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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허재 "'뭉쳐야 찬다', 시들어가던 날 살려…전성기 찾은 기분"
Posted : 2019-09-05 09:57
[단독] 허재 "'뭉쳐야 찬다', 시들어가던 날 살려…전성기 찾은 기분"
'농구 대통령’ 허재(54)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코트가 아닌 방송판을 무대로 삼았다.

지난 6월, 방송가에 심상치 않은 조기축구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천하장사' 이만기, '농구 대통령' 허재, '양신' 양준혁,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도마의 신' 여홍철, '작은 거인' 심권호, '사격 황제' 진종오, '국대 파이터' 김동현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아는 전설들이 '뭉쳐야 찬다'라는 스포츠 예능으로 뭉쳐 시선을 모았다.

예능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몇몇 인물들이 특히 이목을 집중 시켰고, 그중 허재는 농구 코트 위에서와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축구공을 손으로 잡는 허당 면모로 웃음을 주는가 하면, 정형돈과 김성주의 짓궂은 입담에 지지 않는 말재주로 감탄을 자아냈다. 불리한 상황이면 입버릇처럼 튀어나오는 "그거슨(그것은) 아니지"로 유행어까지 섭렵, 단숨에 '예능 공격수' 자리를 꿰찼다.

'뭉쳐야 찬다'는 시작에 불과했다. 감춰둔 예능감이 증명되자, 기다렸다는 듯 허재를 향한 방송가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허재의 화려한 입담 드리블이 '냉장고를 부탁해', '한끼줍쇼', '라디오스타',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미운 우리 새끼', '집사부일체'를 휩쓸고 지나갔다. 웬만한 각오가 아니면 도전하기 힘든 ‘정글의 법칙’까지 접수, 짧은 시간에 상당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국가대표팀 감독'로서가 아닌 '예능 대세'로서 첫 인터뷰를 가진 허재.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은 허재에게 예능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2일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허재가 방송에 출연하게 된 계기부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생각까지 솔직한 답변을 들려줬다.

[단독] 허재 "'뭉쳐야 찬다', 시들어가던 날 살려…전성기 찾은 기분"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어떻게 지내셨어요?
딱 1년이 됐어요. 작년 9월, 이맘때 감독 직에서 물러났거든. 몇 개월은 후리하게(?) 생활 했죠. 그 전까지 계속 숙소 생활하면서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쳇바퀴 도는 듯한 생활을 했는데, 한 동안 뭐 여행도 다니고 하고 싶은 일도 다 해 봤죠. 그런데 몇 십 년 동안 해 온 규칙적인 생활이 쉽게 바뀌진 않더라고. 그래서 3개~4개월 전에 허재 농구 아카데미를 시작하게 됐어요. 유소년들에게 농구를 가르치면서 지냈죠. 그러던 중에 방송에서 섭외가 와서 예능에 출연하게 된거고.

-예능에서 섭외 제안이 왔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처음에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고, 또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될 줄도 몰랐어요. 첨엔 각 종목의 은퇴한 레전드들이 안정환 감독과 모여 축구를 한다는데, 선수촌 생활 하면서도 잘 만나지 못했던 스포츠 레전드들이랑 뭉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좋은 추억을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죠.

-'뭉쳐야 찬다'에서 "제작진과 미팅에서 고량주 6병을 마시고 취한 김에 출연했다"고 농담해 웃음을 주기도 하셨어요. 이후에 제작진들이 그렇게 술 마시자고 찾아온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내가 아무리 많이 마셔도 하기 싫으면 안 하지. 술 기운에 수락한 건 아니고, 얘기 들어보니 뭔가 와닿더라고요. 근데 그 얘기 나간 이후에 '술 한 잔 하자'는 작가도 있고, PD도 있고. 하하. 원래 마음도 약하고 거절을 잘 못해요. 근데 또 방송을 몇 군데 나가보니까, 예전에 알던 분들도 많더라고. 그렇게 인연이 이어지다 보니까 여러 프로그램에 나가게 됐죠. 그러다 기회가 되면 또 하는거고, 안 되면 쉬는거고. (웃음)

[단독] 허재 "'뭉쳐야 찬다', 시들어가던 날 살려…전성기 찾은 기분"

