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열정은 근육에서 나와, 기부도 습관"

안선영"열정은 근육에서 나와, 기부도 습관"

2020.12.14. 오후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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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열정은 근육에서 나와, 기부도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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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의 행복함 쉼표, 잠시만요]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0년 12월 13일 (일요일)
■ 대담 : 안선영 방송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이하 이성규)> 예, 유쾌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과 함께 있으면 기분이 참 좋아지는데요. 한주의 시작과 끝에 위치한 우울해지기 쉬운 일요일 저녁, 여러분의 기분을 업그레이드 시켜드리겠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비타민 같은 방송인 안선영 씨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안선영 방송인(이하 안선영)>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선영입니다.

◇ 이성규> 먼저 청취자 분들에게 좀 더 반가운 인사를 해 주시죠.

◆ 안선영> 네, 안녕하세요. 라디오로는 진짜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것 같아요. 올해 데뷔 20년차, 방송인이자 이제는 다섯 살 아기의 엄마로 알려져 있죠. 안선영입니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여러분.

◇ 이성규>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세요, 동선이 어떻게 되시는지?

◆ 안선영> 제가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경단녀에서 이제 고용을 창출하는 자그마한 회사의 대표가 돼서 온라인 쇼핑몰 제조를 같이 하고 있는데, 그래서 회사에 거의 매일 출근하고요. 사이사이 얼굴 잊어버리실까봐 방송 출연하고 그리고 이렇게 DJ를 하고 계신 분하고 인연은, 제가 한국 장애인재단 홍보대사 일을 7년 정도 하고 있어서 내년 장학생을 뽑아서 후원도 하고 애 키우고, 밥하고. 정신없이 살고 있습니다.

◇ 이성규> 온라인 쇼핑몰 이름이 뭐예요?

◆ 안선영> 온라인 러브 바자에요. 제가 원래 13년 정도 실제로 수익금 전액 기부하는 바자회 이름을 러브 바자라고 짓고, 그 얘기는 조금 이따가 해 드릴게요.

◇ 이성규> 아까 20년 말씀하셨는데, 처음에 어떻게 해서 데뷔를 하셨어요?

◆ 안선영> 진짜 신기하게 사실 저는 제가 그렇게 웃기다고 생각을 못했는데 2000년도에 MBC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고, 실은 그 전에 제가 대학교 4학년 때, 부산KBS에서 아르바이트로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로 교수님 추천을 받아서 방송에 처음 입문했고, 그 때 또 이렇게 서울본사에서 방송국에 계신 피디님들이랑 아나운서 분들이 로테이션 해서 지방으로 오세요. 그래서 서울에 너는 한 번 가봐라, 하셔서 피디님이 추천서를 써 주셔서 제가 케이블 방송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서 서울에, 부산 컨트리 걸이 서울에 처음 입성을 했다가 우연한 기회에 공채 시험을 봤는데 제가 개그맨으로, 여러분껜 처음 인사를 드렸죠.

◇ 이성규> 아, 그때. 개그맨으로 데뷔하셨는데 그 뒤에 연기 하셨죠, DJ하셨죠. 만능 엔터테이너였어요. 그런데 이 여러 가지 일 중에 본인이 생각하기에 어떤 게 제일 재미있었어요?

◆ 안선영> 이게 20년째 받는 질문인데, 늘 똑같이 답을 드려요. 밥이 좋아, 빵이 좋아,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같은 질문이에요. 저한테는. 라디오는 라디오대로의 매력이 있고,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매력있고. 예능은 예능대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좀 근데 제가 사실 라디오 DJ를 하는 게 워낙 오래 전부터 꿈이었던 게, 라디오 청취자 분들은 따뜻하세요. 그래서 각각의 매력이 달라서 저는 사실 다 하는 게 좋아요. 너무 욕심쟁이인가?

◇ 이성규> 수용성이 워낙 크신 분이라 다 하시고 싶어 하시는 거죠. 그 중에 앞으로 또 한 번 이런 게 있으면 해 보고싶다, 이런 게 있으세요?

