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개그콘서트' 21년 만 아쉬운 퇴장..."새로운 길 열릴까"

[Y초점] '개그콘서트' 21년 만 아쉬운 퇴장..."새로운 길 열릴까"

2020.06.29. 오후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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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개그콘서트' 21년 만 아쉬운 퇴장..."새로운 길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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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장수 프로그램이자 공개 코미디의 시초인 '개그콘서트'가 최근 막을 내렸다.

마지막 방송에는 허경환, 김영희, 이수지, 정명훈, 박휘순 등 '개그콘서트'에 출연했을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개그맨들까지 모두 나와 무대를 빛냈다. 코너가 마무리될 때마다 무대와 객석은 눈물바다가 됐다.

1999년 시작해 올해로 21년을 맞은 '개그콘서트'는 1050회를 끝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진다. 2000년대 초 시청률 30% 가까이 근접하며 '국민 예능'으로 불렸지만, 이후 침체기를 맞았다.

이에 KBS는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의 변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새로운 변신을 위해 휴식한다"라고 설명했다.

[Y초점] '개그콘서트' 21년 만 아쉬운 퇴장..."새로운 길 열릴까"

그러나 개그맨들의 아쉬움과 허탈함은 컸다.

제작진이 개그맨들에게 “당신에게 개콘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신봉선은 "아쉬움", 박성광은 "나의 일기"라고 했다. 박성호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했다. 박준형은 “개크콘서트는 저 자신”이라고 했고, 양상국은 ‘특급 매니저’라며 “아무것도 볼 것 없던 나를 스타로 만들어줬다”라고 했다.

[Y초점] '개그콘서트' 21년 만 아쉬운 퇴장..."새로운 길 열릴까"

특히 박준형은 지난달 YTN Star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정말 아쉽다. 저야 '개그콘서트'로 수혜를 입은 사람 중 하나지만 남은 후배들이 힘들어 질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코로나19 등 어려운 일이 겹치면서 더 침체가 된 것도 있다. KBS가 개그를 놓으면 이제 개그 프로그램은 정말 사라지게 된다"라며 "지금은 잠시 휴식기일지라도 완전히는 놓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희망했다.

신봉선은 28일 자신의 SNS에 "'개그콘서트'에 복귀하고 예전만큼의 성적이 안 나와 힘들어도, 후배들과 하는 코너들로 인해 많은 위로가 되었다"라며 "복귀하지 않았더라면 이 친구들을 모르고 지나쳤겠구나. 선배로서 부족한 점도 많았을텐 데 이해해줘서 너무 고마워 얘들아. 한 명 한 명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다가 좀 더 발전한 모습으로 우리 또 만나자"라고 적었다.

윤형빈 역시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가장 큰 꿈이자, 꿈을 이룬 공간이자, 지금의 윤형빈을 만들어 준 ‘개콘’이 사라진다니 아쉽고 안타깝다. 모교가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또 “앞으로 저를 비롯해 개그맨들이 더 열심히 해서 좋은 프로그램 또는 좋은 콘텐츠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드린다”라며 “‘개콘’에 고마웠고, 수고했다는 인사를 전하며 보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허경환은 자신이 출연 중인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통해 '개그콘서트' 폐지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시대의 흐름이 애매했을 뿐이다. '개그콘서트'는 언젠가 다시 돌아올 거다"라고 확신했다.

[Y초점] '개그콘서트' 21년 만 아쉬운 퇴장..."새로운 길 열릴까"

매주 일요일 '개그콘서트' 말미, 엔딩곡이 흘러나오면 ‘내일이 또 월요일이구나'하는 생각에 잠기기도 했던 시절이 있다.

하지만 예능 및 코미디의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며 공개 코미디가 설 자리는 줄었다. 과거 대학로 스탠드업 코미디를 TV로 옮겨와 스탠딩 코미디 부흥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큰 상징성을 지녔던 '개그콘서트'의 퇴장은 또다른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제 개그맨들은 유튜브 등을 통해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새 흐름에 적응하고자 한다. 이들이 짜여진 각본이 아닌 자연스러운 유머로 대중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에 기대가 모아진다.

YTN Star 공영주 기자 (gj92@ytnplus.co.kr)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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