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두렵고 신기"...봉준호 감독X배우들 밝힌 걸작 '기생충' 탄생기(종합)

[Y현장] "두렵고 신기"...봉준호 감독X배우들 밝힌 걸작 '기생충' 탄생기(종합)

2019.05.28. 오후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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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두렵고 신기"...봉준호 감독X배우들 밝힌 걸작 '기생충' 탄생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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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이제 과거다.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기생충'이 국내 언론에 공개됐다.

28일 오후 2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국내 취재진 앞에 베일을 벗었다.

지난 25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2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이는 한국 최초다.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석해 영화 관련 다양한 이야기와 황금종려상을 받은 소회 등을 밝혔다.

칸에서 돌아온 뒤 수상 소식을 접한 배우들의 소감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선균은 "새벽에 라이브 영상으로 봤는데 더 쫄깃하게 봤던거 같다. 칸에 있었던 만큼 벅찼다. 잠이 안 와서 맥주 한 캔 마시며 자축했다", 조여정은 "이 작품에 출연한 것이 영광스럽고 감사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우식은 "시차 적응 안 돼서 늦게까지 깨어 있어서 봤는데 라이브 방송하시는 분도 울더라. 감독님 모션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다가와서 소름돋았다", 박소담은 "지금도 칸에 다녀왔다는 것 자체가 얼떨떨하다. 아직도 믿기지 않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 감독님 좋은 선배님들과 작업해서 영광이었고 매일이 행복하다"라고, 장혜진은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 단톡방에서 다들 축하 인사 나눴다"라고 말했다.

[Y현장] "두렵고 신기"...봉준호 감독X배우들 밝힌 걸작 '기생충' 탄생기(종합)

장르를 뛰어넘는 새로운 가족희비극을 표방하는 '기생충'의 주인공들은 지금 여기, 마치 우리 옆집이나 옆 동네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평범한 두 가족이다. 이 두 가족은 부모와 아들 딸로 이뤄진 4인 구성이라는 점은 닮았지만 그 형편은 극과 극으로 달라 일상에선 공간도 동선도 겹치지 않는다.

그런데 백수가족의 장남 기우가 박사장네로 ‘과외 면접’을 가는 상황이 주어지면서 두 가족의 만남이 이뤄진다. 평범한 주인공들이 특별한 사건을 만나게 함으로써 이야기의 동력과 활기를 만들었던 봉 감독이 이번 작품에서는 그 특별한 사건을 대신해 ‘서로’를 만나게 한 것이다.

봉준호 감독은 "가족은 이 영화의 출발점"이라며 "가구란 표현을 쓰는데 우리 삶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면서, 또 다들 형태가 다르다. 삶을 이루는 기본 단위를 통해 가장 삶에 밀접한 이야기를 해보자. 2013년 '설국열차' 후반 작업 하고 있을 때, 그것도 부자와 가난한 자의 이야기잖나. 그것과 똑같지만 내 주변 일상에 가깝게 펼쳐보면 어떨까란 생각으로 스토리를 구상해서 발전시켰다"라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Y현장] "두렵고 신기"...봉준호 감독X배우들 밝힌 걸작 '기생충' 탄생기(종합)

두 가족을 현미경 들여다보듯 밀접하게 쫓아가는 '기생충'에서는 무엇보다 개성과 현실감으로 캐릭터를 완성해 줄 배우와 그 조화가 중요했다. 두 가족 중 기택 가족은 봉준호 감독과 여러 작품을 함께 해온 존경과 신뢰의 파트너 송강호와 '옥자'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최우식을 시작으로 연기파 배우 박소담과 신선한 새 얼굴인 장혜진으로 구성됐다.

송강호는 '기생충' 속 연기에 대해 "장르 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많은 장르의 혼합 같은 변주된 느낌이 드는 작품을 연기하게 됐다. 낯선 감정이 두렵기도 했지만 신기하기도 했다. 어떻게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현실감이랄까 리얼리티를 설득력있게 전달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다. 참신한 점이 두려움을 많이 상쇄시켰고, 가족간의 앙상블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하면서 연기를 했던 거 같다"라고 기억했다.

최우식은 "가족의 한 일원이 됐다는 것으로 행복하고 즐거웠다. 모든 가족들과 연기 하는 장면은 다 재미있었다. 피자박스 접는 신에서도 장난치고 웃으면서 재미있게 찍었다"라고, 박소담은 "처음 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대사를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입에 잘 붙었다. 빨리 내 말로 만들어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사가 좋았다. 제 말을 제 목소리로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촬영 당시의 기억을 되돌렸다.

장혜진은 "이렇게 큰 작품에 큰 역할을 한 게 처음이라 긴 호흡을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감독님 선배님 정말 많은 도움 주셔서 한 장면 한 장면 신나지 않은 장면이 없었다"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Y현장] "두렵고 신기"...봉준호 감독X배우들 밝힌 걸작 '기생충' 탄생기(종합)

또 다른 가족, 박사장네 부부는 탄탄한 연기 내공과 고유의 매력을 지닌 이선균과 조여정 부부를 중심으로, 오디션을 통해 발굴한 정지소와 정현준이 각각 딸과 아들 역할을 맡았다. 각자 확실한 매력과 연기력을 갖춘 이들은 캐릭터는 물론 경력과 나이 성별 또한 고르고 다채롭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이선균은 "캐릭터에 대해 대본에 잘 표현돼 있어서 편하게 연기했다. 너무 부자 역할이라 걱정은 됐지만 환경이나 설정 잘 잡아주셔서 편했다. 또 존경하는 감독님 선배님과 연기하는 첫날 신인 배우로 돌아갔을 때처럼 기분 좋은 떨림을 느꼈다"라고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조여정은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는 역할이어서 모든 것을 깨끗하게 지우고 가족의 이야기에만 집중했다. 다른 역할 할 때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어야 했는데, 오히려그런 면에서는 즐겁게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Y현장] "두렵고 신기"...봉준호 감독X배우들 밝힌 걸작 '기생충' 탄생기(종합)

촬영 시작 전부터 시간을 할애해 쌓은 친밀감으로 현장에서 서로를 진짜 가족처럼 대할 수 있었다는 점 또한 그들의 환상적 앙상블에 기여했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이들이 얽히고 충돌하며 사건이 증폭된다는 점은 '기생충'의 가장 흥미로운 관람포인트 중 하나다.

봉 감독은 "가난한자와 부자, 우리 주변에 늘 있는, 굳이 양극화 경제사회적인 단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다뤄보고 싶었다. 부자와 가난한 자를 학술적으로 분석하는 영화는 아니다. 풍부한 희노애락을 가진 배우들을 통해 투영되는, 결국 서로에 관한 예의에 관한 문제랄까. 송강호 선배님 말씀하시듯 인간의 존엄에 관해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어느정도로 지키느냐에 따라 '기생'이 되느냐, 혹은 '공생'이나 '상생'이 되느냐가 갈라지지 않는가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이번 영화로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설명했다.

[Y현장] "두렵고 신기"...봉준호 감독X배우들 밝힌 걸작 '기생충' 탄생기(종합)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기생충’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예매율 49.9%(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를 기록했다. 예매 관객수는 21만명을 넘어섰다.

봉 감독은 "칸은 이제 과거가 됐다. 한국 관객들 한 분 한 분 소감이 궁금하다. 분장을 하고 관객 틈바구니에서 얘기하시는 것도 들으면서 같이 영화를 보고 싶다. 궁금하다. 무슨 생각으로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라고 관객 반응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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