◆ 안선영> 실은 작년 3월에 끝난 KBS일일드라마를 끝으로 드라마는 사실 그때 아기가 26개월이었는데.

◇ 이성규> 저 기억합니다. 그 모습을.

◆ 안선영> 아기가 맘마, 까까 할 때 드라마를 들어갔는데 드라마 끝나고 갔더니 문장을 얘기하더라고요. 엄마 오늘 집에 있어? 이렇게. 제 인생에서 아기가 26개월하고 36개월 사이가 사라진 거예요. 그래서 조금 더 아기가 클 때까지는 일일드라마는 좀 힘들겠다. 정말 몰입을 해야 해요. 왜냐하면 그 배역의 삶으로 한 8개월 정도를 그냥 살아야 하거든요. 너무 감사한데 당분간 드라마는 힘들 것 같고.

◇ 이성규> 드라마 아니면 예능으로?

◆ 안선영> 예능은 지금 한 달에 한 두 개 정도 인사를 들이고 있어요. 그런데 진짜 라디오 DJ를 제가 5년 했거든요. 생방을, 매일 데일리로 별의 별 사건이 다 있었어요. 정말 퀵서비스, 오토바이 불러서 매달려서 간 적도 있고. 장마철에 허리까지 물 잠기는데 차 버리고 혼자 뛰어서 오프닝 한 적도 있고. 사연이 되게 많은데 조금 더 제가 나이가 먹고 연륜이 들면 DJ는 다시 한 번 해 보고 싶어요.

◇ 이성규> 라디오. 제 방송은 욕심내지 마세요.

◆ 안선영> 이 자리 괜찮네요. 나랑 잘 어울린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안선영입니다. 하하.

◇ 이성규> 그런 사람 많아요. 아까 말씀하실 때 2013년 결혼하셨는데, 아까 잠깐 말씀하셨어요. 아이 엄마, 워킹 맘.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결혼하시고 뭐가 가장 달라지셨을까요?

◆ 안선영> 결혼하고 사실 많이 안 변했어요. 많이 공감하실 텐데, 결혼식을 하고 혼인신고를 해서 뭔가 타이틀이 유부녀가 붙었지만, 나는 똑같았거든요. 정말 출산을 겪고 나니까 아이가 태어날 때 저도 엄마라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인간이 됐어요. 그 전에 비해서. 참을성도 늘고, 기다릴 줄도 알게 되고 성격이 급한 편이라 뭔가 딱 시작을 하면 결과를 빨리 봐야 되는, 급한 사람이었는데 아이는 내 마음대로 안 되잖아요. 아이를 하나 길러보니 좀 철이 든 것 같아요.

◇ 이성규> 점점 방송을 맡을 뭔가 안자락이랄까, 그러고 계신 것 같은데, 성숙한 방송을 하시려고.

◆ 안선영> 하하. 죄송해요. 당분간은 못해요. 회사가 아직 3년 차라.

◇ 이성규> 그 뒤에 안선영 씨 하면 몸짱의 아이콘. 제가 아까 들어오실 때도 보니까 그 수식어가 전혀 생소하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그렇게 다이어트를 하셨어요.

