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 '기생충' 제작사 대표 "봉준호+송강호=최고의 근무 환경"

[Y메이커] '기생충' 제작사 대표 "봉준호+송강호=최고의 근무 환경"

2019.06.22. 오전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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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 '기생충' 제작사 대표 "봉준호+송강호=최고의 근무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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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는 신뢰와 정통의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차별화 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연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이커스를 취재한 인터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때 창의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를 창출하는 메이커스의 활약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주인공은 [황금종려상 수상작] 메이커, 영화제작사 바른손이엔에이의 곽신애 대표입니다.

Cine Kwak. 한글로 쓰면 곽신애. 이름마저 영화(CINE)와 닮아 있으니 이 또한 운명일까. 1995년 영화전문잡지 '키노'의 창간 멤버로 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유수의 영화사에서 마케팅, 프로듀싱을 담당했다. 업무는 조금씩 바뀌었지만 영화와 한 순간 떨어져 본 적이 없다. 제72회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기생충'(감독 봉준호)을 제작한 바른손이엔에이의 곽신애(51) 대표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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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대표 개인을 넘어 집안까지 눈을 돌리면 어쩌면 그에게는 영화 DNA가 흐르는지도 모르겠다. 충무로에선 이미 영화인 집안으로 유명하다. '친구'(2000) '극비수사'(2015)를 만든 곽경택 감독이 친오빠, '해피엔드(1999)' '은교'(2012) '침묵'(2016)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남편이다. 요즘 말로 하면 한국영화계 '인사이더'인 셈이다.

오빠와 남편이 대중의 오랜 주목을 받은 영화인이라면 자신은 그저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 제작자"라고 소개한 곽 대표. 최근 한남동 사옥에서 만난 그는 그런 자신에게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자 무척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20년 넘게 그저 꾸준히 해왔을 뿐인데, 이런 결과가 있어 감사하다"며 행복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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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 영화제 무대에 올라 관객석을 봤을 때! 그 '뷰'는 정말 신기한 '뷰'죠."
"la Palme d'Or goes to Parasite of Bong Jun Ho.(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입니다)"라는 말이 칸 뤼미에르 극장을 울렸을 때 봉준호 감독은 곽 대표와 배우 송강호를 무대로 불렀다. "사전에 이야기가 없었다. 감독님이 무대 위에서도 계속 손짓했고 머뭇거리면 시간만 지연될까 봐 나갔다"고 말하는 그의 상기된 얼굴에서 당시 얼떨떨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칸 영화제 무대에 올라 관객석을 봤을 때, 그 '뷰'는 정말 신기한 '뷰'에요. 모두들 축하하는 눈빛으로 우리를 보는데 정말 장관이었거든요. 송강호 배우도 '이건 정말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스페셜한 경험'이라고 했으니까요. 그 장면이 평생 제 기억 속에 생생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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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송'(봉준호, 송강호), 정말 세계가 주목해요."
봉 감독과 바른손이엔에이의 인연은 '마더'(2009) 때부터 시작했다. 서우식 대표가 당시 프로듀서, 문양권 회장이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설국열차'(2013)와 '옥자'(2016)를 마치고 봉 감독으로부터 "차기작은 '마더'처럼 한국에서 만드는 영화로 기획을 했으니 바른손과 하겠다"며 연락이 왔다. '기생충'의 시작이었다.

때는 2015년. 떨리는 마음으로 봉 감독의 전화번호를 받고 처음 보낸 문자 내용까지 곽 대표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서우식 대표에게 말씀 들었습니다. 제가 폐가 될까봐 두렵긴 하지만 설레는 마음이 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해 4월 트리트먼트를, 2017년 12월 완성된 '기생충' 시나리오를 받았다.

"제 근무 환경 정말 최고지 않나. 봉준호 감독에 송강호 배우까지.(웃음)" 봉준호와 송강호의 만남 만으로도 영화는 시작부터 국내외 영화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국내에서 '기생충'에 송강호가 캐스팅됐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그 소식이 버라이어티에 바로 나오더라. 이후 해외에도 일파만파 퍼졌다. 봉 감독님 작품에 전세계가 반응한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곽 대표의 생생한 증언이다.

