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오스카, 작품상 자격에 '다양성' 추가...의미는?

[Y초점] 오스카, 작품상 자격에 '다양성' 추가...의미는?

2020.09.10. 오후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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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오스카, 작품상 자격에 '다양성' 추가...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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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이 작품상 수상 자격에 다양성 조항을 추가하며 변화를 꾀한다. 장기적으로 국내 영화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아 보인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9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최고상인 작품상을 받기 위해 갖춰야 할 다양성 조건을 공개했다.

새로 공개된 기준에 따르면 앞으로 인종, 성별 다양성을 고려해 영화를 제작해야 작품상 수상 후보가 될 수 있다. 항목은 △배우, 영화 속 묘사·주제 관련 항목 △감독·작가 등의 스태프 △마케팅·홍보 △유급 인턴십 등 영화산업 진입 기회 등 네 가지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는 주연이나 비중이 큰 조연 배우 중 최소한 한 명은 아시아인이나 히스패닉·라틴계,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 중동계 등 유색인종 출신이어야 한다.

또한 편집자, 의상 디자이너 등 스태프 중 최소 두 개 분야에서 여성과 성 소수자, 장애인 등이 포함돼야 한다. 인턴십과 마케팅, 홍보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며 네 개 기준 중 최소 두 개를 충족해야 작품상 요건이 된다. 이는 2024년 아카데미 시상식부터 적용되며 작품상 외 분야는 기존 규정을 유지한다.

[Y초점] 오스카, 작품상 자격에 '다양성' 추가...의미는?

그동안 아카데미는 영화계 최고의 권위를 누렸지만 유독 백인, 그중 남성에 수상이 집중돼 '화이트 오스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번 결정은 백인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기조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앞서 아카데미는 지난 7월 다양한 국적과 성별을 가진 신입회원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아카데미가 다양성 문제에 대해서 기준과 범주를 만들어 냈다는 것에 뒤늦었지만 환영할 만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 기준이 지나치게 강제화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미국 내 인종갈등 문제와 더불어 다양성을 용인하지 않으면 산업 비즈니스 측면에서 한계에 봉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면서도 "지나친 강제성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기에 바람직하지 않다.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라고 짚었다.

동시에 이같은 행보가 국내 영화 산업에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카데미의 다양성 조항 명문화가 장기적으로 국내 배우, 제작 수요 증가로 이어져 선순환을 가지고 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평론가는 "구체적인 효과에 대해선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향후 기획 시나리오 등 국내 제작사와 할리우드가 협업하는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톱스타는 물론 조연급의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AP, 오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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