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STAR] 대구전 14개 선방쇼...'수원 골리' 노동건의 5번째 기회

[K리그1 STAR] 대구전 14개 선방쇼...'수원 골리' 노동건의 5번째 기회

2019.04.15. 오전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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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수원] 신명기 기자= 슈팅 27개에 유효슈팅 14개.

이번 시즌 잘 나가는 대구FC가 수원삼성 원정에서 첫 무득점 경기를 펼쳤다. 경기 내내 슈팅 세례를 퍼부었지만 90분 동안 수원의 골문을 한 번도 열지 못했다. 대구의 매서운 공격을 막아선 것은 다름 아닌 수원 골키퍼 노동건이었다. 노동건은 3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거두면서 이번 시즌 4경기 1실점이라는 기록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지난 2014년 수원에 입단해 프로무대를 밟은 노동건은 어느새 프로 6년차 선수가 됐다. 포항으로 한 시즌 임대됐던 것을 제외하면 수원에서 5번째 시즌을 보냈다. 각급 청소년 대표를 거치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 멤버이기도 하지만 생각만큼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안정감이 생명인 골키퍼 포지션에서 꾸준함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성룡과 신화용이라는 대선배들이 버틴 가운데 완전한 주전으로 올라설 기회를 여러 차례 부여받았지만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신화용이 팀을 떠난 올해에도 주전으로 시즌으로 시작하지 못했다. 수원FC에서 영입된 김다솔과 동계 훈련 때부터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였지만 근소한 차이로 백업 골키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노동건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뒤에서 감독님의, 선장으로서의 선택이었으니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겉으로는 표시를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삭이면서 준비했던 것 같다"고 했다.

개막전인 울산전에서는 괜찮았지만 전북전에서 김다솔이 4실점을 하면서 무너지면서 노동건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노동건은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성남전에서 몸상태가 좋지 않아 뛰지 못했고 A매치 휴식기 이후 처음 벌어진 인천전에서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독기를 품었던 노동건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수원은 노동건이 골문을 지키기 시작한 인천전부터 거짓말 같이 반등했다. 개막전 포함 3연패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인천전 승리 포함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로 안정을 찾은 모양새다. 노동건은 상주, 강원, 대구전서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팀의 무패 행진에 도움을 줬다.

특히 대구 활약이 돋보였다. 노동건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수원의 무패 행진에 마침표가 찍힐 수도 있었다. 대구가 자랑하는 세징야, 에드가, 김대원 등 전방 선수들은 쉴 새 없이 수원 골문을 몰아붙였지만 노동건의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대구의 첫 무득점 경기가 7라운드에서 처음 나온 순간이었다.

경기 후 대구의 안드레 감독도 "아무리 두들겨도 열리지 않는 경기가 있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그도 그럴 것이 대구는 수원을 상대로 전반 13개, 후반 14개로 총 27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중거리 슈팅 비율이 꽤 있었던 가운데 결정적인 찬스도 여러 차례 잡았지만 노동건의 선방에 빛이 바랬다.

특히 경기 막판 연이어 환상적인 선방을 보여줬던 노동건은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구의 유효슈팅 14개를 모두 막아냈던 것이 수상 요인이었다. 이임생 감독도 경기 후 "노동건의 선방 덕분에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노동건이 맹활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동료들과 함께 한 훈련에서의 성과와 정신적인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한 경기에서 잘했다고 자만하지 않고 팀에 집중하거나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훈련했던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 이 중심에는 이번 시즌 수원으로 부임한 김봉수 전 런던 올림픽-A대표팀 골키퍼 코치가 있었다.

노동건은 "내가 실점을 했던 장면을 많이 연구했다. 1대1도 그렇고 슈팅 방어를 하는 과정에서 나쁜 버릇 같은 것을 김봉수 코치님께서 잡아주셨다. 그러다보니 오늘 같이 슈팅이 많은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준비다. 반복된 것을 집중력 있게 해내는 것이 효과를 봤던 것 같다. 상대 분석도 그렇고"라면서 대활약의 비결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또한 유독 '나'가 아닌 '팀'과 '동료'들을 이야기했다. 맹활약을 펼쳤지만 가벼워지지 않으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노동건은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거둔 것에 대해 "나만 잘한다고 되는 기록은 아니다. 앞에 3경기를 밖에서 지켜봤지만 선수들과 함께 단합해서 뒤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들을 함께 신경 썼다. 그러다보니 기회를 받고 이렇게 3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라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김봉수 코치님은 무게감을 실어주시는 것 같다. 오늘과 같은 경기도 제가 잘했어도 선수들 옆에서 카리스마 있는 행동을 할 수 있게 그런 무게감을 코칭해주신다. 골키퍼라는 포지션을 감안해 앞에 있는 선수들에게 듬직함을 심어줘야 한다고 하셨다"라면서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지도가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시즌에 한 번 받을까 말까 한 스포트라이트가 왔지만 노동건은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홈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동건은 "내가 슈팅을 많이 막아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좋다. 하지만 앞의 선수들이 받는 것이 좋다. 홈경기에서 (득점이) 하나만 터졌다면 좋았을 텐데.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해 너무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수원은 비록 승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노동건은 여러 차례 패배 위기에 몰렸던 팀을 구해내면서 그의 존재감을 수원 팬들에게 다시금 알렸다. 5번째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노동건은 "수원에서도 5년차 선수가 됐다. 이제는 팬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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