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감쪽같은 그녀', 웃기고 울리는 나문희의 힘

[Y리뷰] '감쪽같은 그녀', 웃기고 울리는 나문희의 힘

2019.11.18. 오전 08: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리뷰] '감쪽같은 그녀', 웃기고 울리는 나문희의 힘
AD
역시 나문희다. 관객을 웃기고 울리는 힘이 이번에도 단연 빛난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감독 허인무, 제작 지오필름)를 통해서다.

나문희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하모니' '수상한 그녀' '아이 캔 스피크' 등의 작품으로 3600만 관객을 동원한 명불허전 대한민국 대표 배우다. '감쪽같은 그녀'는 나문희에게 영평상, 더 서울어워즈, 청룡영화상, 디렉터스컷 어워즈,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백상예술대상, 대종상의 영예를 안겨준 '아이 캔 스피크'(2017) 이후 내놓는 첫 주연작으로도 눈길을 끈다.

'감쪽같은 그녀'는 72세 꽃청춘 말순(나문희) 할매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 공주(김수안)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를 그리는 작품.

말순은 하루아침에 공주 그리고 공주가 데려온 갓난아기 동생 진주와 생활하게 된다. 나 혼자 잘 살다가 난생처음 만난 손녀들과 예상치 못하게 함께 살면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때론 유쾌하고 때론 뭉클하다.

[Y리뷰] '감쪽같은 그녀', 웃기고 울리는 나문희의 힘

서로가 낯설어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편견 어린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함께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웃으면서 그들은 가족이 되어간다. 그렇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말순과 진주에게 찾아온 변화는 이들에게 커다란 시련을 안긴다.

가족의 정의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감쪽같은 그녀'는 사회의 돌봄이 가장 절실하고 또 필요한 조손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한다.

다만 예측 가능한 전개에 울음을 강요하는 듯한 연출은 '과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런 아쉬움을 메우는 것은 역시나 나문희다. 나문희는 표정 하나로 모든 감정을 전달하는 깊은 감성의 연기로 59년 연기 내공을 보여준다.

실제 나문희는 말순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대사를 녹음한 녹음기를 반복해서 듣고 캐릭터 연구를 위해 시나리오를 손에 놓지 않는 등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65년 나이 차가 나는 김수안과는 환상의 호흡 또한 빛난다.

[Y리뷰] '감쪽같은 그녀', 웃기고 울리는 나문희의 힘

김수안은 당차면서도 천연덕스러운 면모로 공주를 완성했다. 차진 부산 사투리와 대선배인 나문희에게 뒤지지 않는 연기력은 앞으로 김수안이 보여줄 연기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 충분했다.

공주의 담임선생님으로 특별출연한 천우희와 그를 짝사랑하는 고규필은 영화의 감칠맛을 더했다. 무엇보다 공주와 같은 반 친구로 출연한 아역배우들은 마치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듯 웃음을 더하며 영화의 매력을 높였다.

오는 12월 4일 개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44분.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