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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 전투' 유해진 "민초 대변 역할, 내가 해도 될까 늘 고민"
Posted : 2019-07-31 16:43
 '봉오동 전투' 유해진 "민초 대변 역할, 내가 해도 될까 늘 고민"
배우 유해진이 뜨거운 승리의 역사를 재연, 8월 극장가를 감동으로 물들인다.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는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대규모 승리를 쟁취한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를 처음으로 영화화한 작품. 어제 농사 짓던 인물이 오늘 독립군이 되어 이름 모를 영웅으로 살아간 시간을 그린다. 기억되지 못 했고, 한 줄의 기록조차 남겨지지 않았던 이들이 뜨겁게 저항해 쟁취한 승리를 이야기 한다.

특히 '봉오동 전투'의 묘미는 목숨을 담보로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까지 달리고 또 달려 일본군을 유인, 고립시키는 전투신이다. 능선과 계곡을 무기삼아 매복과 공격을 반복하는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이 박진감 넘친다. 일본군에 맞서는 치열한 액션이 쉴 틈 없이 이어지며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쏟아지는 총알을 피해 험준한 골짜기를 전력질주하는 주인공들의 피땀 흐르는 모습이 보는 관객마저 숨차게 만든다.

캐스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이 진정성이었다는 원신연 감독은 누구보다 캐릭터를 마음 깊이 이해하고 표현할 배우를 찾았다. 알려진 영웅이 아닌 이름 모를 독립군 캐릭터의 친근한 이미지 역시 캐스팅의 주요 요소였다. 그 결과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세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99년 전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를 누볐던 독립군으로 우리와 만나게 됐다.

믿고 보는 배우 유해진이 독립군의 큰 형 노릇을 하는 황해철을 연기했다. 해학적이면서도 의리가 넘치고 충성스러운 독립군 황해철은 자신의 죽음은 두려워하지 않지만 동생같은 장하와 독립군 동료들의 목숨은 끔찍이 아끼는 인물이다. 독립군들과 있을 때는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하지만, 일본군 앞에서는 뜨거운 눈빛으로 할 말은 하고야 마는 반전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유해진은 제 옷을 입은 듯 완벽하게 황해철이 되어 봉오동 골짜기를 누빈다. 적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며 거침 없는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유해진의 액션 연기가 스크린을 압도한다. 기술과 기교보다는 감정을 싣는데 집중했다는 그의 칼은 어떤 화려한 검술보다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소탈함의 대명사 였던 유해진은 독립 투사가 돼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유해진을 보여준다.

 '봉오동 전투' 유해진 "민초 대변 역할, 내가 해도 될까 늘 고민"

-영화는 어떻게 봤나?
진짜 걱정 많이 하면서 봤다. 류준열이 '그렇게 긴장되시냐?'고 물어서 '난 늘 이런거 같아'라고 했다. 시사회 때 처음 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하려고 하는 얘기는 그려졌구나 싶어서 다행이었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그것?
보여주려는 메세지 이외의 것이 더 강조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있었다. 봉오동 전투하면 역사적으로 알려진 분들이 있지만, 이번 영화는 이름 없는 독립군들을 그린 영화다. 제가 그 중 한 사람 역할을 했고, '이 사람들이 있어 봉오동까지 갈 수 있었구나'하는 걸 전하고 싶었다. 물론 상업 영화니까 액션 등 볼거리가 없을 수 없는데, 그게 주가 되면 안 된다 생각했다. 관객들이 '액션 기가 막히네' 이래도 문제고, '볼거린 없네' 이것도 문제고. 다행히 적당히 버무려지지 않았나 싶다.

-배우로서 사명감을 갖게 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사명감은 거창한거 같고, 약간의 책임감? 이런 이야기가 잘 전달돼서 한 번 더 되새겨 볼 수 있게 하고 싶다. 임시정부 100주년인데 봉오동 전투를 되짚어 보고, 이 분들의 희생을 잘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사명감이나 책임감이나 하는 표현은, 마치 제가 크게 대단한 걸 하는 것처럼 보여질까봐 조심스러웠다. 저는 그냥 연기자일 뿐이다. 전달해야 할 것들이 잘 전달돼서 좋은 효과를 일으킨다면 그것만큼 좋은건 없겠지만.

-황해철 캐릭터에게서는 어떤 매력을 느꼈나?
돌멩이나 바위 같다고 생각했다. 금 간 돌멩이랄까. 짱돌처럼 되게 직설적인 면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독립자금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계획을 변경해서 장하(류준열 분)를 구하러 가는 그런 인간적인 면모가 투박하고 금가 있는 짱돌처럼 느껴졌다.


 '봉오동 전투' 유해진 "민초 대변 역할, 내가 해도 될까 늘 고민"

-황해철에게 유독 설명적인 대사가 많았다. 부담감은 없었나?
어쨌든 전해야 되는, 꼭 짚고 넘어가야 되는 얘기들이다. 늘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이 돼야 하나가 배우의 숙제다. 그런 얘기 없이 가면 밍밍한 전투가 됐을 거다. 동굴에서 '우리 다 이렇게 모이지 않았냐, 나라잃은 설움이 우릴 모이게 했다' 이런 대사가 있는데, 그게 핵심이 아닐까. 인물 자체가 돌려서 말 할 줄 모르기도 하고.

