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종영 '카이로스', 타임 크로싱 익숙함 뛰어 넘은 카타르시스

[Y리뷰] 종영 '카이로스', 타임 크로싱 익숙함 뛰어 넘은 카타르시스

2020.12.23. 오전 09:5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리뷰] 종영 '카이로스', 타임 크로싱 익숙함 뛰어 넘은 카타르시스
AD
‘카이로스’라 쓰고 카타르시스라 읽을 만한 결말이다. 권성징악에 사필귀정, 그야말로 '사이다 해피엔딩'이었다.

22일 밤 방송된 MBC 월화미니시리즈 ‘카이로스’(극본 이수현 / 연출 박승우 / 제작 오에이치스토리, 블러썸스토리) 최종회에서는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더 이상 연결되지 않는 전화를 확인하는 김서진(신성록 분)과 한애리(이세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서도균(안보현 분)은 강현채(남규리 분)를 지키기 위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그는 타임 크로싱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미리 알았으나 선택을 바꾸지 않았다. 강현채에게 마지막 메모를 남긴 뒤, 예견된 날짜 전날 친부 이병학(성지루 분)을 찾아갔다. 현채를 위협해 온 병학을 제거하는 것으로 현채를 향한 비뚤어진 사랑의 끝을 맺었다.

한애리는 김서진이 죽음을 맞이한 시각, 해당 장소를 찾아가 운명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때마침 출동한 경찰들에 의해 유서일을 현장에서 체포되고, 김서진과 한애리가 협력해 얻은 증거 덕에 그는 태정참사의 주범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결정적으로 김진호(고규필 분)이 깨어나 19년 전 김서진의 부친이 직접 받아냈던 자백 동영상을 증거물로 제출, 검사가 유서일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며 통쾌함을 안겼다.

[Y리뷰] 종영 '카이로스', 타임 크로싱 익숙함 뛰어 넘은 카타르시스

사건이 마무리된 뒤, 김서진과 한애리는 가족들과 다 함께 캠핑을 떠났다. 두 사람은 10시 33분에도 전화가 미래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며 기뻐했다. 한애리 별똥별을 보며 “지난 몇 달 동안 10시 33분, 그 1분만을 기다리면서 살았다. 이젠 모든 시간을 충실하게 살 수 있게 해달라"라는 소원을 빌었고, 그 말처럼 10시33분이 돼도 초조함 없이 자신의 일상을 누리는 두 사람의 모습으로 드라마가 마무리됐다.

‘카이로스’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반전, 모든 갈등을 말끔히 해소하는 완벽한 사이가 결말로 끝까지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 특히 한 달을 텀으로 두고 촘촘하게 설계된 나비효과로 '타임 크로싱'의 장점을 극대화, 오히려 소재의 익숙함을 뛰어넘은 이야기를 보여줬다.

이수현 작가는 교묘한 복선과 철저하게 짜인 스토리로 단 1분의 통화로 운명이 달라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펼쳐냈다. 박승우 PD는 빠르고 반전 가득한 대본을 완벽하게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카이로스'가 입봉작이라고 믿기지 않는 호흡으로, 이들이 앞으로 방송계에서 선보일 활약이 기대 된다.

'카이로스'가 웰메이드로 호평받는 데는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면서 위화감 없는 열연을 보여준 배우들의 힘도 컸다. 과거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환경 설정에도, 캐릭터를 유지하면서 상황에 맞는 감정으로 완벽히 바꿔 표현해냈다. 1인 2역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역할을 안정적으로 소화, 흔들림 없이 타임 크로싱 전개를 끌어갔다.

호평에 비해 시청률은 다소 아쉽다. 첫 회 3.7%로 시작한 '카이로스'는 2~3%대의 수치를 보이다가 최종회 3.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막을 내렸다.

다만 이제 시작하는 제작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배우들의 저력을 재입증했다는 점. 그로인해 이들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캡처 = '카이로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