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임기홍 "'인간수업' 전신 타투, 12시간 걸렸죠"

[Y터뷰①] 임기홍 "'인간수업' 전신 타투, 12시간 걸렸죠"

2020.06.11.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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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임기홍 "'인간수업' 전신 타투, 12시간 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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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인간수업'은 '어른수업'으로 다가왔어요. 표면적으로는 청소년의 문제를 다루지만 어른의 문제가 커 보였거든요. 문제를 보고 돕기보다는 방관하는 모습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인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이 작품으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됐죠."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과 10대들의 이면을 날카롭게 짚어내며 뜨거운 반향을 이끌었다.

[Y터뷰①] 임기홍 "'인간수업' 전신 타투, 12시간 걸렸죠"

임기홍은 이 작품에서 바나나 노래 클럽의 사장이자 미정(백주희)의 남편 류대열 역할을 맡았다. 류대열은 지수(김동희)를 궁지에 몰아넣는 유흥업소 주인이자 조직 폭력배지만 아내 미정에 대한 지고지순한 애정을 품고 있는 독특한 인물이다.

최근 강남구 학동 한 카페에서 최근 YTN Star에서 만난 임기홍은 '인간수업' 호평에 대해 "사랑에 감사하다. 이런 관심이 처음이라 부끄럽기도 하다.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악역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으로 소기의 성과를 이룬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간수업' 속 그는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팔, 다리, 가슴 등 온몸 문신을 한 채 미정과 '19금 대화'를 주고받는다. 강렬한 전신 타투를 그리는 데만 열 두시간이 걸렸다.

"(해당 타투는) 타투이스트 세 분이 완성한 거예요. 총 12시간 30분이 걸렸죠. 어깨부터 발목까지 온몸 앞뒤 구석구석을 다 (문신으로) 채웠으니까요. 지속 시간이 4일 밖에 안 되서 촬영할 때마다 다시 그렸어요. 긴 시간 준비하며 대열에게 내면적으로 더욱 다가가게 됐죠."

[Y터뷰①] 임기홍 "'인간수업' 전신 타투, 12시간 걸렸죠"

살인을 앞두고도 웃으며 서늘한 농담을 던지는 대열의 모습은 긴장과 공포를 줬다. 임기홍은 류대열을 보고 "천진난만한 소년의 느낌을 받았다”며 "일상적인 악인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대열의 소년 같은 천진난만함을 극대화해 표현하려 했습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해치는 모습이 더욱 섬뜩하게 다가올 것 같았거든요."

대열은 외모적으로도 그간 우리가 흔히 보아온 덩치가 크고 우락부락한 악당과 궤를 달리했다. 어수룩한 바가지 머리에, 작은 키와 다부진 몸이 인상적인 인물이었다.

"악당이라고 덩치가 커야 한다는 것은 선입견이죠. 감독님 역시 일상적인 악역을 표현하고자 했고 그래서 저를 선택했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이소룡을 떠올렸어요. 빠르고 단단한 느낌을 주려 외적으로 노력했죠."

[Y터뷰①] 임기홍 "'인간수업' 전신 타투, 12시간 걸렸죠"

청소년 포주를 주인공으로 한 '인간수업'은 N번방 사건과 맞물려 공개되자마자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배우에게도 이 작품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표면적으로는 청소년의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제 생각에는 어른의 문제가 커 보였거든요. 문제를 보고 돕기보다는 방관하는 모습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인 것 같아 더욱더 씁쓸했습니다. 저 역시 아이가 있는 부모로, 내면보다 표면을 보는 태도를 반성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제게 '인간수업'은 어른수업이에요."

[Y터뷰①] 임기홍 "'인간수업' 전신 타투, 12시간 걸렸죠"

매체에선 다소 생소한 얼굴이지만 2001년 데뷔한 후 3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공연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그다. 이번 작품으로 대중에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임기홍에게 향후 목표를 묻자 "작품을 위해 존재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눈을 반짝였다.

"최근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속 손현주 선배님 연기를 보고 놀랐어요. 특별출연임에도 작품을 위해선 '이 분이 있었어야 했다'는 마음이 저절로 들었거든요. 그 분의 역할 덕분에 극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요. 배역의 경중을 떠나 작품에 꼭 있어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굳피플, 넷플릭스, 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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