"'우리 감독님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로 정말 높구나'를 피부로 느끼게 된 경험인 것 같아요. 실제로 프랑스 배급사는 시나리오도 보지 않았는데 이 작품을 사겠다고 문의가 왔죠. 이미 봉 감독 전작을 보고 알고 있다면서요."

곽 대표에 따르면 송강호를 향한 해외 영화계의 관심도 단연 남다르다. 정작 당사자는 잘 말을 안해 봉 감독님한테 들은 이야기라고. '이런 작품도, 저런 작품도 제안받았었다는데?' 하고 이름을 들으면 놀랄 만한 작품이었단다.

"해외 유명한 감독님로부터 러브콜을 꽤 많이 받았다고 알고 있어요. 정작 본인이 크게 개의치 않으세요. '별 관심 없어요.' 이렇게 말하고요.(웃음) 해외 작품이라도 더 관심이 가고 그러지 않으신 것 같아요. 해외 영화계에서 인지도도 정말 높은데 말이죠."

[Y메이커] '기생충' 제작사 대표 "봉준호+송강호=최고의 근무 환경"

◇ "봉준호 감독 작품의 매력? 참으로 공감각적"
영화 기자 시절부터 올해 '기생충'까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봉 감독을 지켜본 만큼 그의 영화만이 가진 매력은 뭘까. 곽 대표는 "봉 감독은 공감각적 영화를 찍는다"고 운을 뗐다.

"'기생충' 뿐 아니라 '살인의 추억'도 그렇거든요. 영화를 보다보면 피부가 축축해지는 느낌있잖아요. 4D도 아닌데 어디선가 퇴비 냄새가 나는 거 같고요. '옥자'에선 마치 철망에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이들고요. 그래서 좋아할수 밖에 없어요. 켄 로치,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좋아하는 저에게 '기생충'은 너무 다른 동네 영화인데, 메시지와 영화적 쾌감을 함께 받으니 참 신기합니다."

리얼리티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익히 알려졌듯 봉 감독은 엄청난 취재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완성해 나간다. 이번 '기생충'도 마찬가지였다.

"사람은 안 죽여봤지만 '살인의 추억'을 만들었다고 하잖아요. 수사기록부터 엄청나게 조사를 했다고 해요. 오죽하면 감독님이 범인을 보면 알아볼 수 있다는 말까지 했겠어요. '기생충'의 경우, 실제로 감독님이 연세대 재학시절 오히려 기우처럼 엄청 부잣집에 과외를 갔다가 문화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고 해요. 여기에 사전 조사와 취재를 덧붙여 작품으로 탄생한거죠."

[Y메이커] '기생충' 제작사 대표 "봉준호+송강호=최고의 근무 환경"

◇ "'기생충', 벅찬 성과지만 앞으로 나아갈 때죠."
'기생충'은 현재(21일 기준) 국내에서 872만 관객을 돌파하며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인정받았다. 순제작비가 135억, 손익분기점은 370만 수준임을 감안할 때 괄목할 만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해외에는 무려 192개국에 판권을 팔며 새로운 기록을 썼다. 누군가는 "극장이 있는 모든 나라가 아닐까"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전세계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곽 대표는 이에 대해 "제 인생에 이런 이벤트가 없다. 좋아하는 감독과 배우와 함께 작업하는 것 만으로도 소중한데 흥행까지 이루니 행복하다. 관객 분들에게 정말 감사할 뿐"이라고 감격했다. 그러면서도 현재에 취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곽 대표의 설명이다.

"벅찬 성과지만 앞으로 나아갈 때죠. 요즘은 최대한 어떻게 하면 제가 좋아하는 감독님의 새로운 작품을, 잘 만들어 대중에 내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 모토가 '폐 끼치지 말아야지, 걸리적거리지 말아야지'에요. 소신을 지키면서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창작자가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게 옆에서 돕고 싶어요."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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