◆ 안선영> 이게 전의 다이어트는 살을 빼는, 작은 사이즈 옷을 입는 겉모습, 이런 거였다면 아이를 낳고 제가 한 번 쓰러져서 요로 결석이 방광 입구를 막아서 이게 역류를 해서 오른쪽 콩팥이 왼쪽 콩팥보다 두 배 정도 부어서 응급으로 수술을 했는데 당일 수술할 때보다 훨씬 무서웠던 게 아이라는 존재가 있으니까. 그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병원에 가서 출산할 때와 다르게 전신마취를 하니까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인이거든요? 정말 너무 미안한 거예요. 아이한테, 그래서 내가 그냥 방송을 한다는 핑계로 너무 막 살지 않았나. 아무거나 막 먹고 밤 새고, 잠도 안 자고 이렇게 어쩌다 한 번만 쉬면 음주하고, 운동도 안 하고. 좀 촬영 중요한 거 있으면 며칠 정도 굶어 버리고. 내가 건강을 너무 놓고 살았다. 지금 다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 하나 더 하는 것보다는 오래 건강해서 아이 옆에 있어 줘야겠다, 라는 생각이 수술 받는 날 딱 들더라고요. 그래서 병원 퇴원하고 몸 좀 괜찮아지자마자부터 스스로 약속을 했어요. 100일은 매일 운동을 하자. 그래서 100일 동안 정말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12월 31일, 매일 헬스장 갔어요. 1월 1일만 헬스장 문이 안 열어서 못 갔을 정도로 딱 100일을 가기 싫은 걸 매일 갔더니 몸도 변하는데 제일 많이 변하는 게 제가 진짜 마인드가 변하더라고요. 나는 할 수 있겠다. 뭐든지 해낼 수 있겠다, 해서 매일 하기 싫은 걸 해냈을 때 작은 성취감이 쌓이니까 제가 성격이 많이 밝아지더라고요. 그 전에는 밝은 척, 씩씩한 척 했는데 지금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직업병 같은 게 살짝 있었는데, 이제는 남들이 뭘하든 말든 나는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살거야. 라는 자기애나 성취감이 생겼어요. 그래서 자신있게 책도 내고.

◇ 이성규> 하고싶다, 다이어트.

◆ 안선영> 그 100일 동안 제가 체지방 11kg정도 빼고 근력 올리고 인생이 진짜 손바닥 탁 뒤집듯이 한 번 바뀐 계기를 에세이처럼 책으로 썼어요. 단순히 살을 빼는 게 아니라 엄마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 건강한 엄마가 좋은 엄마다. 이런 책을 썼는데 그게 반응이 좋았어요.

◇ 이성규> 저도 그거 읽었어요. 하고 싶다, 다이어트. 4kg빠진 게 이겁니다. 제가 증거를 댈게요. 그 책에 무슨 말씀을 하셨냐면 양치하듯이 먹었으면 운동하라, 그 말 하셨잖아요.

◆ 안선영> 딩동댕. 아, 읽으셨네요.

◇ 이성규> 진짜 읽었다니까요.

◆ 안선영> 이게 운동이 습관이 되잖아요? 그럼 양치 안 하고 기름진 거 먹고 자면, 엄청 입이 찝찝해서 자다가 급하게 깨서 양치해보신 적 있으시죠? 왜냐하면 이도 썩고 하니까. 운동이 습관이 되잖아요. 그럼 숨쉬는 것처럼 뭔가 거하게 먹은 날은 먹은만큼 좀 더 움직이고 자는 게 되게 당연해져요. 이 당연한 습관을 들이는 게 40년 동안 안 됐는데 엄마가 되고 나니까. 왜냐하면 애 우는 거 억지로 떼어 놓고 나왔으니까 1시간 운동할 때 진짜 집중해서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변했어요.

◇ 이성규> 그 줌바하고도 관련이 돼요?

◆ 안선영> 아, 제가 줌바는 강사 자격증을 땄어요. 미국에서 시작된 라틴 댄스를 그룹운동으로 할 수 있는 피트니스 같은 프로그램인데, 저는 제가 춤추는 걸 너무 좋아하고 음악을 너무 좋아하니까. 줌바를 50분 정도 추면 정말 온몸에 땀이 흐를 정도로 땀이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이거는 한 번도 평생 안 해보셨던 애 엄마들도 집에서 애들하고 따라할 수 있겠다, 이걸 알려드리고 싶다. 그런데 그냥 줌바를 제 마음대로 찍어서 올리면 안 되더라고요. 그게 로열티가 있어서 강사 자격증을 따야만 줌바라는 말을 온라인 영상으로 올릴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땄죠, 가서. 지하 스튜디오 가서 이틀 동안 8시간씩 춤추면서. 그걸 따서 제가 진행하는 무료로 매일 운동하실 수 있는 영상을 올려드리는 채널이 있는데, 하고싶다 TV라고. 하고싶다 줌바라고 해서 제가 영상을 올려드리기 시작했는데 그게 지금 주부들한테 반응이 괜찮죠.

