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英아카데미 시상식서 2관왕...봉준호 "예상 못 해"

'기생충', 英아카데미 시상식서 2관왕...봉준호 "예상 못 해"

2020.02.03. 오전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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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英아카데미 시상식서 2관왕...봉준호 "예상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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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서 2관왕에 올랐다.

2일(현지시간)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 주최로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2020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영화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것은 2018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외국어영화상을 받기 위해 단상에 오른 봉 감독은 "여기 참석한 이들 중 저희 팀이 제일 먼 곳에서 온 거 같다"면서 "같이 (외국어영화상)후보에 오른 훌륭한 영화들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라고 말문을 뗐다.

그는 "최고의 앙상블을 보여줬던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 같다. 위대한 송강호 배우가 왔다. 배우들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면서 "5년 전부터 저와 함께 이 영화를 구상하고 고민을 나눈 곽신애 대표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도 했다. 송강호와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가 각각 객석에서 일어났고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각본상을 받을 때는 "전혀 예상 못 했다. 외국어로 쓰인 시나리오인데 사랑해줘서 감사하다"라면서 "제가 쓴 대사와 장면을 훌륭하게 화면에 펼쳐준 배우들에게 감사하다. 살아있는 배우들의 표정과 보디 랭귀지가 만국 공통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혼자 외롭게 카페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 로열 앨버트 홀에 설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라면서 '기생충'의 제작사, 투자사, 스태프 등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라고 덧붙였다.

'기생충'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서 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각본상 등 4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기대를 모았던 작품상과 감독상은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에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가, 여우주연상은 '주디'의 르네 젤위거가 각각 받았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브래드 피트가 남우조연상을, '결혼이야기'의 로라 던이 여우조연상을 각각 가져갔다.

1947년 설립된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미권 최고 권위의 영화제 중 하나로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상식으로 꼽힌다.

'기생충'은 오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까지 총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특히 '기생충'이 지난 1일 열린 미국작가조합(WGA) 시상식과 미국미술감독조합(ADG) 시상식에서 각각 최고 영예인 각본상과 현대극 부문 미술상을 추가함에 따라 아카데미 시상식서 주요 부문 석권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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