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기만에 제 모습 찾은 불화

2세기만에 제 모습 찾은 불화

2011.12.22. 오후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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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200여 년 전 조선시대 우리 불교 그림 한 점이 미국에서 복원돼 다시 빛을 보게 됐습니다.

미국 내 한국 미술품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합니다.

양재혁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느다란 눈매와 작은 입술, 가부좌를 튼 석가모니가 조용히 설법을 합니다.

중생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부처 말씀을 경청합니다.

수염까지 한 올 한 올 생생한 수호신들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기셉니다.

18세기 조선 시대 불교 미술의 진수를 오롯이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마크 캉가, 관람객]
"처음 봤을 때부터 이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됐습니다. 특히 종교에 바탕을 둔 색감이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

이 그림은 미국의 한 미술관에 의해 재탄생했습니다.

가로 4미터, 세로 3미터로 미국 내 한국 불화 중 가장 큰 규모여서 복원 작업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군데군데 찢기고, 색이 번져 훼손 상태도 심각했습니다.

덧대는 종이에서부터 보존처리까지 한국에서 초청된 전문팀이 전통방식으로 다시 살려내는데 무려 1년 4개월이 걸렸습니다.

[인터뷰:스티븐 리틀, LA 카운티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복원 과정은 마치 수술을 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칼과 붓, 종이, 실크 등이 이용됐지요. 신기술이 아닌 전통적인 방법으로 복원을 했습니다."

미술관 마당에서는 석가모니 설법을 상징화한 의식으로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영산재 공연도 펼쳐졌습니다.

[인터뷰:능화 스님, 인천 범패·작법무 예능보유자]
"어찌 보면 새롭게 탄생하는, 다시 탄생하는 부처님의 의미를 담아서 축하드리기도 하고..."

230여 년 만에 제모습을 찾은 석가여래설법도.

부처의 말씀으로 전통과 현대가, 동양과 서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YTN 월드 양재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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