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현장메모] '역사적인 맞대결' 부천, '응원 녹음+현수막' 팬들과 함께 뛰었다

[K-현장메모] '역사적인 맞대결' 부천, '응원 녹음+현수막' 팬들과 함께 뛰었다

2020.05.26. 오후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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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부천] 오종헌 기자= 13년 만의 맞대결.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지만 부천 종합 운동장에는 부천 팬들의 응원 목소리와 현수막으로 가득 채워졌다.

부천FC1995는 26일 오후 7시 부천에 위치한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에서 제주유나이티드에 0-1로 패했다. 시즌 첫 패를 당한 부천은 승점 9점으로 리그 2위로 내려 앉았다.

역사적인 만남이었다. 지난 2006년 부천SK가 제주 서귀포시로 연고이전을 진행하면서 제주유나이티드로 바뀌었다. 한 순간에 응원하는 팀을 잃은 부천 서포터즈는 자발적으로 시민 구단 창단을 준비했고 지금의 부천FC1995가 탄생했다.

부천이 2013년 K리그2(당시 K리그 챌린지)에 참가할 때만 해도 이들의 만남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유일하게 대진이 성사될 수 있었던 FA컵에서도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제주가 K리그2로 강등되면서 부천 팬들이 기다렸던 맞대결이 펼쳐졌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K리그가 무관중 경기 개막을 결정했다. 안방에서 제주와 경기를 기다렸던 부천 팬들에게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부천은 서포터즈 '헤르메스'가 녹음한 응원가와 현수막을 준비했다. 멀리서나마 응원하는 부천 팬들의 마음을 전달하겠다는 의도였다.

이날 경기 내내 부천이 준비한 응원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또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일 때 마다 해당 선수의 이름을 제창하는 녹음 파일도 재생했다. 관중석은 비어있었지만 현장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응원 현수막도 인상적이었다. '헤르메스'가 직접 준비한 문구들도 가득 채워졌다. "저들이 떠나고 만난 진정한 부천FC, 당신들만이 우리의 영웅입니다", "5228일 동안 지켜온 우리의 긍지, 새롭게 새겨지는 우리의 역사" 등 부천 팬들의 심정이 담긴 현수막이었다.

하지만 역사적인 맞대결의 승자는 제주였다. 제주는 후반 추가시간 주민규의 극적인 헤더골을 앞세워 부천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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