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캅스' 라미란 털어놓은 버닝썬, 페미니즘 그리고 하정우[인터뷰 종합]

'걸캅스' 라미란 털어놓은 버닝썬, 페미니즘 그리고 하정우[인터뷰 종합]

2019.05.02. 오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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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버닝썬 사태 전부터 있었죠."



영화 '걸캅스'(정다원 감독)의 라미란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열린 매체 라운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걸캅스'는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마저 포기한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비공식 수사를 그린 영화다.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데뷔, 이후 수많은 작품의 조단역으로 내공을 쌓은 라미란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마성의 치타 여사로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우리가 만난 기적', 영화 '국제시장', '히말라야', '특별시민', '상류사회', '내안의 그놈'들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라미란은 '걸캅스'에서 생애 첫 주연을 맡았다. 라미란이 연기한 미영은 여자 형사 기동대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전설의 형사에서 결혼, 출산, 육아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민원실 주무관이 된 인물. 퇴출 0순위의 위태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우연히 목격하고 잠들었던 수사 본능을 펼친다.




"감독님께서 시나리오 단계부터 저를 염두에 두고 쓰셨다는데, 나를 어떻게 생각했기에 이런 시나리오를 썼지 싶었어요. 내가 느끼는 나와 다른 사람이 느끼는 나는 이렇게 다르구나. 방송과 예능에서 쌓아온 이미지와 실제 제 모습 사이에 차이가 있어요. '걸캅스'처럼 정의감을 갖고 용기 있게 뛰어들지 못해요. 두려운 일이 생기면 외면하거나 무시하거나 도망치기 바쁘죠."



'걸캅스'는 디지털 성범죄, 신종 마약 등 이른바 '버닝썬 사태'와 200% 닮은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라미란은 "버닝썬을 타깃으로 찍은 영화로 보일까 부담된다. 타이밍이 그랬을 뿐"이라고 전했다.



"(디지털 성범죄가) 연예인 분들의 이야기이니까 더 많이 확장된 것이 있지만, 그 전부터 너무나 많이 일어나고 있던 일이에요. 피해자분들이 얘기를 못하니 드러나지 않았던 거죠. 저도 '걸캅스'를 찍기 전까진 잘 몰랐던 일이에요. 피해자들이 더 숨고 제대로 알리지도 못 한다는 대사에서 분노하고 공감했어요. 부아가 치밀더라고요. 그럼에도 감독님께선 신파로 이어가지 않고 딱 끊잖아요. 그런 지점에선 통쾌했어요."



라미란은 여성 주인공, 여성 범죄 이야기라고 해 부러 차별점을 두진 않았다고 했다. 두 주인공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 가는지에 방점을 찍었단다.



"남성 버디무비와 일부러 차이점을 두진 않았어요. 인물들이 어떻게 사건을 풀어나가는지가 중심이었죠. 징계 받고 민원실로 내려온 두 주인공이 사건에 뛰어들고 태도와 시각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중요했죠. 두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전부 여자라고요? 민원실에 원래 여자 직원이 많기 때문에 그런 거죠."




'걸캅스'는 개봉 전부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의 공격 아닌 공격을 받았다. '감독 인터뷰 예상 답안', '걸캅스 시나리오 유출' 등의 제목으로 '걸캅스'가 빤한 남성혐오 영화, 페미니즘 영화라는 취지의 글이 유포됐다.



"페미니즘 영화라고 보고 싶으신 분들에겐 그렇게 보일 여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페미니즘 영화'를 정해놓고 찍진 않았어요. 결국엔 이야기의 문제죠. 저희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그런 지점에 의미를 두고 보신다면 충분히 그렇게 보실 순 있죠. 다만, 일단 영화를 보신다면 일부 네티즌들이 생각하는 취지의 영화가 아니라는 것은 알게 되실 거예요. 감독님이 오그라드는 순간 비틀잖아요. 전 그 지점이 좋았거든요."



'걸캅스'에는 예상치 못한 카메오가 등장해 관객을 폭소하게 한다. 하정우, 안재홍, 성동일이 그 주인공. 그 가운데 하정우는 모텔 카운터 직원으로 등장해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로 웃음을 안긴다.



라미란은 "하정우 씨가 출연한 장면에 내가 등장하진 않았는데, 보기만 해도 재밌더라. 하정우 씨가 나온 것만으로도 웃기지 않나. 정말 너무 웃기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라미란은 "안재홍은 등장하자마자 빵터질 줄 알았는데 많이 못 알아보시는 것 같더라. (안)재홍이가 살을 너무 뺐나, 잊혔나"라고 너스레를 떤 뒤 "안재홍 정말 재밌었다. '유단자야? 운동했어?'라는 대사도 애드리브인데, 현장에서도 빵 터졌다"고 회상했다.



라미란은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가늘고 길게 말이에요. 솔직히 주연을 맡는 게 부담스러워요. 영화가 잘 안 되면 저를 또 안 불러줄까 봐요. 요즈음엔 생각이 바뀌었어요. 원래 롤모델이 없었는데 생겼어요. 김혜자 선생님처럼 좋은 작품을 하면서 오래 연기하고 싶어요."



'걸캅스'는 라미란, 이성경, 윤상현, 최수영, 염혜란, 위하준이 출연했다. 5월 9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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