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 유재석 '일로 만난 사이', 눈물·폭로보다 진한 땀의 위력

[Y기획] 유재석 '일로 만난 사이', 눈물·폭로보다 진한 땀의 위력

2019.10.19.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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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기획] 유재석 '일로 만난 사이', 눈물·폭로보다 진한 땀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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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을 해 봐야 그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있는 법. 유재석이 각양각색 스타들과 함께 땀을 흘리면서 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굴해 냈다.

tvN 노동 힐링 프로젝트 '일로 만난 사이'는 유재석이 매회 스타 게스트와함께 '끈적이지 않게, 쿨하게, 일로 만난 사이끼리' 일손이 부족한 곳을 찾아가 땀흘려 일하는 프로그램을 노동 힐링 프로젝트. '효리네 민박' 시리즈를 연출한 정효민PD가 tvN에서 처음 선보이는 예능으로 눈길을 모았다.

매회 유재석과 친분이 있는 게스트들이 등장해 색다른 노동 케미를 선보였는데, 첫 회에서는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출연해 녹차 밭에서 유재석과 함께 땀을 흘렸다. 당시 유재석은 이효리와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소개했고, 이효리는 그런 유재석의 새로운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땀 흘려 일하는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의 모습에서 색다른 매력도 만나 볼 수 있었다.

'일로 만난 사이'는 기존 토크쇼와 달리 고락을 함께하며 좀 더 깊이 있고 새로운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여러 예능에서 호흡했던 이효리와 유재서도, '일로 만나 사이'에서 녹차 밭을 누비며 색다른 토크와 케미를 선보였다. 눈물 섞인 고백이나 솔깃한 폭로는 없지만, 매회 진솔함이 농축된 진한 땀이 흘렀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 유재석은 육아에 대한 고충, 그러면서도 둘째를 계획할 정도로 아이에게 얻는 큰 행복 등을 자연스럽게 털어놨다. 이효리 또한 설렘 보단 친구 같아진 부부 사이에 대한 고민부터, 조금씩은 서로 희생해야하는 결혼 생활의 의미 등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기존 야외 버라이어티나 실내 토크쇼와는 다른 신선함도 보여줬다. 첫 회 녹차 밭에서 한참 일을 하던 유재석과 이효리는 "왠지 게임을 해야 할 거 같다"며 기존 예능과 다른 분위기에 웃음 지었다. 이효리는 "솔직히 (시청률 면에서) 잘 될 거 같지는 않다"면서도 "꼭 시청률 잘 나오는 프로그램만 있을 필요 있나. 다양성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도 하나쯤"이라고 생각을 밝혔고, 유재석은 "그래서 이걸 하는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말처럼 '일로 만난 사이'는 스타의 숨겨진 매력와 속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 냈다. '효리네 민박'으로 이미 만났던 이효리-이상순 부부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효리에 따르면 "일 자체를 싫어하는" 이상순이지만, 맡은 일은 책임감을 갖고 묵묵히 해내 사장님이 뽑은 베스트 일꾼으로 선정됐다. 이효리는 "민폐는 안 된다"며 두 오빠들을 진두지휘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처음엔 '상순 씨', '재석 씨'라 부르며 어색해 하던 유재석과 이상순은 어느새 '형', '상순아'라며 부쩍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진행자와 게스트가 아닌, 일하는 동료로 만난 스타들의 호흡이 흥미로웠다. 해수로 농사를 짓는 고구마밭을 찾은 차승원도 익숙한 듯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유재석과는 매번 '힘든' 일로 만난 사이"라고 강조해 웃음을 유발한 그는 이번에도 고생길을 피하지 못했다. 그가 예능에서 땀흘리는 모습을 볼 기회는 더러 있었지만 "영화배우가 꿈은 아니었다"는 고백을 비롯한 자신의 생활, 나이들어가는 것에 대한 생각 등을 들어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특히 차승원은 "집중하면 딴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 이런 프로그램이 좋다", "좋아하는 사람과 일하면 힘든 일도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다"며 힘든 농사일을 즐겁게 임하는 긍정 마인드로 감탄을 자아냈다. 마치 주크박스처럼 쉼 없이 '노동요'를 부르며 넘치는 흥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른 게스트들도 마찬가지였다. 쌈디와 그레이, 코쿤은 막강한집중력과 훌륭한 노동 능력을 발휘하며 '힙벤져스' 면모를 뽐냈다. 서로 말 한 마디 건네지 않는 쌈디와 그레이의 모습에 유재석은 "의외로 모범생 스타일"이라며 놀라워하기도. 조용히 유리창닦기에 심취한 그레이, 비질에 빠져버린 쌈디, 식판 정리 로봇에 버금가는 코쿤의 모습은 무대 위에서와는 또 다른 '스웩'으로 다가왔다.

유희열과 정재형은 음악에 있어선 천재지만 일에 있어서는 허당 면모로 웃음을 안겼다. 장성규와 한혜진은 남매 케미로 유재석을 약올리는가하면, 대중들의 반응에 대한 두려움을 고백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임원희와 지창욱은 드라마 홍보도 잊은 노동으로 소금을 만들어 냈고, 허재와 지석진도 과거와 현재, 미래의 삶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로 공감을 자극했다.

스타가 노동이 필요한 현장을 찾아 일손을 보탠다는 점이 '체험 삶의 현장'을 떠올리게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땀 흘려 번 돈을 무조건 기부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는 좋은 곳에 사용한다는 점. 소중한 이들을 위해 선물을 사거나 고마운 동료들과 회식을 즐기는 등 출연진이 저마다 노동의 대가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지켜보는 것 또한 쏠쏠한 재미를 안겼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멘트도 없고, 때론 일에 지쳐 대화가 끊기는 상황마저도 발생하는 조금은 이상한 토크 예능. 처음엔 조금 어색하지만 함께 일하면 점점 숙련되고 호흡도 맞아 동료가 되는 것처럼, '일로 만난 사이' 식의 구성과 화법과 처음엔 생경했지만 점차 편안함과 특유의 힐링 포인트로 자리매김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스타들이 땀을 흘리며 가슴 속 이야기를 풀어낼지, 착한 토크 예능의 새 장을 연 '일로 만난 사이'를 시즌2로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8부작 '일로 만난 사이'는 마지막 게스트 출연 방송인 김원희 편이 오늘(18일) 방송되며, 26일에는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담은 스페셜 형태의 최종회가 방송 된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캡쳐 = tvN '일로 만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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