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현장메모] 인터뷰 2번 거절한 권순태, 차라리 '말'했으면 어땠을까?

[ACL 현장메모] 인터뷰 2번 거절한 권순태, 차라리 '말'했으면 어땠을까?

2018.10.25. 오전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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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수원] 정지훈 기자= "죄송합니다." 이 한 마디만 남기고 수원을 떠났다. 논란이 컸던 만큼 권순태의 솔직한 심정을 듣고 싶었지만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두 번이나 거절했고, 그를 향한 비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차라리 속 시원하게 '말'을 했으면 어땠을까?

수원 삼성은 24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에서 가시마 앤틀러스와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1차전에서 2-3으로 패배한 수원은 합계 5-6으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번 ACL 4강에서 화제의 중심은 권순태와 임상협이었다. 논란의 장면은 지난 1차전 전반 44분 발생했다. 염기훈의 슈팅을 권순태가 막아내며 흘렀고, 이것을 임상협이 쇄도하면서 권순태와 충돌했다. 문제는 권순태가 임상협을 향해 신경질적인 반응과 함께 발길질을 시도했고, 이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머리로 가격하며 양 팀 선수들의 몸싸움까지 번졌다.

권순태의 '비매너 플레이'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했고, 퇴장까지 받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특히 권순태와 임상협이 전북에서 함께 뛴 팀 동료였기 때문에 더 논란이 됐고, 경기 후 곧바로 권순태가 사과를 하지 않으면서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다.

물론 사과는 했다. 권순태는 경기가 마친 후 임상협에게 바로 연락을 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결국 3일 뒤에나 임상협에게 "미안하다"는 사과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 임상협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또한, 권순태와 임상협은 경기 전 열린 공식 훈련에서도 만나 오해를 풀고 인사를 나눴다.

두 선수는 화해했지만 경기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가시마 선수들이 소개되면서 권순태의 이름이 가장 먼저 불리자 수원 팬들은 거세게 야유했다. 경기가 시작된 후 야유는 더 거세졌다. 수원 팬들은 권순태가 공을 잡으면 곧바로 엄청난 야유를 보냈고, 경기는 더 뜨거워졌다.

수원의 거센 야유를 받은 권순태는 후반 시작과 함께 위치를 옮기면서 수원 서포터즈와 가까워졌고, 수원 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고개를 숙였다.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을 향한 존중 그리고 수원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가 있었다.

그러나 경기 후 취재진의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았다. 경기 전 공식 훈련에서도 취재진 앞에 서지 않았던 권순태가 이번에도 인터뷰를 사양했고,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급하게 팀 버스에 올랐다.

아쉬움이 남았다. 권순태는 지난 1차전에서 박치기 논란이 나온 후 일본 취재진에게 "축구는 전쟁이다. 한국 팀이라 더 지기 싫었다. 특히 친정팀 전북을 이기고 올라온 수원이라 절대 지기 싫었다. 수원 팬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욕도 많이 할 것이다. 한국에 가면 더 심할거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더 커진 바 있다. 이때 만약 한국 취재진에게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거나 오해를 풀었다면 논란이 이렇게 커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결국 권순태는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밝힌 기회를 두 번 놓쳤다. 앞서 1차전 경기 직후에는 한국 취재진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웠다면 한국에 와서는 두 번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권순태는 정중하게 거절의 뜻을 전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권순태가 사과 또는 솔직한 마음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비난은 더욱 커지고 있고, 오해는 더 쌓이고 있다.

차라리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했으면 어땠을까? 전북에서 뛰던 시절 취재진 앞에서 깔끔한 언변으로 유명했던 권순태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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