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우리 프로는 아니길" 연예인 범죄에 떨고 있는 방송가

"제발 우리 프로는 아니길" 연예인 범죄에 떨고 있는 방송가

2019.07.31. 오후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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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짠내투어'와 '현지에서 먹힐까', KBS 2TV '1박 2일', TV조선 '조선생존기', 채널A '하트시그널'의 공통점이 있다. 출연자의 범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프로그램들이다.



출연자의 도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요즘 제작진의 고충은 더욱 커졌다. 금전적 손해는 물론이고, 알면서도 캐스팅을 한 것이 아니냐는 대중의 뭇매를 맞기도 한다.



왜 출연자 사전 검증이 어려운지, 사건 발생 후 빠른 조치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예방하는 방법은 없는지, 현업에 있는 관계자들의 현실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 검증 시스템? '사람' 뿐이죠



"요즘은 캐스팅 전 검증을 정말 철저하게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물건을 검증하는 것처럼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소문이 안좋으면 물론 고려군에서 제외합니다. 하지만 데뷔 전 과거나 사생활까지 낱낱이 알 수는 없으니 답답합니다." (방송관계자 A씨)



예상치도 못한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터지다보니 제작진의 출연자 검증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생각지도 못한 과거의 언행이나 행실이 어느 날 갑자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하기 때문. 출연자의 커리어는 물론이고 인성까지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캐스팅 가능한 연예인의 범주는 더욱 좁아졌다. 한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프로그램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인데, 물망에 올려놓은 연예인들 모두가 한 가지씩 걸리는 게 있을 때가 있다. 이런 경우가 제일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 안고 가느냐, 빨리 쳐내느냐



"문제의 출연자를 안고 가느냐, 빨리 하차 시키느냐가 애매할 경우가 있습니다. 성범죄, 폭행, 도박, 마약과 같이 명백히 범죄일 경우에는 당연히 곧장 하차 하는 게 맞지만, 개인사나 사실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송사의 경우에는 고민이 큽니다." (방송관계자 B씨)



연예인 관련 이슈가 터질 경우 대중들의 하차 요구가 빗발치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곧바로 출연자를 하차시킬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자칫 아직 사실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이슈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



범법 행위의 경우 하차, 출연분 편집 등 빠른 조치가 당연한 수순이지만 이혼, 송사, 사생활 관련 루머 등 범죄가 아닌 경우에는 갑작스런 하차가 프로그램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당장 방송 분량 유지 문제부터 그간 유지해 온 출연진 간의 관계성, 프로그램 포맷 등에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출연진 하차에 프로그램 존폐까지 거론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유일한 보호장치, 계약서



"요즘 워낙 이슈들이 많다보니 계약 조항들이 점점 더 세밀해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미리 범죄는 물론이고 개인 사생활 관련한 손해 배상 조항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송관계자 C씨)



어떤 논란이 어떤 방식으로 터질 지 모르니 계약서의 문항은 점점 더 세밀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이 사건 마다 이행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된 연예인과는 영영 볼 일이 없더라도, 손해배상의 책임을 함께 지고 있는 소속사와는 언젠가 다시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



한 관계자는 "광고주와 연예인의 관계와 제작사와 연예인의 관계는 성격이 다르다"며 "광고주들은 문제 발생 시 곧장 위약금을 요구하지만 제작사들은 다음 작품을 그 소속사의 다른 배우와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관계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손해 배상 요구를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주소서



"제작진으로서 출연진 검증은 당연히 해야하는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더욱 철저하게 하는 것이 맞고요. 가장 어려운 문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캐스팅 후 벌어지는 일들은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요. 출연진 관련 사건 사고가 없는 것도 요즘은 천운인 것 같아요." (방송관계자 D씨)



방송 관계자들도 출연자 사전 검증에 대한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다. 시청자에 대한 예의이자, 금전적 리스크를 줄이는 일이니 당연하다.



문제는 방법이다. 사전조사를 더욱 철저히 하고 계약서의 손해배상 조항을 강화하는 것 외에 이렇다할 예방 조치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 제작진들은 그저 기도하고 있다. 제발 우리 프로그램은 피해가길이라고.



안이슬 기자 drunken07@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채널A '하트시그널1'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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