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사랑은 라디오를 타고...따뜻하고 따뜻한 '유열의 음악앨범'

[Y리뷰] 사랑은 라디오를 타고...따뜻하고 따뜻한 '유열의 음악앨범'

2019.08.24.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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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사랑은 라디오를 타고...따뜻하고 따뜻한 '유열의 음악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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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에 흠뻑 취한다. 특별하기보다 평범해서 더 빛나는 사랑 이야기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감독 정지우, 제작 무비락/정지우 필름/필름 봉옥)을 통해서다.

영화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우연한 만남과 연락이 기적처럼 느껴지던 그 시절을 소환했다. 말갛게, 예쁘게 웃고 우는 청춘의 모습이 이들을 비추는 햇빛처럼 따뜻하고 따뜻하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멜로 영화다.

[Y리뷰] 사랑은 라디오를 타고...따뜻하고 따뜻한 '유열의 음악앨범'

소소한 사랑의 설렘이 넓혀지는 과정이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편안하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1년에 걸친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와 성장담을 자극 없이 그리며 그 시절 미수와 현우의 감정에 이입하게 만든다.

1975년생인 미수와 현우는 1994년 10월 가수 유열이 라디오 DJ를 처음 진행하던 날 만났다. 미수는 엄마가 남겨준 빵집에서 일하고 현우는 그곳을 우연히 찾은 뒤 알바를 시작했다. 미수는 과거의 비밀을 간직한 채 다가온 현우에게 마음을 열지만 현우가 자취를 감췄다. 1997년 제과점 앞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설렘 가득한 시간도 잠시, 둘은 헤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기억 속의 서로를 그리워한다.

[Y리뷰] 사랑은 라디오를 타고...따뜻하고 따뜻한 '유열의 음악앨범'

10여 년의 시간 동안 미수와 현우의 사랑 연대기가 애틋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우연한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지만, 그 사연이 억지스럽지 않다. 현재를 사는 청춘이라면, 아픔이 있는 누군가라면 할 수 있는 선택이라 더 안타깝고 애절함을 더한다.

앞서 정해인은 영화에 대해 "'유열의 음악앨범'은 제 청춘의 자화상 같은 느낌이다. 흔들리는, 불완전한 청춘을 꼭 붙잡으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과거'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현우를 붙잡는다. 미수는 대학교를 졸업했을 당시 꿈과는 멀어진 '현실'에 눈물을 흘린다. 영화는 그렇게 현실에 좌절하기도 또 우연한 재회에 미소 짓는 미수와 현우를 위로한다.

[Y리뷰] 사랑은 라디오를 타고...따뜻하고 따뜻한 '유열의 음악앨범'

라디오 '유열의 음악앨범'은 영화 곳곳에 활력소 역할을 해낸다. 라디오를 매개체로 시작된 인연은 마치 청취자들의 귀를 간지럽히고 애타게 하는 라디오 속 사연처럼 그리움을 안긴다.

신승훈, 이소라, 핑클, 루시드폴, 콜드플레이 등 시대를 풍미한 명곡들이 감정을 끌어 올린다. 천리안 PC통신, 폴더폰, 인터넷 용어 등 1994년부터 2005년의 감성은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추억을 선물한다.

"김고은과 정해인이 한 화면에서 얼마나 반짝이는지 보면 알 것"이라던 정지우 감독의 말처럼 김고은과 정해인의 연기는 '연애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설렌다. 두 사람은 어려서 서툴렀고, 서로를 사랑해서 아팠던, 미수와 현우를 감성적으로 그렸다.

[Y리뷰] 사랑은 라디오를 타고...따뜻하고 따뜻한 '유열의 음악앨범'

오는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2분.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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