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토크] 최우식 "'기생충', 다 찍고도 장르 알 수 없었던 신기한 작품"

[Y토크] 최우식 "'기생충', 다 찍고도 장르 알 수 없었던 신기한 작품"

2019.05.30. 오후 4:5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토크] 최우식 "'기생충', 다 찍고도 장르 알 수 없었던 신기한 작품"
AD
영화 '기생충'은 직접 출연한 배우로서도 한 마디로 형언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기생충'의 최우식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에 임한 소감과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밝혔다.

전작 '옥자'에 이어 다시 한 번 봉준호 감독과 호흡한 최우식은 "봉 감독님은 배우에게 '숙제'를 내주시지 않는다. 현장에서도 그저 '이 동네는 어디가면 맛있는거 있다'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셨다. '다음 신에서 연기를 어떻게 할지' 얘기를 나누는 타이트한 분위기가 아니라 쉴 때는 진짜 배우들과 함께 얘기도 하고 노래도 듣고 그런 분위기였다"라고 촬영장 분위기를 회상했다.

이어 "분명 누군가는 봉 감독님을 또 처음 뵐거고, 저처럼 긴장하는 친구들이 있을텐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과정이 즐거운 현장이었다"라고 돌이켰다.

특히 최우식은 "대단하다고 느낀 게 감독님 머리 안에 모든 게 있다"라며 "동선이나 특유의 행동, 사소한 것들이 다 잡혀 있다. 콘티를 만화로 그리시는데 재미있게 잘 표현이 돼 있다. 중요한 미술 도구나 그런게 섬세하게 있다"라고 그의 디테일함에 놀라워 했다.

또 "어떤 감독은 계획과 다른 동선으로 가면, 연출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데 '기생충'은 그런게 전혀 없었다"며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정하지 않고 그냥 기우로서 제가 연기를 하면 살을 더 붙여 주셨던 거 같다. 계속 소통하면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소통의 방식 조차 너무나 자연스럽고 유연했다. 최우식은 "감독님이 식사하거나 쉴 때 툭툭 얘기하 실 때가 있다. 영화에 나온 장면이 아니라, 기우가 살아온 환경이나 되게 사소한 것들. 그게 이 기우란 역할을 빌드업할 때 도움이 됐다. 그렇게 작업을 하니까 굳이 따로 캐릭터에 대해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예전에는 숙제를 하듯 종이에 적어가며 캐릭터의 서사를 그렸다. 이번엔 얘기하면서 저절로 만들어진거 같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달라는 질문에 그는 기우와 다혜(정지소 분)의 첫 과외 수업 장면을 꼽았다.

"과연 기우가 어디까지가 '척하는 건가' 하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감독님이 '기우라는 친구는 전혀 부족한 친구가 아니다. 정말 똑똑하고 공부란 노력도 엄청 했고, 월등한 친구인데, 매번 입학에 실패한 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실전에 약한 친구같다'라고 말하신 게 있었다. 다혜한테 실전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도, 그걸 아는데 못하는 친구라 그런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더라. 그런 식으로 듣고 생각하다보니 기우의 배경이 저절로 덮어진 거 같다."

'가족희비극'을 표방하고 있는 '기생충'은 마치 장르의 혼합 혹은 변주로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연기하는 배우로서도 전개가 예측불가했으며, 신기하고 놀라운 작품이었다고.

최우식은 "뻔하지 않은 전개인데, 꼭 사건사고 때문이 아니라 감정 변화의 흐름이 너무 달라서 그런 부분이 되게 신기했다. 영화를 다 찍고 저희끼리 얘기할 때도 '그러고 보니 우리 영화 무슨 장르지?', '이걸 어떻게 한 수식어로 표현하지?'라고 했었다. '가족희비극'이 가장 알맞은거 같다. 저도 영화를 보고 되게 재미있었다"라며 '기생충'이 보여준 장르적 참신함에 대해 공감했다.

이날 개봉한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대한민국 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캡처 = CJ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