◇ 이성규> 언젠가 러브바자 때, 그 공연을. 줌바공연을 하셨죠. 너무 놀랐는데요. 한 시간이 넘었어요, 제가 시간을 보니까. 1초도 안 쉬고 계속 하시는데, 상체가 다 젖도록 그렇게 안 쉬고 줌바 댄스 하시는 거 보고, 아, 저 양반은 보통 여인이 아니다. 그렇게.

◆ 안선영> 신랑이 군대 선임같다고, 저 요새 보면. 줌바가 50분동안 1초도 안 쉬고 계속 하는 고강도 인터벌 유산소 운동이에요. 그냥 음악없이 하면 이게 힘든데,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라디오 중심도 그거잖아요.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하잖아요. 그럼 되게 금방 돼요.

◇ 이성규> 워킹맘들의 워너비가 되셔서요. 이미 여기저기 기사에 많이 나와요. 그런데 그게 열정이 아까와 같은 원동력이 있어야 열정이 나오는데 어디서 찾으세요?

◆ 안선영> 진짜 정확하게 말씀드리는데, 열정은 근육에서 나와요. 진짜. 체력이 있어야 뭐든 해낼 수 있어요. 사업도, 아니면 연애도. 육아도. 공부도. 성공도.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데 그걸 제가 모르고 살았더라고요. 진짜 여러분 근육량만큼 성공은 눈앞에 다가옵니다. 진짜 운동 시작해보세요.

◇ 이성규> 이제 막 움직이시겠어요. 청취자 여러분. 이 많은 일들을 하실 때 시간관리할 때 원칙 같은 거 있으세요?

◆ 안선영> 아주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요. 연초에는 연 단위로, 상반기에는 뭘 하고 예를 들어 올해는 책 한 권을 더 내고, 아니면 자격증을 따고. 이런 식의 큰 계획은 연초에 하지만 보통 그럼 못 지키거든요. 그래서 매주, 이번 주에 월요일은 뭘 하고, 화요일까진 뭘 하고, 수요일 뭘 하고 이걸 매일. 그리고 요즘 되게 세상이 좋아져서, 휴대전화 하나로도 시간관리를 할 수 있는 어플이 되게 많아요. 그래서 구체적으로 써 놔요. 그리고 어차피 식단을 하니까 저녁 약속을 많이 못해서 점심 때 누구를 만나서 어떤 회의를 하고 저녁은 집에 가서 장보고 뭐 해먹고. 좀 일찍 피곤해서 잠 드니까 일찍 일어나고. 운동을 하기 시작하니까 잘 자고. 이게 이렇게 하루 24시간을 남보다 조금 더 빡빡하게 살아도 여유가 있어요.

◇ 이성규> 그렇균요. YTN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해피바이러스 방송인 안선영 씨입니다. 이쯤에서 안선영 씨가 추천하는 노래 하나 듣고 가겠습니다. 추천하시는 노래가 뭐였죠?

◆ 안선영> 다들 잘 모르시겠지만 제가 음원이 있는 가수랍니다. 가장 최근에 제가 찍었던 일일드라마에서 제가 하희라 선배님하고 고은미 씨하고 셋이 여자들의 우정을 그린 드라마였는데요. ‘차달래 부인의 사랑’ 거기서 제가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면서 드라마가 끝났어요. 그때 힘들게 제가 절반 부르고, 기계가 절반 부르고 이랬는데. 가사가 진짜 좋아요. 그래서 여러분께 기분 좋아지시라고 추천합니다. 안선영의 노래에요. 나를 살게 하는 사람.