-사실 '허재'하면 코트 위의 카리스마가 떠오르는데, 예능에서 반전 매력을 많이 보여주고 계세요. 이렇게 해맑게 웃으시는 분이었구나 싶기도 하고요.
댓글을 잘 안 보는 편인데, 농구 코트 위에서만 봤던 허재 이미지와는 반대라는 반응이 많다고 들었어요. 귀여운 이미지라든가, 가식 없는 모습 등에 대한 얘기가 많다고 주변에서 전해 주더라고요. 근데, 이게 원래 제 본 모습이에요. 오랜 친구나 선배들은 '옛날 허재를 보는 거 같다'고 해요. 한참 농구 할 때 이미지가 이제 보인다고. 감독 할 때는 이기면 이기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무거운 마음이 있으니까. 지금은 스트레스 안 받고 즐겁게 생활하니까 원래 내 모습이 나오는거지. 꾸미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까 시청자들도 좋게 봐 주시는 거 같아요.

-예능 출연 후에 달라진 게 있나요? 알아보는 분들도 많을 거 같은데요.
저를 기억해 주는 팬 분들이 나이가 있는 연령층이거든요. 지금 중고생의 부모님이나 허재를 알지, 자식들은 모르죠. 근데 방송을 하면 서부터 젊은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요. 확실히 폭이 넓어졌다는 게 와닿아. 옛날 한창 농구 할 때 이름 알려졌을 때, 그 기분이죠. 남들이 알아보고 하니까 기분은 좋죠.

-여러 인연들이 프로그램 출연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하셨는데, '미우새' 서장훈, '당나귀 귀' 현주엽, '냉부해' 김성주 안정환 등과 호흡 어떠셨어요?
어쨌든 예능계 발을 들였으니 서장훈이랑도 한 번 나오고 싶고, '미운우리새끼'에서 얘기 했던 거처럼 '여기서 만날 줄 어떻게 알았나' 싶더라고요. 현주엽도 그렇고. 방송에서 만나니 색다르더라고. 그래서 더 즐겁기도 하고요. 안 맞는 프로그램은 없었던 거 같아요. '당나귀 귀'에서도 현주엽 뿐 아니라 의외로 김숙·전현무도 잘 맞았고. '미우새' 신동엽, 서장훈, 어머니들과도 좋았고. '라스' 때도 박중훈, 김구라나 김국진과 예전부터 알다 보니 편안하게 했어요. 맞고 안 맞고 떠나 아주 편안하게 방송을 했던 거 같아요.

[단독] 허재 "'뭉쳐야 찬다', 시들어가던 날 살려…전성기 찾은 기분"

-'정글의 법칙' 출연은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을 거 같아요.
한 번 정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힘들긴 하겠지만, 살면서 그런 정글에 가보기가 힘들잖아요. 내 인내심의 한계가 어딘가 확인해 보고 싶기도 하고, 원래 김병만의 팬이기도 하고요. 병만이가 아주 성실하고 정글에서의 모습이 아름답더라고. 그 친구 따라다니면서 새로운 것도 보고 싶고, 여러가지 배워도 보고 싶어서 출연했죠. 오랜만에 육체적인 힘듦도 느껴보고 더위에 짜증도 나보고, 한 끼의 행복감도 느껴보고. 힘들었지만 인생의 추억으로 남는 프로그램이에요.

-'뭉쳐야 찬다'에서 '족상'을 봤는데 안정환과 김성주가 환상의 짝꿍이라고 나왔어요. 이번에 여러 방송에 출연하면서 다양한 MC들을 만났는데, 콤비로 활약하고 싶은 예능인을 꼽는다면요?
저야 다 좋죠. 강호동, 이경규, 신동엽, 김구라, 김성주, 김용만, 정형돈 등 같이 쭉 해보니까, 누구랑 하더라도 서로 잘 맞춰 줄 거 같아요. 방송이라고 해서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기보다, 내 생활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하면 보는 사람도 부담이 없고 같이 하는 사람도 부담이 없는 거 같아요.

-'예능 신생아', '예능 블루칩'으로 각광 받고 있어요. 방송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세요?
처음엔 이렇게 될 줄 몰랐지만, 시청자나 주위 사람들이 너무 좋게 봐주고 있고, 방송이 시들어 가는 허재를 다시 살려줬달까. 그러니 나를 불러 주는 한은 잘 하고 싶고. 잘 한다, 못 한다 이런 말은 이르지만, 제 성격은 그래요. 어쨌든 이 길에 들어섰으니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릴 때 농구 처음 했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YTN star 최보란 기자(ran613@ytnplus.co.kr)
[사진촬영 =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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