며 아이들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배워야 오히려 안전하다고 생각해요."

점심시간이 되자 당번 두 명이 친구들과 함께 먹을 피자를 데우기 위해 모닥불을 피웁니다.

다섯 살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불 피우는 솜씨가 제법인데요.

이런 활동 속에서 자연스레 아이들의 창의력과 사회성이 쑥쑥 커집니다.

[라라, 5세·숲 유치원생]
"지저분한 손으로 밥 먹으면 안 돼요. 그러면 병이 나서 아파요."

스위스 전역에 있는 '숲 유아·유치원'은 300~500군데 정도로 추산되는데요.

스위스 정부는 일반 유치원도 1주일에 한 번은 숲으로 나가 수업하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세바스티안, 학부모]
"제 아들은 수줍음이 많았어요. 하지만 숲 유치원에 다닌 후에 육체적으로 더 활발해졌고, 사물 인지 능력도 좋아졌죠. 저 도랑은 얼마나 깊은지, 이 다리와 저 나무는 얼마나 높은지 감지하고 얼마나 위험한지 인식할 수 있어요."

꽉 막힌 교실에서 수업하는 도심의 아이들에게는 부럽기만한 숲 교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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