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강식' 바람...동포 식당들도 참여 [김창종, 뉴욕 리포터]

미국 '건강식' 바람...동포 식당들도 참여 [김창종, 뉴욕 리포터]

2013.03.03. 오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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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성인 3명 가운데 한명이 비만인 미국에서 대대적인 건강식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연방 정부가 적극 나서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고, 여기에 대형 식당들이 동참하면서 국민 건강 운동이 일고 있는데요.

한인 요식업체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손님맞이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뉴욕 김창종 리포터를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창종 리포터!

[질문]

미국인들의 비만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 연방 정부의 대응 상황을 보면 얼마나 심각한 지 짐작이 갑니다.

먼저 미국인들의 건강 상태, 어떤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까?

[답변]

미국 질병예방 통제센터의 조사 결과 초·중등학교 학생 100명 가운데 16명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살이 찐 사람이 많다보니 미국인 100명 가운데 건강한 심장을 갖고 있는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비만은 '전염병'이라고 부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데요, 비만으로 국민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자 미셸 오바마 영부인까지 팔 걷고 나서 범국민 건강 운동을 펼치는 분위기입니다.

[질문]

미국에서도 대표적인 다민족 도시인 '뉴욕'이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 운동을 펼치고 있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나요?

[답변]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트랜스 지방 섭취 줄이기, 탄산음료 위험성 알리기 등 11년째 건강 식생활 운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요즘은 '나트륨'과의 전쟁을 한창 벌이고 있는데요.

2015년까지 뉴욕 시민의 나트륨 섭취량을 20% 줄이겠다고 선언한 이후 가공식품 업계와 식당 등을 독려하며 활발히 전개해가고 있습니다.

[질문]

맛의 변화는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식품 가공 업체나 식당들이 동참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반발은 없었나요?

[답변]

뉴욕시의 나트륨 함유량 줄이기 정책으로 대표적인 통조림 수프 제조사인 '캠벨' 등 몇몇 기업의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반발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건강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대부분 정책을 그대로 이행하는 분위기입니다.

대형 식당 관계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비스트로, 대형 식당 매니저]
"건강과 관련해서는 가능하면 항상 주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치즈나 우유 등 발효품을 기본으로 음식을 하기 때문에 (나트륨이) 강하지 않고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

뉴욕의 대형 식당마다 건강식 메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데, 뉴요커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건강식 메뉴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답변]

먼저 건강 햄버거가 대표적입니다.

뉴욕의 버거 전문 식당인 '셰이크 셰이크'가 내놓은 메뉴인데요.

고기 패티 두개를 쌓은 전형적인 햄버거 대신 버섯과 양배추의 채소와 파파야 등의 과일을 곁들인 햄버거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유명 체인 식당 '마오즈'가 내놓은 채식 위주의 샌드위치와 생과일 쥬스도 인기인데요.

신선한 재료의 맛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소화도 잘 돼 많은 뉴요커들이 찾고 있습니다.

[질문]

미국에서 우리 한식이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도 건강에 대한 관심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동포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동포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은 '한식은 곧 건강식'이라는 점을 내세워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건강 음식 중 하나로 꼽히는 게 바로 '두부'인데요.

이 때문에 손님이 늘어난 순두부 전문점은 미네랄워터로 지은 영양솥밥과 막 만들어낸 두부 등을 선보이며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한인타운에 있는 식당 가운데는 '염도 측정기'를 사용하는 곳도 늘고 있는데요.

요리를 할 때 수시로 염도를 측정해 짠맛이 적은 간장을 사용하고, 음식의 간을 조정하는 등 나트륨 줄이기 정책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안형석, 동포 식당 매니저]
"고객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고객의 건강까지 생각하기 위해서 염도측정기를 사용해서 각 음식의 염분을 분석해서 권장하는 (염분의) 양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질문]

결국 잘 먹고 잘 사는 문제는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가치관의 문제와도 직결되는 것 같습니다.

미국 사회 안에서 단지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활 문화를 바꾸자는 운동들도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면서요?

[답변]

미국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뉴욕을 중심으로 물질 만능주의에서 탈피해 최소한의 소비를 통해 삶을 영위한다는 '프리건' 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자유롭다는 뜻의 '프리'와 채식주의자 '비건'을 합쳐 '프리건'이라 부르는 것인데요.

동물을 이용해 만든 음식이나 의류 등을 먹거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건강도 지키고, 음식 쓰레기와 과잉 소비로부터 환경을 보호하려는 이같은 움직임은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정부와 식품 업체, 식당, 그리고 국민 스스로가 건강을 위해 모두 팔을 걷고 나선 셈인데요.

비만율이 날로 급증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이런 움직임에 더 주목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창종 리포터!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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