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겨울 칼럼] 남진과 심은하의 이름값

[김겨울 칼럼] 남진과 심은하의 이름값

2023.02.06. 오전 08: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김겨울 칼럼] 남진과 심은하의 이름값
가수 남진 씨(왼쪽)와 배우 심은하 씨 [OSEN, 연합뉴스 제공]
AD
남진 씨와 심은하 씨, 최근 두 톱스타가 포털 사이트를 달궜다.

두 사람 모두 30~40대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법한 톱스타다. 남진 씨는 오빠 부대의 원조로 70년대 한국 가요계의 톱스타다. 나훈아 씨와 양대 산맥을 이뤘던 그는 히트곡만 해도 '님과 함께', '마음은 고와야지', '그대여 변치마오', '미워도 다시 한 번', '젊은 초원' 등 수두룩하다.

심은하 씨 역시 90년대를 대표하는 청춘스타.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MBC '마지막 승부'부터 당시 CG(컴퓨터 그래픽)으로 화제를 모은 공포물 'M', 김수현 작가와 의기투합한 인기 드라마 SBS '청춘의 덫' 등 히트 드라마가 줄줄이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와 '미술관 옆 동물원' 역시 한국 로맨스 영화의 클래식으로 불리며 여전히 심은하 배우를 기억하게 만든다.

과거에 비해 두 스타 모두 활동이 뜸해지거나, 은퇴한 후에 볼 수 없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이름값 높은 스타들이다. 공교롭게도 두 스타가 이름 값을 아주 톡톡히 치렀다.

지난달 27일 국민의 힘 김기현 의원은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주셨다"며 가수 남진 씨, 배구선수 김연경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이 사진에는 김 의원이 가운데 꽃다발을 들고 있고, 양 옆에는 남진 씨와 김연경 씨가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김의원은 오는 3월 8일 국민의 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후보. 사진만 보면 전당대회에 앞서 남진 씨와 김연경 씨가 김 의원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 사진은 세간의 관심을 크게 끌었고, 남진 씨와 김연경 씨는 하루 아침에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는 폴리테이너로 둔갑했다. 이에 남진 씨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연경과 같은 전라남도 구례군 출신으로 지인 7~8명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난 자리에서 김기현 의원이 갑자기 나타나 2~3분 가량 만나 인사말을 나눴고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며 꽃다발도 김 의원 측에서 준비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는 유명인을 이용한 정치 활동이라는 지탄을 받으며, 센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전당 대회 전 김 의원 측에 가장 큰 리스크로 자리잡았다. 김 의원 측에서는 "표현 과정에서 다소 오해 받을 소지가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남진 씨의 이름값을 쓴 댓가는 혹독했다.

지난 3일 심은하 씨의 연예계 복귀가 기사화 됐다. 연이어 심은하 씨와 계약을 맺은 바이포엠 스튜디오까지 보도자료를 보내며 계약이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곧바로 남편 지상욱 씨는 복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심은하 씨의 복귀는 한 사기꾼이 심은하 씨를 사칭해 문자와 인감도장을 파고, 심지어 대역까지 쓴 사건임이 밝혀졌고, 세기의 연예 사건으로 기록될 일이다.

실체도 없었던 심은하 씨의 이름 값은 비쌌다. 한 번도 얼굴을 보지도 못한 심은하 씨와 30억 계약을 맺고, 그 중 절반이 건네졌다. 바이포엠 스튜디오 측은 바이럴 광고로 유명한 광고 에이전트로서 2020년부터 콘텐츠 제작으로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었다. 톱스타 심은하 씨의 이름 값을 빌려 콘텐츠 제작 영역으로 빠르게 진출하고 싶었던 셈이다.

심은하 씨 측은 곧바로 바이포엠 스튜디오에 대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언론에 알렸다고 판단해 법적 소송을 예고했다. 사기 금액만 아니라 회사 이미지까지 타격을 입으며, 향후 콘텐츠 제작 영역 확장도 어렵게 됐다.

스타 A씨가 들고 나온 가방은 하루 아침에 'A의 백'으로 불리며 매출을 좌우한다. 스타들이 공항에서 거리에서 찍는 파파라치 컷 한 장도 철저하게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계획된 상품이다. 스타의 이름값을 브랜드에 쓰기 위해 스타 측과 계약을 맺고 돈을 지불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돈에 앞서 적어도 의사는 확인해야 한다. 스타들의 이름값이 높은 이유는 스타를 사랑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스타들 역시 자신의 이름값에 못 미치는 행동을 하게 되면 나락으로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말이다. 스타의 이름값을 쓸 때는 신중하게 써야 한다. 역풍 맞지 않으려면.


YTN 김겨울 (winter@ytn.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