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개봉작] '장사리' vs '양자물리학'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

[Y개봉작] '장사리' vs '양자물리학'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

2019.09.25. 오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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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개봉작] '장사리' vs '양자물리학'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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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들: 더 무비'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까?

오늘(25일)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감독 곽경택 김태훈,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양자물리학'(감독 이성태, 제작 엠씨엠씨)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나란히 베일을 벗는다.

각기 다른 장르와 전혀 다른 재미 포인트를 지니고 있다는 지점이 관객들의 선택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날인 1950년 9월 14일,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을 스크린 위에 펼쳐낸 작품이다. "작지만 단단한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던 곽경택 감독의 말마따나 물량이 총동원된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아니다. 장사리에서 치열하게 전투했지만 잊혀진 영웅들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보여주고 희생된 이들에 대한 헌사를 담았다.

이명준(김명민) 대위가 이끄는 유격대와 전투 경험이 없는 학도병들을 태운 문산호가 장사리로 향한다. 영화는 폭풍우 치는 바다를 뚫고 장사리에 상륙하는 모습을 어떠한 설명 없이 바로 보여준다. 악천후 속에서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총알을 맞으며 상륙에 성공하지만, 그 과정서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수많은 학도병이 전사한다.

[Y개봉작] '장사리' vs '양자물리학'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

아직 제대로 훈련조차 되지 않은 어린 소년들은 자신이 총알받이가 되는지도 모른 채 장사리에 상륙하고 반격하고 또 탈출한다. 이 모습에서 전쟁의 비극이 진해진다.

전쟁영화답지 않게 104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 돋보인다. 곽경택 감독은 "학도병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감정 이입될 수 있도록 필요하지 않은 이야기는 과감하게 편집을 했다"고 말했다.

김명민 김인권 곽시양과 함께 최민호 김성철 이재욱 이호정 장지건 등 앞으로 충무로를 이끌어갈 신예 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메간 폭스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힘쓰는 종군 기자 매기 역을 맡아 그간 출연했던 작품들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양자물리학'은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인생의 모토로 삼은 유흥계의 화타 이찬우(박해수)가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에 검찰, 정치계가 연결된 사실을 알고 업계 에이스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썩은 권력에 '빅엿'을 날리는 대리만족 범죄오락극이다.

영화는 올 초 우리 사회를 강타했던 '버닝썬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클럽에서 일어나는 마약, 범죄 등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만 현실은 답답하지만, 영화는 통쾌하다.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거대한 악의 세력과 그에 편입하지 않고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이들에 맞서는 주인공의 모습이 대리만족을 안긴다.

[Y개봉작] '장사리' vs '양자물리학'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는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 '파동이 맞는 사람이 시너지를 낸다' 등 양자물리학적 개념을 이찬우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이는 불법과 탈세 없이 유흥가의 화타로 일어선 이찬우의 주문이자 신념으로 그가 위기에 봉착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발휘하는 기지와 맞물린다. 범죄오락영화 장르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양자물리학'을 왜 제목으로 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찬우로 능청스러움을 장착한 박해수는 압도적인 대사량으로 '이빨 액션'을 선보였다. 상대방을 뛰어난 언변으로 제압하며 '슬기로운 감빵생활' 속 과묵한 야구선수와는 전혀 다른 면모로 극을 쥐락펴락한다. 첫 스크린 주연이지만 제 몫 이상을 해내며 박해수의 매력을 확인시켜준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의 만남만으로도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피트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로 디카프리오는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3)로 타란티노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적 있으나 두 배우가 함께 영화에 출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타란티노 감독조차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캐스팅"이라며 만족했다.

섀넌 맥킨토시 프로듀서 역시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가 시너지를 발휘하며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했다.

[Y개봉작] '장사리' vs '양자물리학'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1969년 격변의 시기 미국 LA의 한물간 웨스턴 TV쇼 스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그의 친구이자 오랜 대역 배우인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가 할리우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는 샤론 테이트의 사건을 재해석했다. 1969년 희대의 연쇄살인마였던 찰스 맨슨의 추종자들로 구성된 '맨슨 패밀리'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집을 습격해 그의 아내였던 샤론 테이트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이는 당시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트렸다. 영화 속에서 타란티노 감독은 할리우드를 비탄에 몰아넣었던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을 재해석, 잊을 수 없는 엔딩을 완성했다.

마치 시간 여행을 하듯 할리우드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세트장과 영상미, 의상, 음악 등이 돋보인다. 타란티노 감독은 할리우드 대로의 일부를 1969년으로 복원하는 허가를 받기 위해 직접 '할리우드 상공회의소'에 계획서를 제출하는 설득하는 열정을 보였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메리크리스마스, 소니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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