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후유증 [박사유, 리포터·고상훈, 코트라 도쿄 무역관 부관장]

일본 대지진 후유증 [박사유, 리포터·고상훈, 코트라 도쿄 무역관 부관장]

2011.12.15. 오후 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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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올해 잊을 수 없는 사건을 꼽는다면 지난 3월에 일어났던 일본 대지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지 8개월이 지난 지금, 피해 지역은 얼마나 복구가 됐을까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지진 피해 주민들은 훨씬 더 추운 연말을 맞고 있습니다.

일본 교토의 박사유 리포터와 코트라 도쿄 무역관 고상훈 부관장을 전화로 연결해 현지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질문]

먼저 부관장님!

지난 3월에 일어난 일본의 대지진, 그 때 상황이 어땠는지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답변]

지난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진도 9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고 모든 채널에서 긴급 속보가 나왔습니다.

생방송 중에도 여진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아나운서 등을 포함한 스튜디오의 모든 스텝들은 헬멧을 쓴 채 속보를 전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방송됐습니다.

방파제를 넘어 빠른 속도로 밀려드는 수십미터 높이의 쓰나미로 사람과 집, 자동차 등 이 떠내려가는 광경은 지켜보는 모든 사람을 안타깝게 만들었죠.

도심 지역에선 대중교통이 모두 끊기는 바람에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전기가 끊긴 어두운 도로를 따라 몇시간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귀가 행렬도 이어졌습니다.

마치 전쟁이 난 것 같았습니다.

[질문]

이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피해가 더 커지지 않았습니까. 박사유 리포터는 피폭의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 지역에도 직접 다녀왔었죠?

[답변]

지진이 일어난 다음 날 후쿠시마 원전 1호기가 폭발했는데요.

제가 동북지방 센다이에 도착한 3월 15일에는 4호기까지 연이어 폭발한 상황이었습니다.

공기 중 방사선량이 평상시보다 너무 높게 나오자 간 나오토 총리는 방송을 통해 원전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요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시민은 그동안 원자력 발전이 절대 안전하다고 홍보해온 도쿄 전력과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은 전부 가동을 멈춘 상태인데요.

방사능 위험에 노출된 후쿠시마 어린이들은 방사선량 측정기를 목에 걸고 다니면서 방사선량을 수시로 측정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질문]

부관장님!

지진과 원전 사고로 집을 잃어서 거주지를 옮기거나 피난한 사람이 30만 명이 넘는다고요?

[답변]

박사유 리포터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후쿠시마 원전 폭발 때문에 많은 사람이 생업을 포기하고,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데요.

'동일본대지진복구대책본부'는 지진 후에 피난자와 주거 이전자가 무려 33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집계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최대 45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지진이나 쓰나미로 집을 잃어 공공기관이나 학교, 친척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들이 가장 많았고요.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 현의 주민들이 주소를 가장 많이 옮겼다고 합니다.

[질문]

대지진 이후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크게 줄었죠?

[답변]

지진 발생 직후인 3월 외국인 관광객만 50%나 줄었는데요.

이후 4월에는 지난해에 비해 62%까지 감소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현재는 30%로 감소폭이 줄어 들었지만 올해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은 5백만 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관광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데요.

특히 후쿠시마 근처 지역에서는 외국인은 물론 일본 관광객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질문]

박사유 리포터, 지진 때문에 겪는 또 다른 후유증은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일본 시민 모두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큰 피해를 당해 후유증은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특히 쓰나미가 뒤덮은 해안 지역은 마을 전체가 없어지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는데요.

일본 전국의 굴과 미역 양식 대부분을 담당해왔던 지역에서 이제는 수확량이 1퍼센트 이하도 되지 않아 주요한 물가 상승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방사능 차별 현상도 일본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후쿠시마 원전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나 제품은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도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질문]

최근 우리 정부가 피해지역 지원을 위한 민관 합동 사절단을 파견한다고 밝혔는데요. 피해 지역의 복구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가스와 수도, 전기 등이 가장 먼저 복구돼 주민들의 생활이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끊겼던 도로도 어느 정도는 복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방의 철로는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못한 상탭니다.

동북지역의 중요한 선로 가운데 하나인 센다이와 이시노마키 현을 연결하는 철로는 아직 복구되지 않고 있어 버스로 대체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해안과 가까운 지역들은 아직 복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해 폐쇄한 곳도 적지 않습니다.

[질문]

박사유 리포터, 복구가 쉽지 않은 만큼 피해 지역 주민들은 여느 해보다 추운 연말을 보내고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집과 일터를 모두 잃은 피해 지역 사람들은 생전 겪어보지 못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요.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가설주택 5만 채가 제공됐고, 일본 전국에서도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피해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본 한자능력검정협회에서는 매년 한 해를 상징하는 한자를 공모해 발표하는데 올해의 한자로 인연이나 유대감, 정을 의미하는 '반'이라는 글자를 공개했습니다.

협회 측은 지진 덕분에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인연과 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추운 연말을 보내는 주민들이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질문]

일본 정부는 피해 지역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까?

[답변]

일본 당국에서 지난 10월, 올해 보정예산을 발표했는데 9조 엔에 이르는 액수를 복구에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와 민간 기관, 지자체 등의 의견을 종합해 동일본대지진대책본부를 설립했는데요.

앞으로 5년에 걸친 복구 계획을 내놨습니다.

또 지난달 외국에서는 처음으로 민관 합동 사절단을 파견한 우리 정부는 현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와 구체적인 지원책을 논의했는데요.

사절단은 앞으로 환경과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본 교토의 박사유 리포터와 코트라 도쿄 무역관 고상훈 부관장이었습니다.

두 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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