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 역사 반세기…'현대 판화전'

판화 역사 반세기…'현대 판화전'

2013.08.17. 오전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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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단 한 작품을 그리는 회화와는 달리 판화는 원하는 만큼 찍어낼 수 있어 가장 대중적인 미술 장르로 꼽히곤 하는데요.

한국 현대 판화 반세기 역사를 보여주는 뜻깊은 전시회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렸습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한국 미술 작품에 현지 관람객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요.

이아람 리포터가 전시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쭈그려 앉아 도시락을 먹는 광부.

안전모에 가려진 덤덤한 표정에는 고된 노동에 단련된 세월이 담겨 있습니다.

TV 속에는 이태백의 시가 흐릅니다.

고 백남준 선생은 시공을 뛰어넘는 두 세계의 만남을 판화로 표현했습니다.

필리핀에서 열린 이번 전시에는 1950년대 이후 한국 현대 판화의 대표작 88점이 전시됐습니다.

[인터뷰:렌 아귈라, 관람객]
“백남준을 알고 있습니다. 비디오 예술의 창시자이고 매우 유명한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백남준의 비디오 작품이 아닌 다른 작품 형태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역사적으로 스페인과 미국 등 각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온 필리핀.

그동안 한국과의 문화 교류는 무용과 음악 등 공연 분야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모처럼 찾아온 한국 현대 미술은 현지 관람객들에게 각별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인터뷰:산드라 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관장]
"매우 아름다운 전시회였습니다. 특히 예술가들의 표현과 기술의 성장을 볼 수 있었고 판화 예술에 긴 역사와 전통이 없는 필리핀인들에게도 많은 것을 배울 기회가 됐습니다."

한국 목판화의 역사는 통일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랜 역사처럼 한국 미술이 세계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지난 70년대, 국제 교류를 이끈 분야도 판화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민중미술부터 추상까지 폭넓은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장이 됐습니다.

[인터뷰:정형민, 국립 현대 미술관 관장]
"세계 미술계와 교류가 시작되는 그 시점이 판화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 역할을 했고요. 한국 미술에서의 제일 전통 깊은 이 분야의 좀 더 미술계 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도 관심을 갖도록..."

한국 판화의 오랜 역사와 멋을 전한 전시회.

케이팝과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는 이제 순수 예술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마닐라에서 YTN 월드 이아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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