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열전…국제가구전시회

장인 열전…국제가구전시회

2014.05.04. 오전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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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가구·인테리어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세계 각국 디자인의 경연장에서 한국 전통 공예품이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주목받았는데요.

최기송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종을 두드리자 맑고 깊은 소리가 긴 여운을 남기며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단단한 놋쇠를 수천 번 두드려야 완성되는 고된 작업.

세월과 땀으로 빚어낸 중요무형문화재 이봉주 선생의 작품입니다.

[인터뷰:이봉주,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유기장 장인]
"조상들이 만든 작은 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것을 향해서 계속 공구도 새롭게 만들고 현대적인 힘을 더 가해서 이만큼 만들었습니다."

오동나무에 한지를 붙여 만든 옷장.

나전칠기를 입힌 조약돌 모양의 의자.

전통 공예 기법으로 만든 생활용품에는 담백한 멋이 깃들어 있습니다.

[인터뷰:마리아, 관람객]
"나전 그릇이 특히 잔잔한 게 마음에 들었고요. 요즘에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인 것 같아요."

세계 최대 규모의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에서 한국관은 '법고창신'이라는 주제로 전통 공예 장인 21명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옛 것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만들어낸다'는 뜻처럼 현대적인 디자인과 만나 생명력을 얻은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안드레아 칸첼라토,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전시관장]
"이렇게 옛 방식으로 만든 창조물에 아이디어를 가미한 작품이 오늘날에는 더 혁신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한국 전통 공예의 세계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시험대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손혜원, 한국공예전 예술감독]
"올해는 오픈하기 전부터 작년 수준의 판매가 이뤄졌습니다. 여러분들의 구입 요구나 박물관이나 수집가들에 의해서 문의가 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파격과 혁신이 교차하는 세계 디자인의 격전장.

천 9백여 업체가 참가한 올해 전시에는 관람객 10만 명이 다녀가며 성황을 이뤘습니다.

밀라노에서 YTN 월드 최기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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