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동리'를 기린다!…'을화' 초연

소설가 '김동리'를 기린다!…'을화' 초연

2013.11.10. 오전 07:4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올해는 해방이후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목인 김동리 선생이 탄생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선생의 대표작인 '무녀도'를 개작해 만든 장편소설 '을화'가 동포 연극인들에 의해 처음 미국 무대에 올려졌는데요.

김창종 리포터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인터뷰:아들과 어머니 대화]
"어머니! 제사님이니 신령님이니 하는 것은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우상입니다. (뭐라고!)"

무당인 어머니와 기독교인 아들이 신앙과 가치관의 차이로 서로 맞섭니다.

갈등은 점점 극에 달하고,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을 향해 갑니다.

인간과 신 그리고 동양과 서양.

두 세계의 충돌을 통해 삶의 본질을 조명한 이 작품은 김동리 선생의 대표작 '무녀도'를 개작해 장편화한 '을화'입니다.

뉴욕에 사는 동포 극단이 처음 무대에 올렸습니다.

[인터뷰:이승규, 연출가]
"(을화는) 향토적인 맛과 신념의 갈등이라는 심각한 주제를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좋고 2세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심지어는 외국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어 연극을 감상할 기회가 드문 동포들에게 이번 공연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한국 토속 신앙과 옛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무대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인터뷰:구사회, 동포 관객]
"이민 생활 속에서 이렇게 참 아름답고 좋은 연극을 보기는 처음입니다. 한분 한분 전부 다 프로다운 점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배우들은 한때 연극 무대에서 활약했거나 브로드웨이의 꿈을 안고 미국에 온 동포들입니다.

지난 5개월간 이들이 연습에 쏟은 땀과 열정은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피어났습니다.

[인터뷰:김은희, 주인공 '을화'역 배우]
"일을 하면서 잠도 덜 자면서 시간을 쪼개서 하려니까 굉장히 피곤하긴 하지만 그래도 연극을 한다는 그 기쁨으로 그런 것을 다 이겨낼 수 있었고..."

김동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무대.

이제 첫 발을 내딛은 극단이 동포 사회에 잊혀져 가는 한국 문화를 전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길 기대해 봅니다.

뉴욕에서 YTN 월드 김창종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