◇ 이성규> 네, 차달래 부인의 사랑이라는 드라마의 ost 안선영의 나를 살게 하는 사람. 듣고 잠시 쉬어가겠습니다. 예. 오늘의 주인공 방송인 안선영 씨인데요. 가수 안선영의 나를 살게 하는 사람. 듣고 오셨습니다.

◆ 안선영> 밖에서 차장님이 기계가 절반 이상 부른 것 같다고.

◇ 이성규> 아닌데요, 저는. 기계가 무슨 사람 이름이에요. 그 2007년부터 아까 말씀하셨어요. 약 15년 가까이. 13년 정도 기부를 목적으로 자선 바자회 러브 바자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바자라는 게 스페인 쪽 용어인데 시장이거든요, 시장. 사랑 시장을 하시는 거잖아요. 이게 어떤 바자인지 좀 자세히 아까 얼핏 말씀하셨지만 소개를 좀 해주실래요?

◆ 안선영> 원래는 제가 이제 홀어머니 밑에서 오래 자라다 보니 좀 비슷한 환경의 친구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하면 조금 남들보다 불편하거나 아니면 남들보다 출발선상이 뒤에 있어도 언젠가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이런 걸 좀 해주고 싶어서 처음에 그냥 시작을 했을 때는 기부처를 한 부모 가정, 청소년들, 학비를 보조해주는 걸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아무래도 예체능 전공이니까 극빈층 아이들 중에서도 예체능에 소질있는 애들을 좀 후원을 꾸준히 해서 중학교 때부터 시작한 애가 대학갔다고 연락도 받고 이게 되게 웃긴 게, 착한 사람인 척 하려고 살다 보니 어느 순간 그게 제가 되어 있는 기분, 아세요? 처음에는 방송을 오래했고, 어쨌든 대중의 관심으로 제가 이 자리에 잇을 수 있으니까, 좀 기부도 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내가 이렇게 착한 일 하면 사람들이 나 더 좋아해주겠지, 라는 개인적인 욕심? 얄팍한 마음으로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하다 보니 이게 점점 좋은 일이 생기고 주변에서도 알아서 와서 도와주시고, 한국 장애인재단 홍보대사 위촉돼서 조금 몇 년 열심히 했더니 장관상도 받고. 어, 나 학교 다닐 때 공부 못해서 상 한 번도 못 받아봤는데, 국가에서 상을 주네? 더 열심히 해서 나 오래 해야겠다. 처음엔 10년을 채우는 게 목표였거든요. 10년 이미 넘겼으니까, 20년, 30년 하는 게 목표가 됐어요. 그래서 2014년도부터는 한국장애인 재단에 정기적으로 후원하는데 장애 청소년 중에서 예체능에 소질있는 친구들을 발견해서 매년, 장학생을 뽑아서 제가 후원을 하고 있어요.

◇ 이성규> 뭐 지금 약하게 말씀하셨는데 지금까지 이리저리 후원하신 금액도 1억 3000이 넘어요. 많이 하신 거고. 또 아까 말씀하신 하고 싶다, 다이어트 판매금 수익도 일부 기부하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참 방송인 안선영을 정말 본받고 싶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 안선영> 약간 운동처럼 습관이 된 것 같아요. 벌면 조금 떼어서 나누는. 이게 선순환이 되려면 좀 나눠야 된다는 생각을 그냥 오랫동안 하다 보니 하게 된 것 같고, 그리고 또 하다 보니 주변에서 이런 데 사용하면 이런 아이도 이만큼 도울 수 있다, 이렇게 클리어하게 제가 옳은 방향으로 기부를 생활화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아기도 돌 때 축의금 주시잖아요. 그런 거 아기 이름으로 기부하고. 아기가 동생이 없으니까 선물받은 좋은 옷들, 한 번도 못 입은 거, 이런 것들은 판매해서 아기 이름으로 기부하고. 그리고 한 두 번 입었던 건 깨끗하게 세탁해서 포장해서 보내드리고 그냥 약간의 귀찮음만 이겨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여러분도 꼭 한 번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진짜 기분 좋아지거든요.

