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칸] 승리·정준영·김기덕...韓 성추문에 칸도 예의주시

[여기는 칸] 승리·정준영·김기덕...韓 성추문에 칸도 예의주시

2019.05.19.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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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칸] 승리·정준영·김기덕...韓 성추문에 칸도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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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승리와 정준영, 영화감독 김기덕까지. 국내 연예계를 강타한 성 스캔들이 이역만리 프랑스 칸에서도 화두다.

지난 14일 제72회 칸영화제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 가운데, 국내 연예계를 흔든 성추문과 관련 내용이 영화전문지를 통해 현지에도 소개됐다.

영화제 기간 내 특집호를 발간하는 버라이어티는 '한국은 엔터 산업을 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목과 함께 경찰에 출두한 가수 승리의 사진을 실었다.

이들은 "K팝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이 미국 투어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그룹 백뱅의 승리는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며 마약, 매춘, 몰카, 경찰유착, 횡령, 탈세 한국 엔터 산업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에 휘말렸다"고 짚었다.

이어 정준영, 최종훈, 용준형, 이종현 등 일명 '승리 단톡방' 멤버로 거론된 이들을 거론하며 "해당 연예인들이 사과문을 내고 방송에서 하차하는가 하면 팀과 소속사를 탈퇴했다"며 그 여파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여기는 칸] 승리·정준영·김기덕...韓 성추문에 칸도 예의주시

이뿐만 아니다. 할리우드리포터 역시 영화제 특집호에서 해당 이슈를 조명했다. '성추문 사건 후, 한국 '미투'(#Me, too)운동은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가'를 제목으로 관련 내용을 비중있게 다룬 것.

이 기사에서는 지난해 유명 교수와 검사, 정치인부터 시작해 김기덕 같은 유명 감독의 성추문을 수면 위로 들어나게 한 한국의 '미투' 운동을 언급하며 "이 운동이 올해 정준영의 불법 영상물 촬영 및 유포 사건이 알려지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사건뿐만 아니라 성평등을 위한 다양한 노력도 함께 소개했다. 특히 "활동가들과 기관 등에서 '미투' 운동와 성평등을 향한 관심을 지속 가능한 운동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영화진흥위원회와 여성영화인모임이 설립한 성평등센터 든든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외에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나 이지원 감독의 '미쓰백' 같이 여성 감독들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 영화계에 분 변화의 바람을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미투'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을 알린 2018년에 여성 감독의 비율은 2014년에 비해 5.1%, 제작자는 3.6%, 주연 여배우는 7.5%, 작가는 2.3% 증가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통계와 위원회의 "2018년은 여성 감독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해였다"는 발언을 소개하면서도 "여전히 개선할 여지는 많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여기는 칸] 승리·정준영·김기덕...韓 성추문에 칸도 예의주시

그래서일까. 영화감독 김기덕이 칸 필름마켓에서 신작을 공개했다는 사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관심의 대상이었다. 김기덕은 지난해 여배우들로부터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돼 국내에서 공식 활동을 중단하고 해외에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칸 필름마켓이 배포한 자료에는 "김기덕의 72분짜리 영화 '3,000'(신작 '딘'의 영문 제목)이 이날 팔레 H에서 상영된다"며 "취재진도 참석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하지만 자료와 달리 당일 상영관 앞에는 '초청을 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Guest List Only)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상영관에는 미리 초청받은 20여 명만 입장했고 당시 현장을 방문했던 국내외 기자 및 관계자들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입장 번복에 대해 김기덕 필름 측 관계자는 "영화제 측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해외에서 활동을 지속하는 김기덕의 행보와 더불어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연이은 외신들의 보도와 김기덕 감독의 신작 공개를 두고 벌어진 일련의 해프닝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한국 연예계에 분 변화의 바람을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제 기간에 만난 다수의 외신 기자들은 YTN Star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성과 성평등은 영화제를 관통하는 주요 이슈다. 다수의 외신이 한국의 사례를 다룬 이유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하며 "해당 사건으로 인한 여파도 크지만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칸=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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