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현장메모] 역대급 슈퍼매치 반전...빅버드 찾은 24019명도 웃었다

[K-현장메모] 역대급 슈퍼매치 반전...빅버드 찾은 24019명도 웃었다

2019.05.05.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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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수원] 신명기 기자= 역시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는 슈퍼매치였다. 수원삼성과 FC서울 선수들은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눴고 관중석을 메운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했다. 재미있는 슈퍼매치를 하겠다는 공약을 지켜냈다.

수원과 서울은 5일 오후 4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10라운드에서 맞붙었다. 87번째로 열린 슈퍼매치는 데얀과 박주영의 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슈퍼매치는 과거 수많은 스타 선수들이 나서면서 K리그 최고의 매치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북과 울산, 대구와 같은 팀들에 비해 흥행요소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이번 시즌에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서울은 최용수 감독이 복귀하고 수원은 이임생 감독이 새로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괄목할 만한 보강은 없었기에 기대를 크게 받지 못했다.

하지만 상위권에서 경쟁할 만큼 서울이 살아났고 수원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안정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서울과 수원의 팀 컬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최용수 감독과 이임생 감독이 버텼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또한 두 감독은 슈퍼매치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찾았다. 경기 전에도 두 감독은 따로 만나 재미있는 슈퍼매치를 다짐했다. 심판들을 찾아 최대한 활기 있는 경기가 될 수 있게 판정을 해달라는 부탁을 전하기도 했다.

최용수 감독은 "질 때 지더라도 슈퍼매치의 흥행을 위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임생 감독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양팀 감독은 이러한 약속을 지켰다. 선수들은 끊임없이 상대 골문을 조준했고 흥미로운 공방전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서울 출신 공격수 데얀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스토리도 만들어졌다. 막판 노동건의 페널티킥 선방과 두 번째 페널티킥을 넣은 박주영의 동점골로 양팀 팬들 모두 울고 웃었다.

슈퍼매치에서 재미있는 경기가 일어날 것을 예견한 듯 수많은 관중들이 수원을 찾았다. 이미 구름관중이 밀려들 것을 예상한 수원은 빅버드 관중석 2층에 설치돼 있었던 통천을 걷어냈다. 예상대로 관중석은 꽉 찼고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력으로 보답한 선수들이었다.

이날 입장한 관중은 2만 4,019명이었다. 관중들 모두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승부에 빠져 들었고 양팀 서포터들은 보기 드물게 경기가 끝나고 나란히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줬다.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이날 빅버드를 찾은 관중들만큼은 승자였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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