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 우울도 행복도 나눈다...유튜브 '플레이리스트'가 뜨는 이유

[Y기획] 우울도 행복도 나눈다...유튜브 '플레이리스트'가 뜨는 이유

2021.01.23.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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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기획] 우울도 행복도 나눈다...유튜브 '플레이리스트'가 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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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스트만 있으면 하이틴 영화 속 주인공도 될 수 있고, 한낮에도 어스름한 새벽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우울도 행복도 함께 나눈다. 모두 유튜브 '플레이리스트'(Playlist)를 통해서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가 콘텐츠의 한 주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적으로 플레이리스트만 취급하는 유튜버들도 상당하다. 주제도 다양하다. 인생 명곡부터 감성 팝송, 영화 속 OST, 싱어송라이터의 노래 모음처럼 음악 추천은 물론 사랑, 겨울, 크리스마스, 여행, 악당, 새벽처럼 한 주제를 가지고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악도 추천도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노래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했던 피아노곡, 재즈 등도 '리스너'들을 신비한 음악의 세계로 초청 중이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상향되면서 카페에 앉아서 커피나 음료를 마실 수 없었을 때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는 더욱 빛을 발했다. 비가 오는 날의 카페,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카페 등 하나의 관통하는 주제를 테마로 잡은 플레이리스트는 많은 이들에게 마치 카페에 있는 기분을 안겨주며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유튜브에서 '듣는 순간 90년대 뉴욕 크리스마스로 기억 조작' '지나가던 산타도 듣고 간다는 크리스마스 캐럴' 등의 제목으로 다양한 캐럴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관심을 끌었다. 고전적인 캐럴부터 최근 팝송까지 리스너들은 노래를 통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흠뻑 느끼고 댓글로 자신의 추억을 쓰고 공감하고, 집에서 해야 할 일 등을 공유하며 코로나19로 다소 팍팍해진 크리스마스를 즐겼다.

[Y기획] 우울도 행복도 나눈다...유튜브 '플레이리스트'가 뜨는 이유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음악을 효과적으로 듣는 방법이 분명히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최근 좋은, 양질의 음악들을 잘 구분해서 듣고 싶은 욕구가 많이 생겼다"라면서 "SNS 등에서 진정성을 가진 음악적 분류들이 잘 진행되고 있다. 음악 수용자 입장에서는 전문가들이나 음악을 잘 알고 있는 이를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을 듣고 싶어 한다. 수요와 공급이 맞춰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카페나 야외, 바닷가 등 어떤 장소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은 물론 감정과 정서에 기반을 둔, 사람의 심리를 다루는 음악 분류작업들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플레이리스트'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주제가 되기도 한다. 지난 22일 방송한 JTBC '배달가요-신비한 레코드샵'은 윤종신, 장윤정, 규현, 웬디 4MC와 함께 공통의 직업으로 묶인 게스트가 출연해 '인생 이야기'와 '인생곡'을 소개하며 플레이리스트를 완성하는 음악 예능이다.

연출을 맡은 김지선 PD는 "한 사람의 플레이리스트는 그 사람의 인생이 될 수도 있다"라고 플레이리스트를 정의했다. 그러면서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지치고 힘든 일상 속 따뜻한 위로가 되는 선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 PD는 "우리 프로그램이 다양한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고, 그러면서 서로의 플레이리스트를 선물 받고 또 선물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유튜브 플레이리스트 화면 캡처,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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