◇ 이성규> 네, 아까 그 한국 장애인 재단과 함께 추진하고 계시는 자선프로그램 이름이 봄꿈이더라고요.

◆ 안선영> 네, 봄꿈 프로젝트.

◇ 이성규> 봄꿈 프로젝트에 선발돼서 지금까지 지원받은 장학생들은 어떤 사람들이에요?

◆ 안선영> 총 4명이 있는데 2014년도에 1대 장학생으로 신수성 화가, 지금은 청년이 됐지만 처음 만났을 때는 아주 멋진 친구에요, 그래서. 이 친구는 발달장애가 있어서 동물하고 소통을 더 좋아해요. 동물 그림을 그리는 화가인데 이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아무래도 발달장애인 친구들은 경계심이나 자기만의 세상이 강해서 소통을 좀 안해요. 처음 만났을 때는 눈도 잘 안 쳐다봐 주고, 안 웃어주고. 그런데 제가 엄청 들이댔죠. 잘생겼다, 이러고 넌 뭐 좋아해, 하고. 막 친한 척을 했더니 어느 순간 눈도 마주치고 인사도 하고 그리고 자꾸 밖으로 끄집어내고 전시라든가 기획해서 자꾸 알리고, 했더니 이 친구가 어쨌든 장애인 중에서는 그룹전이긴 해도 최초로 예술의 전당 전시도 하게 되고 유명한 진짜 대기업들이랑 콜라보도 하게 되고, 실제로 화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는 거 보니까 처음에 이 친구를 알리기까지, 한국장애인 재단에서 주선해주셔서 TV프로그램 같은 데 소개하는데도 무상으로 많이 같이 나가고, 알렸더니 좀 잘 알려졌어요. 그래서 두 번째는 진현이라고 색소폰 연주하는 친구인데, 박진현. 이 친구는 발달장애가 조금 더 수성이보다 조금 더 깊이가 있었는데 지금은 원래 사는 곳이 인천이에요. 시립 악단에서 공연하는 친구로 잘 발전했고. 2018년도에 이소정 양이라고, 이 친구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 장애가 있어요. 이 친구는 음악의 재능이 있어요. 한 번도 음악 교육을 안 받았는데 노래를 너무 잘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 친구는 진짜 본인이 음악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건반, 보컬 그리고 작곡하는 이런 것들,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2년째 후원하고 있고. 2021년도에 4대 장학생으로 뽑은 친구는 발달장애가 있는데 다행히 바이러스가 심해지기 전에 마스크를 쓰고 심사에 직접 참여를 했어요. 그래서 이번 봄꿈 프로젝트 4대 장학생은 신승민 군이라고요, 피아노에 아주 월등한 실력을 보이고 있어요. 그래서 나중에 기회되시면 여러분, 이 친구의 연주를 영상 같은 거 찾아보시면 있거든요. 굉장히 힐링되실 거예요.

◇ 이성규> 장애가 3중고라면서요. 지적, 발달, 약한 지체.

◆ 안선영>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라 승민이 같은 경우는 여러 개가 걸쳐져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훌륭하게 잘 자라서 지금 19살, 고3인데 아마 1년 정도 전문 교육을 받으면 여러분이 어디서든 만나고 싶은 음악가가 되지 않을까가 제 바람이에요.

◇ 이성규> 키우시는 장학생들이 정말 장애인들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많이 바꿀 것 같아요.

◆ 안선영> 제가 바라는 게 이 친구들을 단순히 잘 되게 하는 게 아니라 이 친구들을 보면서 다른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이 친구들은 멘토가 이 사람인 거예요. 나는 열심히 음악해서 소정이 언니처럼 될 거야. 나 열심히 그림 그리면 수성이 형처럼 될 수 있겠지? 나도 피아노 하기 싫고 다른 애들보다 손가락도 잘 안 움직이고 그러는데 나도 승민이 형처럼 될 수 있을까, 이런 거를 하는, 다른 선들을 연결해주는 등대가 됐으면 좋겠어요.

