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자라는 '무료 공부방'

꿈이 자라는 '무료 공부방'

2014.04.13. 오후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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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형편이 어려운 몽골 어린이를 위해 무료 공부방을 연 동포가 있습니다.

일하러 나간 부모를 기다리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아이들은 이 곳에서 친구를 만나고,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데요.

윤복룡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옹기종기 모여앉은 아이들.

처음 배우는 낯선 말이지만 자음과 모음이 만나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몽골 울란바토르 바양주르흐 구에 있는 무료 공부방에서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한국어 등 다양한 수업이 열립니다.

[인터뷰:잉흐후스릉, 초등학교 3학년]
"친구와 선생님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아요.여기에 다니기 전에는 학교가 끝나면 집에서 혼자 부모님을 기다려야 했어요."

이 지역 가구들은 대부분 한달 소득이 20만 원이 채 안되는 저소득층입니다.

어려운 형편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고심하던 맞벌이 부부들은 공부방이 생기면서 마음의 짐을 덜었습니다.

[인터뷰:절자야, 학부모]
"방과 후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봐주기 때문에 제가 마음 편히 일을 할 수 있어요. 공부방 선생님들의 도움을 아주 많이 받고 있습니다."

동포 박호선 씨는 4년 전 자신이 일하던 사무실을 고쳐 공부방을 열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너 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50명으로 늘었습니다.

[인터뷰:최익희, 무료 공부방 교사]
"몽골 어린이들의 좋은 점은 작은 학습지를 가지고도 매우 행복해해요. 풍요로움이 꼭 행복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어린이들을 통해서 배웁니다."

박 씨의 뜻있은 봉사 활동이 알려지면서 동포들도 공부방 운영에 필요한 돈을 보태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자비를 털어 운영하던 때보다 시설도 교육 내용도 한층 나아졌습니다.

[인터뷰:박호선, 무료 공부방 운영]
"몽골 사회를 위해 공헌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뭔가를 선망하고 자신의 앞 길을 생각하게 되는 눈빛을 보면 뿌듯하고..."

많은 사람들의 선의가 만들어 낸 공부방.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은 만남과 배움의 기쁨 속에 따뜻한 공동체를 일궈가고 있습니다.

울란바토르에서 YTN 월드 윤복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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