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수첩] 연예인 시구…화제성보다 안전, 구단도 신경써야

[Y수첩] 연예인 시구…화제성보다 안전, 구단도 신경써야

2019.06.10. 오전 10:3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수첩] 연예인 시구…화제성보다 안전, 구단도 신경써야
AD
그룹 FT아일랜드 멤버 최민환이 아들을 품에 안은 채 격한 동작의 시구를 선보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구단의 책임은 없을까.

최민환, 율희 부부는 지난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 경기에 각각 시구, 시타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최민환은 아기띠를 이용해 아들 재율 군을 품에 안은 채 시구에 나섰다. 최민환은 있는 힘껏 시구했고 이 과정에서 재율 군의 목이 꺾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야구팬들은 최민환의 시구에 대해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부주의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최민환은 시구 비판에 대해 "저의 부주의로 인해 아이가 위험할 수 있었고, 이런 일로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시구한 사람도, 또 아기의 아버지도 최민환이기 때문에 그가 어떠한 비판도 받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를 기획한 구단 측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처음 시구 요청도 구단에서 최민환 측에 연락 했을터. 심지어 프로선수들과 연습장에서 충분한 시구 연습을 하고 마운드에 올라온다. 여기서 최민환의 시구 동작이나, 해서는 안 될 부분들을 체크해야 하는 게 구단의 책임이다. 특히 아기를 동반한 시구는 사람이 많고 정신없는 큰 경기장에서는 다소 위험할 수도 있다. 더욱이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논란이 일자 지난 9일 한화 유튜브 공식 채널 ‘이글스TV’는 최민환 시구 영상을 삭제했다.

구단은 야구 흥행을 위해 화제성이 되는 인물, 즉 연예인들을 종종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린다. 이번처럼 아기를 동반한 시구는 흔하지 않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돼 왔다. 그러나 구장 내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시구를 기획한 구단 측에서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2002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가수 겸 배우 장나라가 시구자로 올랐는데, 당시 이종범은 그의 시구를 받아쳤고 이는 장나라의 얼굴 옆을 스치며 아찔한 순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구단도, 시구자도 모두 놀란 상황이었다.

이밖에 여자 연예인 같은 경우, 노출이 심한 리폼 유니폼으로 시선을 끌기도 한다. 구단 입장에서는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화제가 되는 데 매우 좋은 요소다. 하지만 온가족이 보는 스포츠에서 다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차적으로 시구자의 충분한 연습과 스스로 안전을 대비해야 하지만, 경기를 총괄하는 구단에서도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YTN Star 지승훈 기자 (jiwin@ytnplus.co.kr)
[사진출처 = 한화 '이글스TV' 캡처]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