-그럼에도 독선적이지 않고 신망받는 리더로 느껴지는데?
조우진, 류준열과 동생처럼 호흡하고 장난도 치고 하면서 수직보다는 수평관계로 보여진 거 같다.우리 패거리들하고 합을 맞출 때 '황해철이라고 맨날 눈에 불키고 그러진 않았을거야. 단, 내가 탁 사인 했을 때 일사분란해줘야 한다. 그게 이 사람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거 같다'라는 말을 했었다. 그런 걸 초반에 조율해 나갔는데 팀들이 잘 맞춰 줬다.

-'1987', '택시 운전사', '말모이' 등 시대적인 메시지가 강한 작품들을 선택해 왔다. 나름의 기준점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끌림'이다. 배우는 그게 우선시 돼야 한다고 본다. 가벼운 코미디를 할 때든, 근현대사를 다룬 작품을 할 때든 그냥 한 작품으로서 끌림이었던 거 같다. 특히 '1987', '택시운전사', '말모이'에서는 민초를 대변하는 캐릭터를 맡았다. 근데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내가 과연 이 역할을 해도 되나'라는거다. 너무 좋은 역할이라서 때론 부담이 될 때도 있다. '내가 이렇게 좋은 역할을 계속 할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생각이 든다. 어쩔 때는 제시했던 감독님한테 그런 고민을 얘기하고 고사할 때도 있다.

 '봉오동 전투' 유해진 "민초 대변 역할, 내가 해도 될까 늘 고민"

-그런 의미에서 이런 역할에 임하는 자세가 달랐을 거 같다.
늘 얘기하는 게 진정성인데, 그런 맥락에서 이번 작품을 설명할 때 '액션'이란 말을 잘 안 쓴다. 전투신, 검술이라고 표현한다. 기교 없이 몸으로 부딪히는 것을 강조했다. 제가 대도를 활용해 적을 연달아 베는 일명 '쾌도난마' 신을 찍었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쭉 와이드로 안 끊고 가는 모습이 외로워보이기도 하다. 분노를 폭발시켜 닥치는 대로 베는 거지만, 그 모습이 한편 외롭다는 생각이 들더라.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 속에 웃음도 잊지 않았다. 그 밸런스를 잡는 과정도 고민이 많았겠다.
작품마다 '웃음의 결'이랄까 그런게 다 다른거 같다. '완벽한 타인', '럭키'나 '말모이'는 작품의 색이 다른 만큼 웃음의 결도 다르다. 작품의 색깔에 맞는 '정도'를 찾는 작업들을 늘 했던거 같다. 특히 '봉오동 전투'에서는 옆에서 잘 맞춰준 조우진이 있었다. 더 큰 웃음이 나올 수 있는 신도 있지만, 그러다보면 산으로 갈 수 있다. 중간 중간 적당한 쉼표로서 웃음 신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조우진과 호흡이 자연스러웠다.
애드리브가 많지 않고 자연스럽게 잘 받쳐줬다. 참 잘 맞춰준다. 그러기 쉽지 않은데 참 편하다. 고마웠다. 조우진에 대해 되게 많은 얘길 들었다. 촬영 같이 한 배우들이 하나 같이 '참 좋다'고 얘기를 많이 하고 기대도 많이 했었다. 현장에서 봤는데 역시나 결이 다르더라.

-류준열과는 '택시운전사' 이후 두번째 호흡이었는데?
똑똑하고, 감각도 좋다. 전체를 통틀어서 참 건강한 배우다. 류준열이나 조우진이나 모두 좋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배우들이다.

 '봉오동 전투' 유해진 "민초 대변 역할, 내가 해도 될까 늘 고민"


-산에서 뛰어 다니는 전투신이 많았다. 류준열이 유해진의 등산 실력이 최고라고 했는데.
신나게 뛰었다. 그렇게 막 뛰다가 심박수가 한 170까지 오르면 희열이 있다. 살아있는 느낌이 든달까? 아마 산 경험이 많아서 그럴거다. '산 경험' 약간 중의적인 느낌이네. 하하. 예전에는 5~6일 산만 갔는데, 지금은 미세먼지 때문에 실내 운동이나 자전거을 같이 병행해서 하고 있다.

-그런 운동을 휴식처럼 느끼는 거 같다.
큰 낙이다. 그게 없었으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여러가지 안 좋을거다. 근데 시작할 땐 너무 뛰기 싫고, 올라가기도 싫다. 근데 뛰고 나면 좋은 걸 아니까 그냥 움직여 버린다. 1km 정도 가면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하고, 8km 정도 뛰면 맥주가 술술 들어간다. (웃음)

-일본인 배우들과도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나?
키타무라 카즈키 배우하고는 얘기를 자주 했다. 같은 또래라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이다. 평소 뭐하나부터 아들 얘기, 아저씨만의 농담 등 그냥 사는 얘기였다.

-관객들에 작품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기도 하고, 숫자로만 남아계신 독립군들을 다시 기억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승리 전략을 세웠던 홍범도 장군이 대단하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긴 이름없는 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게 의미가 있는거 같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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