◇ 이성규> 예, 참 다양한 방면에서 선한 영향력을 본인도 모르는 새에 많이 발휘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앞으로 개인적인 꿈이 또 있으면 뭐가 있을까요. 그 잠시만요 진행 말고.

◆ 안선영> 잠시만요는, 잠시만요. 저는 잠시만요 진행은 아니고. 그건 제가 장난으로 드렸던 말씀이고. 저는 그냥 제가 꿈이 뭐예요, 하면 내 자식이 존경할 수 있는 엄마. 그리고 주변에서 스스럼 없이 찾아올 수 있는 좋은 어른이라고 대답하는데 그게 얼만큼 되는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되게 자잘하게 꿈을 쪼개 꾸는 편인데 책을 죽기 전에 열 권을 쓰기로 했는데 두 권 썼으니까.

◇ 이성규> 줌바와 다이어트?

◆ 안선영> 아뇨, 하고싶다 연애라고. 싱글녀 멘토링 책을 2013년도에 에세이를 냈었고, 하고 싶다 시리즈죠. 어떻게 보면. 그래서 이제 좀 더 다른 버전의 책도 하나 더 내고 싶고, 사업을 운영하며 저처럼 경단녀들한테 기회를 더 주는. 실제로 저희는 애기 엄마라서 꺼려하는 게 아니라 애기 엄마를 더 환영하는 회사거든요. 경단녀들한테 더 재취업의 자리도 주고 싶고. 실제로 진짜 이건 오늘 방송에서 처음 말씀드리는 비전인데, 작긴 하지만 저희 회사가 좀 커져서 물류를 준비하고 있는데 실제로 조금 장애가 있어도. 불편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요. 그래서 장애인들한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제 작은 비전이에요. 1~2년 안에.

◇ 이성규> 좋습니다. 이렇게 하다가 앞으로 10년 뒤에는 안선영, 여자대통령 되는 거 아니에요?

◆ 안선영> 아유, 저는 털릴 과거가 많아서 정치 쪽은 ‘ㅈ’쪽도 생각해 본적도 없고요. 저는 진짜 그냥 와, 꿈이 항상 우리 아들이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우리엄마 이런 일 하는 사람이야, 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부모가 되고 싶어요.

◇ 이성규> 당장 10년 뒤고, 그건. 내년에는 뭐 하실 거예요?

◆ 안선영> 내년에 책 한 권 더 내기? 그리고 빠르게 고용을 창출하되 장애인한테 취업할 수 있게 기회를 여는 게, 시스템을 만드는 게 제 목표에요. 2년 안에.

◇ 이성규> 많은 장애인 분들에게 이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끝이 보이는 시작이라고 그랬는데 아직 끝이 보이는 시작이 안 된 것 같은, 우리 어려운 시대 살아가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청취자 여러분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죠.

◆ 안선영> 최근에 읽은 글귀인데요, 애인 사이에는 뭐가 불편해지면 헤어지고요. 부부 사이엔 뭐가 불편해지면 불편함을 해소하려고 같이 노력을 한 대요. 알바생은 뭐가 힘들면 일을 그만두고요. 사장은 뭐가 힘들어지면 더 일을 많이 한 대요. 그러니까 지금 여러 바이러스나 사회 분위기나 여러 가지 것들로 눌리고 힘들고 마음대로 안 되고 속상하시잖아요. 속상해만 하지 마시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상하고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노력하시는 분은 아마 이 모든 일들이 끝난 시점에는 남들보다 훨씬 발전해있으실 거예요.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 열정 불태우시길 바랍니다.

◇ 이성규> 예. 요즘 어두운 시대에 따뜻한 얘기를 그래도 참,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쾌하게 풀어주신 방송인 안선영씨와 함께 했습니다. 안선영씨 좋은 말씀 감사하고요. 다음 기회에 다시 만나면 또 유쾌한 에너지 주시기 바랍니다.

◆ 안선영> 네. 제가 에너지 발사해드리고 가겠습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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